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산책 신약] 베드로의 첫째 서간, 둘째 서간
교회 안팎에서 밀려드는 도전과 위협에 맞서 초대 그리스도교는 교회 안팎의 도전에 맞서 사도들이 전해준 믿음을 수호하기 위해 전력을 다해 싸웠습니다. 베드로 전후서는 이 상황을 잘 보여 주고 있습니다. 전서가 교회 바깥에서 다가오는 도전, 곧 세상살이의 위협을 다룬다면, 후서는 교회 안에서 일으키는 거짓 교사들의 도전을 다룹니다. 베드로 전서는 로마 세계에서 나그네살이하는 그리스도인들에게 보내는 격려의 편지라 할 수 있습니다. 저자는 이교인들 사이에서 이방인으로 사는 그들에게 고통 중에도 희망과 기쁨을 간직하고 좋은 행실을 유지할 것을 당부합니다. 곧 “모든 행실에서 거룩한 사람이 되십시오.”(1베드 1,15) 또는 “이교인들 가운데에 살면서 바르게 처신하십시오.”(1베드 2,12) 바른 행실만이 그들을 악인으로 고발하는 자들의 입을 다물게 할 수 있기에 그렇습니다.(1베드 2,15; 3,16) 저자가 말하는 바른 행실에는, 선량한 국민으로서, 한 가족의 일원으로서, 그리고 신앙 공동체의 일원으로서의 의무와 책임이 모두 포함됩니다. 그러면서 저자는 고통의 의미를 강조합니다. 그리스도께서 우리보다 앞서 우리의 본보기로서 고통을 당하셨다는 사실과(1베드 2,21) 사람들에게 버림받은 그리스도를 하느님께서 당신 집의 모퉁잇돌로 선택하신 사실을 상기시키면서 그리스도인들도 세상에서 버림받겠지만 하느님 집을 세울 돌로 쓰이라고 강변합니다.(1베드 2,4-10) 여기에 그리스도인의 희망이 있습니다. 그리스도께서 다시 오실 때, 그분의 고통을 나누어 가진 사람들이 그분의 영광도 나누어 가질 것이기 때문입니다.(1베드 1,3-13; 3,14; 4,12-14; 5,1) 그러니 고난을 당할 때 은총으로 여기고 기뻐해야 합니다.(1베드 2,19; 4,13-14) 베드로 후서는 유다서와 함께 교회 안에서 거짓 교사들이 일으키는 문제를 다룹니다. 바른길을 버리고 그릇된 길로 빠진(2베드 2,15) 이들은 “파멸을 가져오는 이단을 끌어들이고, 심지어 자기들을 속량해 주신 주님을 부인”하며,(2베드 2,1) 주님의 재림을 부인하기도 합니다.(2베드 3,3) 이들의 잘못은 그리스도에 관한 그릇된 가르침을 유포하는 데서 그치지 않습니다. 이들은 방탕한 행실로 많은 이들을 잘못된 길로 이끌고 사람들을 속이고 착취하기도 합니다.(2베드 2,2-3) 이들이 누구였는지는 정확히 알 수 없습니다. 단 영지주의자들이 비슷한 비난을 받았던 것은 분명합니다. 그들이 주님의 십자가와 죽음을 부인하고 육신의 부활과 재림마저 무의미하게 여겼던 것이 사실이며, 방탕한 생활로 교부들의 비난을 받았던 것도 사실입니다. 베드로 후서 저자는 거짓 교사들이 유포하는 그릇된 믿음에 맞서 주님의 재림은 반드시 일어난다고 확언합니다. 그리고 “주님의 날은 도둑처럼 올 것”이니,(2베드 3,10) 거룩한 생활을 하면서 하느님의 날이 오기를 기다리라고 합니다.(2베드 3,11-14) “마음속에서 날이 밝아 오고 샛별이 떠오를 때까지, 어둠 속에서 비치는 불빛을 바라보듯이” 말씀에 귀 기울이라(2베드 1,19)는 사도의 말이 새삼 새롭게 다가옵니다. [2014년 12월 14일 대림 제3주일(자선주일) 서울주보 4면, 송혜경 박사(한님성서연구소 수석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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