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 속에서 걸어 나오는 사람] 다니엘서는? 다니엘서는? 본디 히브리어(1,1-21; 2,4ㄱ; 8,1-12,1-13)와 아람어(2,4ㄴ-7,28)로 쓰였습니다. 이 부분을 제1경전이라 부르며. 훗날 그리스말 번역본과 라틴말 번역본에 첨가된 부분(아자르야의 노래와 세 젊은이의 노래: 3,24-90; 수산나와 다니엘: 13장; 다니엘과 벨 신상, 뱀 이야기: 14장), 곧 그리스말이나 라틴말 본역본에만 들어있는 이 부분을 제2경전이라 부릅니다. 다니엘서 내용은? 첫 부분(1-6장)은 다니엘과 그의 세 친구 이야기로서 바빌론 제국과 페르시아 제국을 배경으로 펼쳐집니다. 둘째 부분(7-12)에서는 다니엘이 본 환시가 주류를 이룹니다. 유다인들이 신앙의 박해를 받던 시대에 다니엘과 하난야, 미사엘, 아자르야 등 다니엘의 세 친구 이야기가 흥미롭게 전개됩니다. 저자는 다니엘이 본 환시를 통하여 억압 받는 백성에게 희망을 주며, 결국에는 하느님께서 폭군을 쓰러뜨리시고 하느님 백성을 다시금 일으켜 세우신다는 확신을 전해줍니다. 다니엘 이야기의 출발점은? 궁중 기숙사에서는 누구나 교육기간 동안 임금 명령에 따른 차림표대로 궁중 음식(고기와 술)을 먹어야 하는데, 다니엘 일행이 이(부정한 먹을거리)를 마다하고 유다교 율법에서 허락하는 음식만을 고집한 데서 문제가 생깁니다. “임금은 그들이 날마다 먹을 궁중 음식과 술을 정해주었다. 그렇게 세 해 동안 교육을 받은 뒤에 임금을 섬기게 하였다.”(1,5) 다니엘 일행은 채소와 물만 먹고 지냈는데도 “이 네 젊은이에게 하느님께서는 이해력을 주시고 모든 문학과 지혜에 능통하게”(1,17) 해주셨습니다. 특히 다니엘은 환시와 꿈 해몽 능력까지 갖추게 됩니다. 다니엘로부터 자신의 꿈 해몽을 들은 네부카드네자르 임금은? 꿈 해몽이 끝나자마자 다니엘에게 큰절을 올리고서 신하들에게 분부하여 그에게 예물과 분향까지 하게 합니다. 이어서 임금은 다니엘에게 자신의 신앙을 고백합니다. “참으로 그대들의 하느님이야말로 신들의 신이시고 임금들의 주군이시며 신비를 드러내시는 분이시다. 그래서 그대가 이 신비를 드러낼 수 있었다.”(2,47) 다니엘의 세 동료들의 믿음? 다니엘을 비롯한 네 유다 젊은이 등장으로부터 네부카드네자르 임금의 꿈을 명쾌하게 해몽해주는 다니엘 이야기는 유다인의 우수성을 온 세상에 알리는 내용입니다(1-2장). 다니엘의 세 동료가 불가마 속에 던져진 처지에서 힘차게 하느님께 찬가를 부르다 살아나온 이야기는 반유다교주의(Anti-Semitism)를 물리치는, 곧 유다인의 승리를 보여주는 장면입니다(3장). 신상 제막식과 우상숭배? 네부카드네자르 임금은 바빌론 제국 안에 사는 모든 민족의 대표들에게, 곧 인종도 언어도 다른 모든 관리들에게 자신의 명으로 세운 금 신상 제막식에 참여하여 그 우상에게 절하도록 합니다. 그러나 사드락, 메삭, 아벳느고 등 유다의 세 젊은이는 우상에게 절하기를 거절하여 고발당한 후 결박당한 채로 활활 타오르는 불가마에 던져집니다. “그런데…… 가마가 매우 뜨거웠으므로, 사드락과 메삭과 아벳 느고를 들어 올렸던 사람들이 불꽃에 타죽고 말았다…… ”고 성서는 전합니다(3,22-23) 불속에 던져진 세 젊은이는? 이 이야기에 이어서 제2경전 다니엘서(3,24-90)가 뒤따릅니다. “그러나 그들은 하느님을 찬송하고 주님을 찬미하며 불길 한가운데를 거닐었다. 그리고 아자르야는 불 한가운데에 우뚝 서서 입을 열어 이렇게 기도하였다. ‘주 저희 조상들의 하느님, 찬미받으소서. 칭송받으소서…… ’”(3,24-26) 주님의 천사가 불가마 속에 들어가서 유다의 세 젊은이를 도와준 것입니다. “그때에 주님의 천사가 가마 속 아자르야와 그의 동료들 곁으로 내려와서, 불길을 가마 밖으로 내몰고, 가마 복판을 이슬 머금은 바람이 부는 것처럼 만들었다. 그렇게 하여 그들은 불에 닿지도 않고 아프거나 괴롭지도 않았다.”