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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신약] 신약 여행1: 예수 그리스도의 드라마
작성자주호식 쪽지 캡슐 작성일2016-06-04 조회수6,947 추천수1

[허규 신부와 떠나는 신약 여행] (1) 예수 그리스도의 드라마


예수가 주연인 감동의 드라마 다시 보기

 

 

- 신약 성경은 예수가 주연하고 열두 사도 등이 조연으로 출연하는 한 편의 드라마와 같다. 프라 안젤리코 작 ‘제자들의 성찬’, 1441~1442년, 프레스코화, 산 마르코 미술관, 이탈리아 피렌체.

 

 

“여행을 떠나요. 즐거운 마음으로. 모두 함께 떠나요.” 

 

어떤 노래의 가사입니다. 여행을 떠난다는 것은 분명 즐거운 일입니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여행의 즐거움보다 그것을 준비하고 기다릴 때의 즐거움이 더 큽니다. ‘신약 여행’. 어쨌거나 여행인데 이번에는 이 여행이 아주 즐겁지만은 않은 것이 사실입니다. 부담 때문이겠죠! 그래도 여행이라니 조금은 가벼운 마음으로 떠날 수 있기를 바라면서 연재를 시작합니다.

 

 

나자렛 사람 예수. 이 여행의 가장 중심이 되는 인물입니다. 2000년 전쯤 이스라엘에 살았던 한 젊은이가 바로 여행의 주제입니다. 나자렛 출신의 예수는 그리 길지 않은 삶을 살았던 인물입니다. 지금 우리에게 전해지는 바에 따르면 대외적 활동이 2 년 남짓한 그의 인생은 그리 평범하지 않았습니다. 숱한 소문과 문제를 일으킨 인생이었습니다. 그의 인생 안에서, 그리고 그의 죽음 이후에 이 청년 예수에게는 다른 호칭이 하나 따라 붙습니다. 그것은 바로 ‘그리스도’입니다. ‘기름 부음 받은 이’를 일컫는 이 호칭은 구약 성경에서 ‘메시아’로 불립니다. 사람들은 그 예수를 이제 그리스도라고 부릅니다. 

 

총 27권으로 되어 있는 신약 성경은 모두 ‘예수는 그리스도이시다’는 내용을 중심에 둡니다. 나자렛 출신의 청년 예수가 곧 그리스도라는 사실을 말하고자 하는 것이 신약 성경입니다. 이런 의미에서 신약성경은 예수 그리스도의 드라마를 중심으로 합니다. 그의 탄생에 대한 이야기, 청년이 되어 사람들에게 믿음을 갖도록 선포하고 그것을 활동으로 보여 준 다양한 이야기들, 그리고 이것으로 십자가형이라는 가장 혹독한 형벌에 처형당했지만, 다시 살아났다는 믿기 힘든 이야기까지 이 모든 것을 우리는 ‘예수 그리스도의 드라마’라 부를 수 있습니다. 한 편의 드라마 같은 내용이기 때문입니다. 

 

이 드라마는 끝났지만 2000년 가까이 지난 지금도 많은 이들은 이 드라마를 기억하고 있습니다. 그렇기에 역사상 가장 훌륭한 드라마이기도 합니다. 물론 이 드라마에는 예수 그리스도 이외에 많은 이들이 등장합니다. 바로 제자들입니다. 열둘, 사실은 더 많은 제자가 조연으로, 때로는 주인공으로 등장합니다. 그리고 이들은 예수 그리스도의 드라마를 지속적으로 이어가는 이들이기도 합니다. 

 

신약 성경은 많은 이들에게 감동을 주는, 아니 더 나아가서 많은 이들의 삶을 바꾸어 주는, 상당히 긴 한 편의 드라마와도 같습니다. 그 안에는 기쁨과 행복, 고통과 고뇌들이 모두 담겨 있습니다. 겉으로 드러나는 모습만이 아니라 그 안에 감추어진 어려움들 역시 함께 담고 있습니다. 그리고 지금도 많은 이들이 관심을 갖는 가장 큰 이유는 지금 우리에게도 필요한 이야기들이기 때문입니다. 때로는 흥미롭고, 어쩌면 조금은 따분한 이야기들일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그것은 신앙인들에게 의미있는 것이고, 또 신앙인들이 기억하고 한 번쯤은 되새겨 보아야 할 내용입니다. 

 

먼저 예수 그리스도의 삶을 따라가고자 합니다. 예수님의 삶 안에서 벌어진 여러 이야기들, 복음서에서 전하는 내용을 중심으로 이 여정을 시작하려고 합니다. 어쩌면 이것은 순례의 길일지도 모릅니다. 단순한 여행이 아니라 신앙에 도움이 되는 여정이면 좋겠습니다. 전혀 모르던 새로운 것을 얻는다기보다 알고 있는 것들을 다시 한 번 기억해 보는 여정이면 좋겠습니다.

 

“행복합니다, 마음속으로 순례의 길을 생각할 때 당신께 힘을 얻는 사람들!”(시편 84,6)

 

* 허규 신부 - 서울대교구 소속, 1999년 사제 수품, 독일 뮌헨 대학(Ludwig-Maximilians-University Munich) 성서신학 박사, 현 가톨릭대 성신교정 교수.

 

[평화신문, 2016년 6월 5일, 허규 신부(가톨릭대 성신교정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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