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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지리] 성경 속 도시62: 파트모스 섬
작성자주호식 쪽지 캡슐 작성일2015-09-26 조회수3,991 추천수1

[성경 속 도시] (62) 파트모스 섬


요한 사도가 묵시록 기록했다는 곳



파트모스 섬의 요한 동굴 입구. 이곳에서 요한 사도가 묵시록을 기록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리길재 기자


정치범의 유배지

파트모스 섬은 터키와 그리스 사이에 있는 수많은 섬 중 하나로 바위와 화산으로 뒤덮인 조그마한 섬이다. 에페소에서 남서쪽으로 90㎞ 정도 떨어져 있고 에게해 해안에 있는 그리스 영토다. 이 섬은 로마제국 시대에 종교인 또는 정치범의 유배지로 이용됐던 곳이다. 파트모스에 속해 있는 몇 개 작은 섬들이 동쪽에서 반원형을 이루고 있다. 이곳 집들은 대부분 하얀색이어서 바다와 함께 어우러져 매우 깨끗하고 한 장의 사진처럼 느껴진다.

파트모스 섬이 유명해진 것은 도미티아누스 황제(재위 81~96) 말기에 요한 사도가 유배 생활을 하며 요한 묵시록을 기록한 장소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여러분의 형제로서, 예수님 안에서 여러분과 더불어 환난을 겪고 그분의 나라에 같이 참여하며 함께 인내하는 나 요한은, 하느님의 말씀과 예수님에 대한 증언 때문에 파트모스라는 섬에서 지내고 있었습니다”(묵시 1,9).

그래서 파트모스 섬은 요한 사도와 관련이 매우 깊다. 이 섬에는 현재 요한 묵시록을 기록한 곳으로 알려진 동굴, 섬의 정상 부분에 성채처럼 우뚝 서 있는 그리스 정교회의 성 요한 기념 수도원, 요한 사도가 처음 세례를 주었다고 전해지는 세례터가 있다. 그래서 작은 섬이지만 1년 내내 순례객이 끊이지 않는다.

요한은 18개월간 파트모스 섬에서 지내며 하느님의 계시를 받는다. 그리고 요한 사도가 에페소를 비롯한 소아시아 일곱 공동체에 그들의 신앙을 잊지 말라는 격려의 편지를 보내게 된다. 이 편지가 성경의 마지막 책인 바로 요한 묵시록이다. “어느 주일에 나는 성령께 사로잡혀 내 뒤에서 나팔 소리처럼 울리는 큰 목소리를 들었습니다. 그 목소리가 이렇게 말하였습니다. ‘네가 보는 것을 책에 기록하여 일곱 교회 곧 에페소, 스미르나, 페르가몬, 티아티라, 사르디스, 필라델피아, 라오디케이아에 보내라’”(묵시 1,10-11).

요한 사도는 예수님의 죽음과 부활 후 성모 마리아를 모시고 에페소에 와서 선교하며 살았다고 전해진다. “예수님께서는 당신의 어머니와 그 곁에 선 사랑하시는 제자를 보시고, 어머니에게 말씀하셨다. ‘여인이시여, 이 사람이 어머니의 아들입니다.’ 이어서 그 제자에게 ‘이 분이 네 어머니시다’ 하고 말씀하셨다. 그때부터 그 제자가 그분을 자기 집에 모셨다”(요한 19,26-27).


요한 사도의 흔적 곳곳에 남아

요한 사도는 요한 묵시록을 기록한 후 석방돼 말년을 에페소에서 살다가 생애를 마감했다. 요한은 일찍이 예수님이 사랑하시는 제자로 불렸다. “제자 가운데 한 사람이 예수님 품에 기대어 앉아 있었는데, 그는 예수님께서 사랑하시는 제자였다”(요한 13,23). 요한 사도는 고난과 핍박 속에서도 불굴의 신앙심과 믿음으로 오직 예수님만을 의지하여 사도의 길을 걸었다. 그의 흔적은 파트모스 섬 곳곳에 남아 있다.

[평화신문, 2015년 9월 27일,
허영엽 신부(서울대교구 홍보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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