(3,49-50) 기적을 목격한 네부카드네자르 임금은? 유다의 세 젊은이를 화덕 밖으로 불러내고, 인종과 언어가 다른 모든 민족들에게 칙령을 내립니다. “어떠한 민족이나 나라나 언어권에서든, 사드락과 메삭과 아벳 느고의 하느님께 욕되는 말을 하는 자는 사지가 찢겨나가고 그의 집은 쓰레기 더미가 될 것이다.”(3,96) 임금은 그 세 젊은이에게 더 큰 벼슬을 내립니다(3,97). 다니엘과 수산나 이야기(13,1-64)? 이는 제2경전에만 나오는 이야기입니다. 먼저 요아킴의 아내 수산나가 등장합니다. 수산나는 용모가 뛰어나며 하느님을 경외하는 여인입니다. 그의 집 정원에서 이따금씩 오전에 재판이 열려서 재판관들과 수많은 이들이 드나들지만 오후에는 한적해서 수산나가 홀로 정원을 거닐곤 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늙은 재판관 둘이서 원로의 신분을 망각한 채 용모가 아름다운 수산나에게 음욕을 품는 데서 문제가 발생합니다. “자, 정원 문들은 잠겼고 우리를 보는 이는 아무도 없소. 우리는 당신을 간절히 원하오. 그러니 우리 뜻을 받아들여 우리와 함께 잡시다. 그러지 않으면, 어떤 젊은이가 당신과 함께 있었고, 바로 그 때문에 당신이 하녀들을 내보냈다고 증언하겠소.”(13,20-21) 두 노인의 덫에 걸려든 줄 빤히 알았지만 수산나는 그들의 불륜요청을 단호히 거절합니다. 드디어 법정이 열리고 수산나는 결국 사형장으로 끌려가게 됩니다. 바로 그때? 젊은 다니엘이 나서서 다시금 법정이 열립니다. 다니엘은 두 원로를 떼어놓은 채 이들 둘을 따로 심문할 기회를 얻습니다. “악한 세월 속에 나이만 먹은 당신, 이제 지난날에 저지른 당신의 죄들이 드러났소. 주님께서 ‘죄 없는 이와 의로운 이를 죽여서는 안 된다.’ 고 말씀하셨는데도, 당신은 죄 없는 이들에게 유죄판결을 내리고 죄 있는 자들을 놓아 주어 불의한 재판을 하였소.”(13,52-53) 이어서 어느 나무 아래에서 두 젊은이가 관계하는 것을 보았는가를 묻습니다. 한 노인은 유향나무 아래라고 답하고 다른 노인은 떡갈나무 아래라고 답합니다(13,54.58). 그리하여 두 목격자, 곧 두 원로의 증언이 전혀 다름으로 인해 그들의 증언은 위증으로 판명됩니다. 이들 두 추악한 노인은 사형을 당하고 수산나는 누명을 벗고 무죄로 판명되는 이야기입니다. 다니엘과 수산나 이야기는? 부패한 두 원로 판사들에 맞서 정의를 수호한 다니엘 이야기입니다. 타락한 원로 판사들이 부패한 기성세대에 속한다면 다니엘은 맑고 밝은 영을 지닌 젊은 세대를 대변해줍니다. 이 이야기 안에는 부패한 기성세대 권력층 곧 가진 자를 비웃는 가운데 때 묻지 않은 젊은 세대를 부각시키는 풍자 문학의 기풍이 서려있습니다. 다니엘과 벨(14,1-22)? 벨은 바빌론의 신들 중에서 제일 많이 알려진 마르둑 신의 또 다른 이름입니다. 그 벨이라는 우상은 엄청난 양의 밀가루와 양 아흔 마리와 포도주를 먹기에 신도들이 매일 그토록 많은 음식을 벨이라는 우상에게 바친다는 이야기입니다. 다니엘이 벨 신을 섬기는 사제들의 사기행각을 들추어냅니다. 사실 사제들은 “제사상 밑으로 비밀 통로를 만들어 놓고, 늘 그 통로로 들어가서 음식을 먹곤 하였던” 것입니다(14,12) 이렇게 해서 다니엘은 키루스 임금과 함께 잡신 벨을 부수어버립니다. 다니엘과 뱀? 다니엘은 바빌론인들이 숭배하던 잡신 뱀도 죽여 없앱니다. 그는 고백합니다. “저는 주 저의 하느님만을 경배합니다.”(14,25) 사실 히브리인들도 뱀을 숭배했었습니다(참조: 민수 21,8-9; 2열왕 18,4; 이사 27,1 <레비아탄>; 시편 74,14 <레비아탄>) [월간 레지오 마리애, 2017년 4월호, 신교선 가브리엘 신부(인천교구 용현5동성당 주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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