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산책 신약] 사도행전
사도들을 통해 온 세상에 선포되는 복음 사도행전은 루카 복음의 두 번째 부분으로 여겨집니다. 루카 복음과 사도행전은 모두 테오필로스라는 동일한 수신인에게 보내진 작품이고, 내용과 주제에 있어서도 일관성이 있습니다. 루카 복음이 예수님의 죽음과 부활을 중심으로 하고 있다면, 사도행전은 예수님의 승천 이후 사도들의 활동을 통한 교회의 발전을 다룹니다. 예수님의 승천과 함께 제자들은 유다의 빈자리를 채우기 위해 마티아 사도를 뽑습니다. 이것을 통해 하느님의 백성을 상징하는 ‘열둘’이라는 숫자의 중요성을 보여줍니다. 그리고 오순절에 일어난 성령 강림을 전합니다. 예수님께서 말씀하신 것처럼, 그리고 예수님처럼, 이제 사도들은 성령과 함께 활동을 시작합니다. 사도행전은 우선 예루살렘의 공동체(사도 1,15-8,3)에 대해 다룹니다. 성령 강림 이후 사도들과 신앙인들이 공동체를 이루어 살았던 모습을 전하고(사도 2,42-47; 4,32-37), 베드로 사도가 중심이 되어 복음을 선포하는 열두 사도들의 활동을 이야기합니다. 이렇듯 예수님께서 돌아가시고 부활했던 예루살렘을 중심으로 교회의 선교 활동과 그 결과를 소개합니다. 둘째 부분은 유다와 사마리아 지역에 복음이 선포되었다는 사실을 전합니다.(사도 8,4-11,18) 예루살렘에서 가까운 지역부터 본격적으로 이방인들에게 복음이 선포되고 구원의 기쁜 소식이 전해졌다는 것은 루카가 표방하던 ‘보편적인 구원’을 잘 드러냅니다. 셋째 부분은 바오로 사도를 중심으로 한 선교 활동입니다.(사도 11,19-28,31) 이방인의 사도로 알려진 바오로 사도가 안티오키아를 중심으로 당시 세상의 중심으로 생각되었던 로마에까지 복음을 선포했음을 보여 줍니다. 사도행전의 상당히 많은 분량이 바오로 사도의 활동에 할애되어 있습니다. 사도행전은 하느님의 구원 계획이 어떻게 구체화되어 가는지 교회의 활동을 통해 보여 줍니다. 루카 복음이 전하는 갈릴래아에서 예루살렘에 이르는 예수님의 여정은, 사도행전 안에서 예루살렘에서 시작해서 온 세상으로 복음이 선포되는 사도들의 활동과 연결됩니다. 이처럼 초대 교회의 소중한 삶을 전하는 사도행전은 갈등 역시 있었다고 말합니다. 15장에서 언급되는 예루살렘 사도회의는 이러한 사실을 암시합니다. 교회 구성원이 다양해지고 믿는 이들이 늘어나면서 겪었을, 작고 큰 갈등들을 해결하기 위해 사도들은 함께 모여 회의를 했고, 교회에 필요한 새로운 방향을 함께 논의했습니다. 그리고 그들의 결정에는 ‘성령’ 역시 함께한 것으로 표현됩니다.(사도 15,28) 사도행전은 예수님을 십자가형에 처한 이들이 사도들 역시 박해했음을 전해 주고, 스테파노 부제의 순교에 대해서도 알려 줍니다. 넓은 의미의 제자들은 예수님의 삶을 따르는 이들입니다. 그리고 믿음을 통한 죽음 역시 그 삶에 포함됩니다. 이상적으로 보이는 초대 교회의 삶에도 외부적으로 환난과 박해가 있었으며, 내부의 갈등 역시 있었다는 사실은 공동체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보게 합니다. [2014년 9월 7일, 연중 제23주일 서울주보 4면, 허규 신부(가톨릭대학교 성신교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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