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 속 도시] (63) 아테네
우상숭배 만연한 곳에서 복음을 외치다
- 바오로 사도는 아테네에서 예수님을 '알지 못한 신'에 대한 비유를 들어 복음을 선포했다. 사진은 아테네 전경. 리길재 기자.
아테네는 그리스의 수도이자 최대 도시이다. 세계적으로 오래된 도시로 지금도 고대 신전과 공공건물로 유명하다. ‘아테네’라는 이름은 이 도시의 수호신이자 지혜의 여신이며 전쟁의 여신인 아테나에게 비롯됐다. 아테나는 바다의 신 포세이돈과 치열한 경쟁을 벌여 이 도시를 차지했다는 전설이 전해진다.
아테네는 서구 문명의 발생지이며 고전 문명과 예술적 사상이 비롯된 곳으로 예술, 학문, 철학의 중심지였다. 아테네가 이룬 문화적ㆍ정치적 업적이 당시 유럽 대륙의 여러 지역에 영향을 끼쳤다. 아테네는 민주주의의 고향으로도 널리 인정받고 있다.
과거 그리스는 로마와 터키의 지배를 받으며 많은 시련을 겪었다. 아테네에는 고대 유산이 아직 잘 남아 있다. 그중 아크로폴리스 유적지는 아테네 시내가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곳에 있다. 이곳은 고대 그리스 도시의 중심이 됐던 곳이다. 아테네 아크로폴리스에는 미케네 시대(기원전 1400~1200) 성벽 유적과 파르테논 신전과 에렉테움 신전, 니케 신전 등의 흔적이 남아 있다. 아테네의 상징인 파르테논 신전도 2500여 년 세월 동안 다른 그리스 신전처럼 때로는 그리스도교 교회로, 때로는 이슬람 모스크 등 여러 용도로 사용됐다. 파르테논 신전으로 올라가는 길 오른쪽으로 보이는 헤로데스 아티쿠스 오데온 야외극장은 그 규모가 어마어마하다. 오늘날에도 다양한 연주회와 연극 공연이 열린다고 한다.
성경에서는 바오로 사도가 제2차 선교 여행 때 아테네에 도착해 보니 우상숭배가 너무 심한 곳이라 선교를 하기가 쉽지 않았다. “바오로는 아테네에서 그들을 기다리는 동안, 그 도시가 우상으로 가득 찬 것을 보고 격분하였다”(사도 17,16). 아테네는 심지어 ‘알지 못하는 신에게’라고 새겨진 제단도 있을 정도로 우상숭배가 심한 도시였다. “내가 돌아다니며 여러분의 예배소들을 살펴보다가, ‘알지 못하는 신에게’라고 새겨진 제단도 보았습니다. 여러분이 알지도 못하고 숭배하는 그 대상을 내가 여러분에게 선포하려고 합니다”(사도 17,23).
매일 거리에서 유다인과 헬라인을 막론하고 복음을 전하려 애썼지만 그들 중 일부만 바오로의 말을 받아들였다. “그때에 몇몇 사람이 바오로 편에 가담하여 믿게 되었다. 그들 가운데에는 아레오파고스 의회 의원인 디오니시오가 있고, 다마리스라는 여자와 그 밖에 다른 사람들도 있었다”(사도 17,34).
바오로 사도가 아테네에서 디모테오와 실라를 기다리는 동안 이 도시를 살펴보며 복음을 전하다 당시 철학자들과 논쟁을 하게 된다. 결과적으로 바오로 사도는 많은 박해와 오해를 받게 됐다. 그러나 바오로 사도는 제2차 선교 여행으로 성령의 이끄심에 따라 예루살렘과 온 유다 지방과 사마리아와 땅끝까지 복음을 전파하게 되었다. 하느님의 계획이 이뤄진 것이다.
[평화신문, 2015년 10월 11일, 허영엽 신부(서울대교구 홍보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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