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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고해성사 거행에 관한 ‘일러두기'중 사죄경 부분 카테고리 | 7성사
작성자유타한인성당 쪽지 캡슐 작성일2011-05-04 조회수2,165 추천수0
 
 
다른 성사 예식서들을 보면 앞부분에 ‘일러두기’를 두어 예식의 구조나 그 예식을 거행하는 데에 필요한 것들을 상당히 자세하고 길게 설명하고 있다. 그리고 모든 예식과 표징의 의미를 잘 설명하고 있다. 그러나 고해성사 거행에 관한 ‘일러두기’는 다른 성사 거행에 비해 설명이 짧고 간단한 편이다. 신자들은 고백 외에 다른 표징을 발견하지 못한다.


그러나 고해성사 예식에는 매우 중요한 또 다른 표징이 들어있다. 오늘날에는 고해소의 현실적인 여건 때문에 참회자(고백자)가 알아차리지는 못하나, 그 표징은 바로 사제가 사죄경을 외우며 참회자를 향하여 손을 펼쳐 드는 동작이다. 이 동작은 매우 오랫동안 해온 것이다. 오늘날에는 벽이나 차단막으로 분리되고 가려진 고해소 안에서 참회자 위에 안수를 할 뿐이다. 이것은 누구나 보고 이해할 수 있는 안수가 암시적인 동작으로 축소된 것이다. 역사가 흐르면서 안수가 부분적으로만 보존되어 전해진 탓이다.


초세기 신자들은 죄를 고백한 뒤에 일정 기간 참회행위(보속)를 했다. 이 기간에 참회자들은 성찬례에 완전히 참여하지 못하였는데, 사제가 봉헌 예물을 준비하기 전에 그들을 위한 기도를 바치고 축복하여 집으로 돌려보냈다. 그들은 부과된 보속을 다하고 파스카 축제 며칠 전에 기도와 안수와 함께 사죄를 받았다. 참회자들은 그렇게 하고 나서야 성찬례에 완전히 참여할 수 있었다. 사제들이 참회자들에게 안수하며 바쳤던 옛 기도문 하나를 보면, 안수는 중요한 동작으로 분명하게 언급되고 있다. “오, 하느님, 저희 손에 하느님의 자비로운 손을 얹어주소서. 그리하여 저희 안수와 하느님의 힘으로 이 사람들 안에 성령의 은총이 내리게 하소서.”


제2차 바티칸공의회 이후 새롭게 고쳐진 고해성사의 새 예식에서 안수 동작이 복구되었다. “사제는 고백자의 기도가 끝난 다음, 고백자 머리 위에 두 손이나 오른손을 펴들고 사죄경을 외운다. 사죄경의 본질적인 말마디는 ‘나는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당신의 죄를 용서합니다.’이다. 이 마지막 말마디를 외면서 사제는 고백자에게 십자표를 그어준다.”그러나 보통 고해소에서 고백하는 신자들은 축소된 동작만을 보게 되거나 아무것도 보지 못한다.


일반으로 안수는 기도와 함께 이루어진다. 표징과 기도는 매우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다. 그러한 관계를 오늘날의 전례 거행 안에서도 얼마든지 찾아볼 수 있다. 예를 들면, 신부와 주교는 세례성사와 견진성사를 집전할 때에 후보자들 위에 손을 펼쳐 안수를 하며, 빵과 포도주를 축성할 때나 물과 기름을 축복할 때에도 안수를 한다. 같은 의미를 지닌 안수를 고해성사 때에도 한다. 사제는 손을 참회자 위에 펴 들고 기도한다. “인자하신 하느님 아버지, 성자의 죽음과 부활로 세상을 구원하시고 죄를 용서하시려고 성령을 보내주셨으니, 교회를 통하여 이 교우에게 용서와 평화를 주소서. 나도 성부와 +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당신의 죄를 용서합니다.”


이 사죄경의 내용을 보면, 사제는 먼저 인류의 역사 안에서 하느님께서 행하신 구원의 행위를 말하고, 자비로우신 아버지 하느님께 용서와 평화를 간절히 바란다. 모든 회개와 화해는 하느님에게서 나온다. 하느님께서는 먼저 우리를 사랑하시고 모든 사람이 구원되기를 원하시며 그들이 진리를 깨닫기를 바라신다. “이것은 모두 다 하느님에게서 왔습니다. 하느님께서는 그리스도를 내세워 우리를 당신과 화해하게 해주셨고 또 사람들을 당신과 화해시키는 임무를 우리에게 주셨습니다. 곧 하느님께서는 인간의 죄를 묻지 않으시고 그리스도를 내세워 인간과 화해하셨습니다. 그리고 그 화해의 이치를 우리에게 맡겨 전하게 하셨습니다”(2고린 5,18-19).


사제는 예수님의 구속 공로에 대해서도 말한다. “인자하신 하느님 아버지, 성자의 죽음과 부활로 세상을 구원하시고 …….” 이와 같이 하느님 아버지와 이루는 화해는 그리스도 안에서 이루어진다. 사람이 되신 하느님의 아드님께서는 우리와 같은 처지에서 우리의 죄를 짊어지시고 십자가에 달리셨다. 성부께서는 인간들의 죄를 대신한 성자의 보속을 받아들이시고 그분을 죽음에서 부활시키시어 영광스럽게 하심으로써 우리와 화해하셨다.


사제는 세 번째 단락에서 하느님의 구원행위에 대해서 말한다. 하느님께서는 죄를 용서하시려고 성령을 보내셨다. 우리는 성서의 기록이나 사죄경의 내용들에서 참회와 화해가 삼위일체적인 사건임을 확인하게 된다. 따라서 성령께서도 구원사업에 참여하신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하느님 아버지께서는 성령을 통하여 성자와 결합하시고 또 성자를 통하여 구원된 모든 사람과 결합하신다. 부활하신 분께서는 당신 제자들에게 성령을 보내시어 제자들이 당신을 대리하여 화해의 직무를 계속하게 하신다. “성령을 받아라. 누구의 죄든지 너희가 용서해 주면 그들의 죄는 용서받을 것이고 용서해 주지 않으면 용서받지 못한 채 남아있을 것이다”(요한 20,22-23). 제자들과 일치하여 있는 교회도, 죄인들을 아버지께 올라가신 성자와 일치시키는 권한을 받았다.


그러므로 화해성사 곧 고해성사는 하느님의 위대한 구원행위에 대한 장엄한 기념으로 시작하여 구분의 구원을 간절히 바라고, 하느님께서 교회의 직무를 통하여 용서와 평화를 주시는 순서로 거행된다. 하느님의 구원업적을 현양하는 기념에서 하느님의 한결같은 충실에 대한 교회의 신뢰심을 드러낸다. 하느님께서는 그리스도를 통하여 ‘한 번’이루신 화해를 오늘도 계속하신다. 이 모든 것이 안수로써 표현된다. 하느님께서 손수 손을 펼치시어 병을 고치시고 표징과 기적을 보이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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