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음 이야기] (50 · 끝) 부활의 증거 (2) 사도들의 변화
부활하신 예수님 만나 ‘새 사람’이 된 사도들
- 사도들의 영적 변화는 예수님 부활의 역사적 증거 가운데 하나이다. 그림은 안니발레 카라치, ‘아피아 가도에서 성 베드로에게 나타난 그리스도’, 1601~1602, 유화, 런던내셔널갤러리.
“그리스도께서는 성경 말씀대로 우리의 죄 때문에 돌아가시고 묻히셨으며, 성경 말씀대로 사흗날에 되살아나시어, 케파에게, 또 이어서 열두 사도에게 나타나셨습니다.… 맨 마지막으로는 칠삭둥이 같은 나에게도 나타나셨습니다”(1코린 15,3-8).
그리스도 부활에 관한 바오로 사도의 증언이다.
빈 무덤과 사도들의 영적 변화가 예수님 부활의 표징이라고 했다. 사도들은 부활하신 예수님과의 만남을 통해 자신들의 온 실존이 송두리째 사로잡히고 압도당하는 체험을 하게 되고, 이제 그분을 구세주 그리스도로서 만방에 선포하게 된다. 바로 이것이야말로 예수님 부활 사건의 명백한 역사적 증거이다(박준양, 「그리스도론」 329쪽).
사도를 뜻하는 헬라어 ‘αποστολοs’(아포스톨로스)는 ‘사명을 받아 파견된 자’라는 뜻이다.
복음서에 따르면 예수님께서는 공생활 시작 1년 후 두 번째 파스카를 맞기 몇 주 전 오천 명을 먹이시는 빵의 기적’(요한 6,1-5; 마르 6,32-44; 루카 9,10-17)을 행하시기 앞에 그를 따르던 수천 명 중에서 열둘을 뽑아 사도로 선정하셨다(마태 10,1-4; 마르 3,13-19; 루카 6,12-16).
예수님께서는 직접 뽑은 열둘을 사도라 부르시며 당신과 함께 지내게 하시고, 그들을 파견하시어 모든 피조물에게 복음을 선포하게 하셨다(마르 3,14-15.16,15-18).
예수님께서는 사도들을 뽑으실 때 하느님의 뜻을 받들기 위해 먼저 기도하셨다(루카 6,12). 그래서 예수님께서는 “나를 보내신 아버지께서 이끌어 주지 않으시면 아무도 나에게 올 수 없다. 그리고 나에게 오는 사람은 내가 마지막 날에 다시 살릴 것이다”(요한 6,44)하고 말씀하셨다.
또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을 위해 “아버지께서 세상에서 뽑으시어 저에게 주신 이 사람들에게 저는 아버지의 이름을 드러냈습니다. 이들은 아버지의 사람들이었는데 아버지께서 저에게 주셨습니다”(요한 16,6)라고 기도하셨다. 그러면서 예수님께서는 “아버지께서 저를 세상에 보내신 것처럼 저도 이들을 세상에 보냈습니다. 그리고 저는 이들을 위하여 저 자신을 거룩하게 합니다. 이들도 진리로 거룩해지게 하려는 것입니다”(요한 16,18-19)라며 사도들을 파견하셨다.
이처럼 사도들은 하느님 아버지께서 계시하신 이를 예수님께서 직접 뽑아 아버지의 이름으로 주님의 권위를 세상에 드러내기 위해 파견한 이들이다. 이들은 부활하신 그리스도를 직접 만나 가르침을 듣고 음식을 나누면서 성령으로 말미암아 하느님 앞에 궁극적으로 구원받은 새로운 영의 사람이 된다.
여기서 주목할 것은 바로 ‘예수님과 베드로 사도’ 간의 관계이다. 복음서에서 12사도들의 이름 가운데 늘 첫 번째로 나오는 베드로는 “스승님은 살아 계신 하느님의 아드님 그리스도이십니다”(마태 16,16)라고 고백함으로써 예수님께로부터 “너는 행복하다”(마태 16,17)는 축복과 함께 ‘케파‘(베드로,반석)라는 새 이름을 받고 사도들의 으뜸이 됐다. 원래 그의 이름은 ‘시메온’이었다. 시몬은 헬라식 이름이라고 한다.
복음서에는 베드로 사도의 아버지 이름이 ‘요나’(마태 16,17)와 ‘요한’(요한 1,12. 21,15)이라고 서로 다르게 나온다. 대부분 성경학자는 ‘요한’이 맞을 거라고 보는 편이다. 베드로 사도를 예언자 요나와 연관시키고자 마태오 복음서 저자가 의도적으로 아버지의 이름을 바꾸었다는 견해가 가장 많다.
복음서의 부활 이야기에서도 베드로 사도는 특별한 위치에 있다. 마르코 복음은 빈 무덤을 발견한 여인들에게 웬 젊은이가 나타나 “제자들과 베드로에게”(마르 16,7) 일러라고 지시했다. 그래서 마리아 막달레나는 베드로와 제자들에게 무덤이 비어있다는 사실을 알렸고, 무덤으로 달려간 제자는 기다렸다 베드로가 먼저 들어간 다음 뒤따라 갔다(요한 20,1-6). 또 부활하신 예수님께서는 베드로에게 “내 양들을 돌보아라”(요한 21,15-19)며 수위권을 주셨다.
그리고 “저 예수님께서는 너희가 보는 앞에서 하늘로 올라가신 모습 그대로 다시 오실 것이다”(사도 1,11)는 흰옷 입은 두 사람의 예언을 사도들은 신앙으로 고백했다. 사도들로부터 시작된 이 고백은 사도들의 후예인 주교들을 통해 모든 그리스도인이 “아멘. 오십시오. 주 예수님!”(묵시 22,20)이라고 외치고 있다.
[평화신문, 2015년 5월 3일, 리길재 기자]
※ 그동안 ‘복음 이야기’를 애독해 주신 독자분들께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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