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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인물] 성경 속에서 걸어 나오는 사람: 토빗과 라구엘 집안
작성자주호식 쪽지 캡슐 작성일2014-09-24 조회수3,205 추천수1

[성경 속에서 걸어 나오는 사람] 토빗과 라구엘 집안



토빗기의 주인공은 누구입니까?


토빗기 전체를 관통하는 주인공은 아버지 토빗입니다. 동시에 그의 아들 토비야 역시 이야기 전체 흐름에서 빼놓을 수 없는 인물로서 토빗과 더불어 공동주인공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토빗기의 줄거리는?


다음과 같이 요약할 수 있습니다. 서로 친족 관계인 두 집안이 있었습니다. 하나는 토빗 집안이었고 다른 하나는 라구엘 집안이었습니다. 토빗은 오늘의 이라크 영토에 속하는 니네베에서 살고 있었고 라구엘은 오늘의 이란 영토에 속한 엑바타나에 가서 살고 있었습니다.


이들 두 집안의 삶은?


두 집안 모두 멀리 유배지에서도 율법을 중심으로 행복하게 살아가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우연치 않게 불행이 양쪽 집안에 들이 닥칩니다. 임금이 바뀌면서 토빗은 하루아침에 벼슬을 잃고 재산까지 몰수당하여 죽을 위험에 처하게 됩니다. 물론 두 집안 모두 아무런 잘못도 저지르지 않았습니다.


그런 처지에서 토빗은?


말합니다. “내가 이렇게 마음을 다하여 나의 하느님을 잊지 않았으므로, 지극히 높으신 분께서는 내가 살만에세르에게서 호의와 귀염을 받도록 해 주셨다. 그래서 나는 임금에게 필요한 모든 물품을 사들이는 직책을 맡게 되었다.”(토빗 1,12-13) 잘못은커녕 토빗은 기회 있을 때마다 자선과 선행을 베풀며 삽니다. “살만에세르 시대에 나는 내 친척과 동족들에게 많은 자선을 베풀었다. 배고픈 이들에게는 먹을 것을 주고 헐벗은 이들에게는 입을 것을 주었으며, 내 백성 가운데 누가 죽어서 니네베 성 밖에 던져져 있는 것을 보면 그를 묻어 주었다.”(1,16-17)


토빗에게 화가 닥친 계기는?


오순절 축제 때 잔칫상을 차려놓고, 토빗은 아들을 불러 말합니다. “얘야, 가서 니네베로 끌려온 우리 동포들 가운데에서 마음을 다하여 주님을 잊지 않는 가난한 이들을 보는 대로 데려오너라. 내가 그들과 함께 음식을 먹으려고 그런다. 얘야, 네가 돌아올 때까지 기다리마.”(2,2) 얼마 후 아들 토비야는 ‘동족 가운데 한 사람이 살해당한 채 장터에 버려져있다’고 토빗에게 전합니다.

토빗은 쏜살같이 달려 나가 그를 묻어줍니다. 시신에 손을 대면 몸이 불결해진다는 유다교 규정에 따라서 집안으로 들어오지 않고 그날 밤 토빗은 몸을 씻고 자기 집 마당에 들어가 담 옆에서 잠이 듭니다. “그날 밤 나는...... 무더워서 얼굴을 가리지 않았다. 내 머리 위 담에 참새들이 있다는 것을 나는 알지 못하였다. 그때에 뜨거운 참새 똥이 내 두 눈에 떨어지더니 하얀 막이 생기는 것이었다. 그래서 치료를 받으려고 여러 의사에게 가 보았지만, 그들이 약을 바르면 바를수록 그 하얀 막 때문에 눈이 더 멀어졌다. 그러더니 마침내는 아주 멀어 버렸다.”(2,9-10)


토빗의 실명 이야기는?


제게 옛 시절을 떠올려줍니다. 횡성군 시골마을에 살던 1950년대 말 제비집이 생각납니다. 여름철에 제비들이 논바닥에서 개흙을 날라다 초가집 처마 밑에 집을 멋지게 지었습니다. 알을 낳아 부화하자 새끼들이 지저귑니다. 집안 식구들이 마루에 앉아서 점심을 먹고 나서, ‘지지배배 지지배배’ 노래하며 새끼들에게 연실 먹이를 물어 나르는 엄마아빠 제비들을 올려다봅니다. 그때 어른들이 하시던 말씀은 한결같이 ‘제비 똥이 눈에 떨어지면 눈이 멀게 되니 조심하라’는 것이었습니다.


토빗은 어떤 처지에 이릅니까?


하느님께 죽음을 간청하기에 이릅니다. “이제 당신께서 좋으실 대로 저를 다루시고 명령을 내리시어 제 목숨을 앗아 가게 하소서. 그리하여 제가 이 땅에서 벗어나 흙이 되게 하소서. 저에게는 사는 것보다 죽는 것이 낫습니다. 제가 당치 않은 모욕의 말을 들어야 하고 슬픔이 너무나 크기 때문입니다.”(3,6)


라구엘 집안은 어떠합니까?


