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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신약] 성경산책: 필리피 신자들에게 보낸 서간
작성자주호식 쪽지 캡슐 작성일2014-10-21 조회수2,671 추천수1

[성경산책 신약] 필리피 신자들에게 보낸 서간


십자가를 통한 영광

 

 

필리피서는 바오로 사도의 친서이며, 사도가 감옥에 갇혀있는 동안 쓴 옥중서간입니다. 필리피서는 가족적이고 친밀한 문체로 쓰였으며 아주 드물게만 교의적 성격의 주제를 다룹니다.

 

사도행전에 의하면 필리피는 바오로 사도가 두 번째 선교여행에서 복음화한 유럽의 첫 번째 도시입니다. 바오로는 자신의 편지들에서 필리피의 복음화를 위해 많은 고통을 겪었다고 전하지만, 결과적으로 열성적인 공동체가 탄생하였습니다. 거의 이방인들로 구성된 공동체는 바오로 사도에게 경제적 도움을 주었고 예루살렘 교회를 위한 모금에도 열심이었습니다.

 

필리피서에는 바오로가 감옥에 갇혀 있는 동안 쓴다는 것이 반복적으로 강조되고 있습니다. 코린토인들에게 보낸 편지들은 바오로 사도가 에페소에 있는 동안 필리피 교회와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였다고 증언합니다. 비록 바오로 사도가 에페소에서 감옥에 갇혔었다는 명확한 단서는 없지만, 사도는 에페소에서 편지를 쓰면서 맹수와 싸웠다고 이야기하고(1코린 15,32) 죽음을 선고받았다고 주장합니다.(2코린 1,8-9) 따라서 필리피서는 바오로 사도가 에페소에 머무는 동안, 52~54년경 쓰인 것으로 보입니다.

 

필리피서는 한 번에 작성된 문서라고 보기 어려운 단절과 모순들이 나타나기 때문에 하나의 편지가 아니라 여러 편지가 모아진 것으로 보는 학자들이 많습니다. 이 편지는 감옥에서의 생활(필리 1,1-3,1ㄱ), 논쟁적 저술(필리 3,1ㄴ-4,1), 도움에 대한 감사(필리 4,10-20)로 이루어졌고, 따라서 두 개 내지 세 개의 편지가 편집자의 손에 의해 하나의 편지로 합쳐진 것으로 보입니다.

 

필리피에는 바오로가 대면해야 했던 적대자들이 있었습니다. 자신들의 은사를 내세우며 열광적인 특징을 지닌 그들은 바오로가 수감된 상황을 이용하여 할례와 율법준수를 주장했습니다. 그래서 바오로는 신앙이야말로 인간을 그리스도와 비슷하게 만들 수 있고, 그래서 하느님과 화해시킬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라고 반박합니다.

 

바오로가 친밀한 관계를 맺었던 공동체에 대해 특히 염려했던 것은 신자들의 화목과 일치 문제였습니다. 코린토 교회와 같은 노골적인 분열은 없었지만 필리피 공동체 내부에 긴장과 갈등이 있었던 듯합니다. 바오로는 겸손하게 서로 섬기는 신도들이 되라고 권고하고 있으며, 이를 위해 스스로 낮추어 십자가의 죽음에 이르기까지 순종하신 그리스도를 내세웁니다. 이것이 저 유명한 ‘그리스도 찬가’(필리 2,6-11)입니다. 그리스도는 스스로 자신을 낮추심으로써 하느님으로부터 영광을 받으시고 모든 피조물의 주님이 되셨습니다. 그리스도인들은 이런 그리스도를 본받아야 합니다. 따라서 그리스도인들의 임무는 형제적 친교에 노력하는 것인데, 이 형제적 친교는 사랑의 열매이고 겸손을 필요로 하며 자신의 이익을 포기하는 것으로 이루어집니다.

 

바오로는 필리피의 그리스도인들에게 돌아가시고 부활하신 그리스도와의 충만한 통교 속에 사는 삶, 마지막 구원을 향해 열린 삶의 이상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2014년 10월 19일 연중 제29주일(전교주일, 민족들의 복음화를 위한 미사) 서울주보 4면, 이성근 신부(성 베네딕도회 왜관 수도원 서울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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