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의 세계] 나아만 아람 임금의 군대장수인 나아만은 그의 주군이 아끼는 큰 인물이었다. 주님께서 나아만을 시켜 아람에 승리를 주셨던 것이다. 나아만은 힘센 용사였으나 나병환자였다(2열왕 5,1). 열왕기에 등장하는 나아만의 기록이다. 그만큼 알려진 인물이었다. 하지만 나병에 잡혀 있었던 것이다. 아람인은 셈족으로 메소포타미아 인근에 퍼져 살았다. 솔로몬 때는 조공을 바치던 약소국가였지만 이스라엘이 남북으로 갈라지자 대항해 왔다. 나아만은 이때의 군인이었다. 북이스라엘 아합 왕은 남쪽 임금 여호사팟과 동맹을 맺고 아람 세력을 몰아내려 했다(2역대 18장). 하지만 라몬 길앗 전투에서 아합은 활을 맞고 전사한다. 아람을 승리로 이끈 주역은 나아만 장군이었다. 이스라엘 입장에서 볼 때는 반드시 없애야 할 인물이었다. 그런데 예언자 엘리사는 그의 나병을 낫게 해 준 것이다. 나아만은 아내 몸종이었던 이스라엘 소녀의 정보로 엘리사를 알게 된다. 문둥병을 낫게 해줄 것으로 믿고 길을 떠났다. 하지만 예언자는 만나 주지도 않고 요르단 강에서 씻으라는 말만 했다. 자존심이 상한 나아만은 돌아가려 했다. 부하들이 말렸다. ‘예언자가 어려운 일을 시켰다면 하지 않았겠습니까? 몸을 씻기만 하면 낫는다고 하지 않습니까?(2열왕 5,13)’ 더 어려운 일을 시켰어도 했을 터인데 달랑 몸 씻는 게 뭐가 어렵냐는 말이었다. 자존심을 죽인 그는 몸을 씻고 병이 나았다. 나아만의 뜻은 즐겁다는 의미라고 한다. 야곱의 막내아들 벤야민은 열 명의 아들을 뒀는데 다섯째 아들 이름도 나아만이었다(창세 46,21). 아람족은 이스라엘의 한 뿌리가 되는 민족이다. 가나안 정착 초기에는 서로가 같은 혈통으로 여기고 있었다. 그러기에 아브라함은 며느리로 아람 여자인 레베카를 선택했고(창세 25,20) 야곱 역시 아람 출신의 레아와 라헬을 아내로 맞이했다. 이들의 자녀가 이스라엘 12지파의 시조다. 아람인은 히브리인과 불가분의 관계에 있었던 것이다. 이후 이스라엘이 독자 노선을 걷자 갈라진다. 그리곤 서로가 이방인 취급을 했다. 국경을 맞대고 있었기에 수없이 싸웠다. 아람족은 이집트와 히타이트(터키) 그리고 메소포타미아를 연결하며 상업도시를 만들어냈다. 오늘날의 다마스쿠스다. 훗날 아람어는 인접국가로 퍼져 나갔고 아시리아와 바빌로니아의 공용어가 되었다. 예수님 시대 이스라엘 민중 역시 아람어를 사용했다. 오늘날의 시리아는 이들의 후예들이 세운 나라다. [2014년 10월 19일 연중 제29주일(전교주일, 민족들의 복음화를 위한 미사) 가톨릭마산 14면, 신은근 바오로 신부(미국 덴버 한인성당 주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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