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 자료실

제목 [인물] 성경 속 나는 누구인가21: 파스카 축제와 신앙인
작성자주호식 쪽지 캡슐 작성일2014-10-25 조회수3,091 추천수1

성경 속 나는 누구인가 (21) 파스카 축제와 신앙인

 

 

‘파스카’는 무엇인가? 파스카는 히브리어 ‘페사흐’(아람어 ‘파스하’)를 그리스어로 음역해놓은 말이다. 파스카는 한편으로는 파스카 축제 자체를 지칭하기도 하며 다른 한편으로는 파스카 축제 때 봉헌해서 먹는 희생제물을 지칭하기도 한다. 흔히 ‘한쪽 다리로 뛰어넘다. 지나가다. 건너다, 면제해주다’는 의미를 지니는 히브리어 동사 ‘파사’와 연관지어 이해하고자 한다. 그러나 파스카란 말의 정확한 유래는 명확히 알려지지 않고 있다.

 

파스카 축제의 유래는? 본디 파스카 축제는 이스라엘이 가나안 땅에 정착하기 이전부터 그 지방에 전해 내려오던 유목민들의 축제로 자리 잡고 있었다. 이미 그곳에 살던 유목민들이 해마다 누룩 없는 빵의 축제(무교절)를 지내오고 있었다. 그들은 보리를 수확할 무렵에 농경 축제로 무교절을 지내왔다. 이 유목민들의 연례 축제 거행에 이스라엘인들이 이집트 탈출이라는 역사적 의미를 첨가하여 파스카가 더욱 화려한 축제로 자리 잡게 된다.

 

“그들은 이집트에서 가지고 나온 반죽으로 누룩 없는 과자를 구웠다. 반죽이 부풀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들은 이집트에서 쫓겨 나오느라 머뭇거릴 수가 없어서, 여행 양식도 장만하지 못하였던 것이다”(탈출 12,39).

 

이 축제에서 이스라엘인들은 이집트 종살이에서 해방되어 자유로운 몸이 되었음을 기념하기 시작한다. 여기서 그들은 영원하신 분께서 자신들을 죽음에서 건져내어 생명의 땅으로 이끌어주셨음을 깨닫고 되새긴다. 한마디로 그분께서 자신들의 구원자이심을 마음 깊이 인식하게 된다.

 

파스카가 전례로 발전하여 자리 잡는 모습을 신명기에서 엿보게 된다.

 

“너희는 아빕 달을 지켜, 주 너희 하느님을 위하여 파스카 축제를 지내야 한다. 그것은 아빕 달에, 주 너희 하느님께서 너희를 밤에 이집트에서 이끌어 내오셨기 때문이다”(신명 16,1).

 

사도 바오로는 이스라엘 백성 안에서 전해 내려오던 파스카가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새롭게 또 온전히 성취되었다고 말한다.

 

“묵은 누룩을 깨끗이 치우고 새 반죽이 되십시오. 여러분은 누룩 없는 빵입니다. 우리의 파스카 양이신 그리스도께서 희생되셨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묵은 누룩, 곧 악의와 사악이라는 누룩이 아니라, 순결과 진실이라는 누룩 없는 빵을 가지고 축제를 지냅시다”(1코린 5,7-8).

 

파스카의 완성이며 절정인 미사성제에 대하여 잠시 생각해본다. 흔히 가톨릭 신자들은 성경을 잘 모른다고 말한다. 어떤 이들은 성경 한 구절조차 외우지 못한다고 쑥스러워한다. 사실인가? 결코 그렇지 않다. 잘 들여다보면 미사경문 안에는 신구약 성경구절이 수없이 많이 녹아있다. 몇 가지만 꼽아 보기로 한다.

 

미사는 성호경으로 시작된다.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이 성호경은 어디서 나왔는가? 성호경은 마태오 복음서의 인용이다. 곧 부활하신 예수님께서 발현하시어 제자들에게 부여하신 마지막 분부에 나온다.

 

“너희는 가서 모든 민족들을 제자로 삼아, 아버지(성부)와 아들(성자)과 성령의 이름으로 세례를 주고…”(마태 28,19).

 

이 구절에다 창조주 하느님을 굳게 믿고 따르겠다고 하는 신앙고백문 ‘아멘’을 붙여놓은 것이다. 가톨릭교의 세례성사 양식도 바로 이 구절에서 나온 것이다.

 

예비신자 교리반에 한두 번 나간 분은 벌써부터 성호경을 줄줄 외우게 된다. 그렇다면 그는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마태오 복음서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 가운데 한 구절을, 곧 부활하신 예수 그리스도의 지상명령을 그대로 외우는 것이다. 이제 미사 때마다 환호하는 “거룩하시(도)다, 거룩하시(도)다, 거룩하시(도)다”는 어디서 나왔는가?

 

* 신교선 신부는 1979년 사제수품 후, 스위스 루체른 대학교에서 성서주석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수원과 인천가톨릭대학교 교수를 역임, 현재 주교회의 성서위원회 총무와 신앙교리위원회 위원, 인천 작전동본당 주임으로 사목 중이다.

 

[가톨릭신문, 2014년 10월 26일, 신교선 신부]

태그
COMMENTS※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26/500)
[ Total 27 ] 기도고침 기도지움
등록하기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 파일 찾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