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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신약] 신약 여행54: 우리가 주님의 말씀을 전한 모든 고을로 형제들을 찾아..(사도 15,36)
작성자주호식 쪽지 캡슐 작성일2017-06-27 조회수4,319 추천수0

[허규 신부와 떠나는 신약 여행] (54) “우리가 주님의 말씀을 전한 모든 고을로 형제들을 찾아 그들이 어떻게 지내고 있는지 살펴봅시다”(사도 15,36)


유럽 땅에 처음으로 복음의 기쁨 전해지다

 

 

- 코린토는 당시에 경제, 문화적으로 발전한 도시로, 북쪽과 동쪽에 항구를 끼고 있어 상업이 번창했다. 사진은 바오로 사도가 코린토를 떠날 때 머리를 깎았던 켕크레애 항구 유적. 가톨릭평화신문 DB.

 

 

첫 번째 선교 여행을 마친 바오로 사도는 예루살렘 사도 회의 이후 두 번째 선교 여행을 준비합니다. 그의 선교 여행은 새로운 곳에 복음을 선포하려는 목적도 있었지만 이미 복음을 선포한 지역을 방문하는 것도 주요한 목적 중 하나였습니다. 

 

이 선교 여행의 시작에 조금 문제가 있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이미 본 것처럼 바오로는 첫 번째 선교 여행에서 바르나바와 요한 마르코와 동행했습니다. 하지만 문제가 있었나 봅니다. 바오로는 다시 마르코를 동행시키자는 바르나바의 제안에 반대합니다. 바오로는 “팜필리아에서 자기들을 버리고 떠나 함께 일하러 다니지 않은 그 사람을 데리고 갈 수 없다”고 주장합니다. 이 일로 바오로와 바르나바는 갈라지게 됩니다. 

 

이후 바오로는 실라스와 함께 선교를 떠나고 바르나바는 마르코와 함께 키프로스 섬으로 향했다고 사도행전은 전합니다. 처음 선교를 함께 했던 두 인물의 갈등은 후에 정리된 것 같습니다. 콜로새서에서 바오로는 다시 바르나바와 마르코를 언급합니다.(콜로 4,10)

 

두 번째 선교 여행은 처음보다 훨씬 더 넓은 지역에서 이뤄집니다. 바오로는 시리아와 킬리키아 지방을 거쳐 마케도니아와 그리스를 돌며 복음을 선포합니다. 사도행전은 바오로의 일행이 갈라티아 지방을 거쳐 비티니아, 곧 첫 번째 선교 여행의 장소로 가려했지만 “예수님의 영께서 허락하지 않으셨다”(사도 16,7)고 전합니다. 그리고 환시를 통해 마케도니아로 가려고 준비합니다. 

 

여기서 생각해 볼 수 있는 것은 바오로 역시 자신의 의지로 선교한 것이 아니라 하느님 뜻에 따랐다는 점입니다. 원래의 계획과는 달라진 여정이었지만 바오로는 이를 하느님께서 이끌어 주시는 것으로 여깁니다. 

 

두 번째 선교 여행에서 유럽에 처음으로 복음이 선포됩니다. 필리피, 테살로니카, 아테네 그리고 코린토가 이 선교 여행에서 처음 복음을 전하는 장소가 됩니다. 그래서인지 바오로 사도는 유일하게 필리피 교회의 신자들에게 몇 차례 도움을 받은 것처럼 보입니다.(필리 4,16) 다른 이들에게 어떤 짐도 지우지 않았던 바오로 사도의 삶을 생각해 보면 필리피 교회는 그에게 상당히 큰 의미가 있는 곳이라 생각하게 됩니다.

 

선교 여행에서 전해지는 일화는 필리피에서 있었던 일입니다. 바오로가 하는 말에 마음이 열린 옷감 장수 리디아는 그의 온 집안과 함께 세례를 받습니다. 바오로는 한 여자에게서 귀신을 쫓아냅니다. 그를 이용해 돈벌이를 하던 이들은 바오로와 실라스를 고발하기에 이릅니다. 바오로는 감옥에 갇히지만 기적적으로 풀려납니다. 이 이야기에서도 중심이 되는 것은 복음의 선포입니다. 자신들의 책임을 다하지 못한 간수는 자살하려 하다가 바오로의 설득으로 세례를 받고 하느님을 믿게 됩니다. 사도행전은 어떠한 상황에서든 하느님의 말씀이 사람들에게 선포되고 그들이 믿음을 갖게 된 것을 강조합니다. 

 

이 여행의 마지막 장소는 코린토입니다. 코린토는 당시에 경제, 문화적으로 상당히 발전한 대도시였습니다. 바오로는 이곳에서 아퀼라라는 유다인을 만납니다. 그는 황제의 칙령으로 로마에서 쫓겨나 코린토에 살며 천막을 만드는 일을 하던 사람이었습니다. 바오로는 이들과 함께 머무는데 사도행전은 “생업이 같다”고 소개합니다. 

 

바오로 사도는 선교 여행을 하면서 다른 이들에게 경제적인 도움을 받지 않고 손수 일하면서 생활했습니다. 그리고 우리가 알고 있는 것처럼 그리고 사도행전이 전하는 것처럼 바오로 역시 천막을 만드는 일을 했습니다. 바오로는 코린토에서 1년 6개월을 머물며 복음을 선포합니다.(사도 18,11) 이 시기를 보통 50년 즈음으로 생각합니다. 바오로는 이때 처음으로 자신이 이미 복음을 선포한 테살로니카 교회에 편지를 써보낸 것으로 보입니다.

 

[가톨릭평화신문, 2017년 6월 25일, 허규 신부(가톨릭대 신학대학 성서학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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