엑바타나에 살던 라구엘 집안에 닥친 불행이 생생하게 나타납니다. “사라는 일곱 남자에게 시집을 갔지만, 신부와 관련된 관습에 따라 신랑이 사라와 한 몸이 되기도 전에, 아스모대오스라는 악귀가 그 남편들을 죽여 버렸다.”(3,8ㄱ) 자신의 여종으로부터 멸시를 당하자 사라의 슬픔은 극에 달해, 목을 매려고 합니다. 바로 그때 외동딸인 자신을 잃고 슬퍼할 아버지 모습이 떠올라 주님께 기도하기로 마음먹습니다.


사라는?


기도합니다. “주님, 당신께서는 아십니다...... 제가 이 유배의 땅에서 제 이름이나 제 아버지의 이름을 더럽힌 적이 없음을. 저는 제 아버지에게 하나뿐인 자식입니다. 제 아버지에게는 대를 이을 다른 아이가 없습니다...... 저는 이미 남편을 일곱이나 잃었습니다. 제가 더 살 이유가 어디 있겠습니까? 주님, 제 목숨을 거두는 것이 당신의 뜻이 아니라면 저를 모욕하는 저 말이라도 들어 보소서.”(3,14-15)


토빗은 무엇을 결심합니까?


그는 아들 토비야를 불러놓고 긴 유언을 합니다. 토빗은 실망하여 죽음을 원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절망 속에서 지푸라기라도 잡아보려는 마음이었습니다. 그래서 스무 해 전에 가바엘에게 빌려준 은 열 탈렌트를 돌려받고자 합니다.

“그날 토빗은 전에 메디아의 라게스에 사는 가바엘에게 맡겨둔 돈이 생각나서, ‘자, 내가 죽음을 간청하였으니, 죽기 전에 내 아들 토비야를 불러 이 돈 이야기를 어찌 하지 않을 수 있으fi?’하고 속으로 말하였다.”(4,1-2) 하느님의 계획을 전혀 눈치 채지 못한 토빗은 아들 토비야의 미래를 안전하게 해주고 싶었던 것입니다.


토빗의 기도와 사라의 기도는?


성서가 답을 줍니다. “바로 그때에 그 둘의 기도가 하느님 의 영광 앞에서 받아들여졌다. 그래서 라파엘이 두 사람을 고쳐주도록 파견되었다. 곧 토빗에게는 그의 눈에서 하얀 막을 벗겨 그 눈으로 하느님의 빛을 보게 해주는 것이고, 라구엘의 딸 사라에게는 토빗의 아들 토비야의 아내가 되게 해주고 또 아스모대오스라는 악귀를 내쫓아주는 것이었다...... ”(3,16-17)


천사 라파엘은?


히브리말 라파엘은 ‘하느님께서 고쳐주셨다’는 뜻입니다. 그분께서는 천사 라파엘을 통하여 토빗과 사라를 치유해주시기로 작정하신 것입니다.


치유(구원)는 어떻게 이루어집니까?


빌려준 돈을 찾으러 먼 길을 나서는 토비야에게 라파엘 천사가 안내자로 나섭니다. 라파엘은 친족 사라와 혼인하여 그녀를 악의 굴레에서 구해내도록 이끌어줍니다. 아내 사라와 함께 아버지 집으로 돌아온 토비야는 천사의 안내로 고통 중에 신음하는 아버지의 눈을 뜨게 해줍니다.


토빗 집안과 라구엘 집안은?


불행이 들이닥쳐 죽음 문턱까지 갔던 양쪽 가정은 하느님 치유를 체험합니다. 다시금 평화를 맛보게 됩니다. 주님 안에 행복을 되찾은 것입니다.


라파엘은?


멀리 떨어져 살던 두 가정을 절망에서 구해줍니다. 죽음 문턱에 다다랐던 토빗과 사라가 치유되었을 때 곧 두 가정이 행복을 되찾았을 때 라파엘은 자신의 정체를 밝히고 나서 하늘나라로 떠나갑니다.


토빗은 그때 무엇을 합니까?


그는 주님께 감사의 찬가를 읊어드립니다. “영원히 살아 계신 하느님께서는 찬미 받으소서. 그분의 나라도 찬미 받으소서. 그분께서는 벌을 내리기도 하시지만 자비를 베풀기도 하시고 땅속 가장 깊은 곳 저승으로 내려가게도 하시지만 그 무서운 파멸에서 올라오게도 하신다. 그분의 손을 벗어날 자 아무도 없다….”

[월간 레지오 마리애, 2014년 2월호, 
신교선 가브리엘(인천교구 작전동성당 주임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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