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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신약] 성경산책: 요한 복음서
작성자주호식 쪽지 캡슐 작성일2014-08-31 조회수3,640 추천수1

[성경산책 신약] 요한 복음서


지금 영원한 생명으로 초대하시는 예수 그리스도

 

 

요한 복음은 공관 복음서(마태오, 마르코, 루카 복음서)와는 다른 형태를 가졌습니다. 공관 복음이 갈릴래아에서 예루살렘으로 향하는 여정으로 예수님의 삶을 소개한다면, 요한 복음은 자신의 고유한 틀 안에서 복음을 구성했습니다. 요한 복음은 크게 네 부분으로 나누어 볼 수 있습니다.

 

서문(요한 1,1-18)은 잘 알려진 로고스(말씀) 찬미가입니다. 표징의 책(요한 1,19-12,50)에서는 예수님께서 어떤 분이신지 밝히는 데 중점을 두고, 영광의 책(요한 13,1-20,31)은 예수님의 죽음과 부활에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그리고 결문(요한 21장)은 예수님의 발현과 베드로에 관한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교부들은 요한 복음을 독수리와 비교했습니다. 마치 매서운 눈을 가진 독수리처럼, 요한 복음은 영적인 눈으로 예수님께서 누구이신지 꿰뚫어 보고 그것을 전해 준다고 생각했습니다.

 

요한 복음에서 찾을 수 있는 특징 중의 하나는 예수님의 육화에 대한 표현입니다. 흔히 로고스(말씀) 찬미가로 불리는 1,1-18은 예수님을 창조 때 함께 했던 하느님의 말씀으로, 그리고 예수님의 탄생은 그 말씀이 육화한 것이라고 말합니다. 저자는 “말씀이 사람이 되시어 우리 가운데 사셨다.”(요한 1,14)는 짧은 표현 안에서 육화에 대해 함축적으로 전해 줍니다. 그분은 세상 창조 이전부터 하느님과 함께 계셨으며, 우리와 같은 사람이 되셔서 우리와 함께 있다고 강조합니다.

 

또 다른 특징은 예수님의 ‘자기 계시’입니다. 요한 복음에는 예수님께서 “나는 ~이다.”라는 형태로 말씀하신 것이 자주 등장합니다. “나는 생명의 빵이다.”(요한 6,35), “나는 착한 목자이다.”(요한 10,11) 이런 표현은 예수님께서 자신을 사람들에게 직접적으로 알려주신다는 의미에서 ‘자기 계시’라고 부를 수 있습니다. 또한 이런 형태의 말씀들은 탈출기에서 모세에게 “나는 있는 나다.”(탈출 3,14)라고 알려주신 하느님의 표현과도 같습니다.

 

요한 복음의 가장 큰 주제는 ‘(영원한) 생명’입니다. 저자 또한 복음서를 기록한 목적에 대해 “그분의 이름으로 생명을 얻게 하려는 것”(요한 20,31)이라고 밝히고 있을 만큼 중요한 주제입니다. 요한 복음은 예수님을 알고, 아는 것을 통해 믿고, 믿는 것에 그치지 않고 더 나아가 자신의 믿음을 고백하고 증언하도록 요구합니다. 이러한 점진적인 믿음의 과정을 통해 주어지는 것은 바로 ‘생명’, 곧 ‘영원한 생명’입니다. 요한 복음은 사마리아 여인(요한 4장)이나 태생 소경(요한 9장)의 이야기를 통해 이 ‘믿음과 고백의 점진적인 과정’을 보여줍니다.

 

요한 복음은 독자들에게 끊임없이 질문을 던지게 하고 자신을 되돌아보게 합니다. 그리고 ‘지금’ 예수님에 대한 믿음을 고백하도록 이끕니다. 그 안에서 요한 복음은 (영원한) 생명을 누리는 것이 먼 훗날의 이야기가 아니라, 지금 가능한 것이라고 말합니다. 예수님을 믿고, 그 믿음을 증언하는 이들은 이미 하느님께서 주시는 영원한 생명에 참여하는 것입니다.

 

[2014년 8월 31일, 연중 제22주일 서울주보 4면, 허규 신부(가톨릭대학교 성신교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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