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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성경] 성경의 세계: 타나크
작성자주호식 쪽지 캡슐 작성일2015-03-02 조회수6,627 추천수1

[성경의 세계] 타나크

 

 

우리가 구약성경이라 부르는 것을 유대교에서는 타나크(Tanakh)라 부른다. 구약성경 내용인 율법(토라 Torah)과 예언서(네비임 Neviim) 그리고 교훈서(케투빔 Ketubim)의 앞 글자를 합성해 만든 용어다. 유대교 경전(구약성경)은 대략 기원전 1000년부터 시작해 600여 년에 걸쳐 완성된다. 처음엔 구전으로 전해지다 기록으로 남았다. 메소포타미아 지방과 팔레스티나 그리고 이집트가 무대다. 낱권으로 기록되었다가 오랜 세월을 거쳐 한 권이 되었다. 지금은 타나크는 24권으로 구성되어 있다.

 

구약성경과 타나크는 내용이 거의 일치한다. 지금은 모두 한 권의 책으로 되어 있지만 원래는 여러 지역에서 쓰인 낱권이 모인 것이다. 따라서 서로 다른 낱권도 있었다. 이들이 하나로 묶인 뒤에도 어떤 낱권을 경전으로 삼을지 의견이 분분했다. 유대교는 히브리어로 쓰인 사본이 남아 있는 문서를 우선했다. 다시 말해 히브리어로 쓰인 낱권이 있어야 정경으로 인정하겠다는 선언이었다. 기원후 90년경 열린 얌니아 회의 결정이다. 이 규정에 따라 희랍어 사본만 있고 히브리어 사본이 없는 문서는 정경으로 인정받지 못했다.

 

한편 기독교는 70인역을 근거로 구약성경을 정립한다. 히브리어 경전을 BC 3세기 희랍어로 번역한 것이 70인역이다. 모든 경전이 번역된 것은 아니었다. 정경이 될 수 없다고 판단된 것은 일차적으로 걸러졌다. 그러기에 그리스도교는 성경으로 받아들인 것이다. 타나크는 70인역 일곱 경전을 정경으로 인정 않고 있다. 히브리어 사본이 없기 때문이다. 가톨릭에서 제2경전으로 부르고 있는 성경이다.

 

타나크 역시 구약성경 사본 가운데 하나다. 성경의 원문은 전해지지 않고 있다. 어떤 사본이 원문에 더 가까운지도 판단은 쉽지 않다. 다만 오래된 사본이 그만큼 원문에 가깝기에 인정하고 있을 뿐이다. 오늘날 히브리어 성경 표준은 마소라 사본이다. 유대교 학자들의 작업으로 이루어졌기에 타나크도 받아들이고 있다. 1세기까지 타나크란 말은 쓰이지 않았다. 읽는다는 뜻의 미크라(Mikra)가 사용되었다. 회당에서 경전이 공적으로 읽히고 있었기 때문이다. 훗날 그리스도교는 미크라 대신 라틴어 스끄립뚜스(Scriptus)를 사용한다. 직역하면 적힌 것이란 의미다. 이 영향으로 영어에서 성경은 홀리 스크립춰(Holy Scripture)다. 현재도 미크라는 히브리 성경을 가리키고 스크립춰는 라틴어 성경을 뜻하는 단어로 쓰이고 있다.

 

[2015년 3월 1일 사순 제2주일 가톨릭마산 14면, 신은근 바오로 신부(미국 덴버 한인성당 주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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