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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성경] 성경 첫걸음: 성경의 땅에 대해 알아볼까요?
작성자주호식 쪽지 캡슐 작성일2018-06-04 조회수7,561 추천수0

[성경 첫걸음] 성경의 땅에 대해 알아볼까요?

 

 

“땅은 당신 백성에 대한 하느님의 진실성과 하느님에 대한 이스라엘의 충성이 실현되는 곳이다. 땅은 또한 하느님과 이스라엘 사이에 맺어진 계약의 가시적 보증이다. 그리고 이 보증은 생기 없는 상징물이 아니다. 그것은 하느님의 피조물들과 만나고 삶을 통해서 그것들을 성화시켜 나가라고 사람들을 부르는, 생생하고 간절한 초대이다”(《주석 성경》, 529쪽).

 

 

Q 성경의 땅은 어디를 가리키죠?

 

A 성경 이야기의 배경이 되는 곳은 고대 근동(近東) 지방입니다. 유럽을 기준으로 비교적 서양에 가까운 동쪽 지역이라는 뜻이죠. 곧 아프리카, 아시아, 유럽 세 대륙이 만나는 지점입니다. 동서로는 터키의 에게 해안에서 중앙 이란까지, 남북으로는 터키 중앙에서 홍해까지를 일컫습니다.

 

성경에 등장하는 땅은 범위가 넓습니다. 아브라함의 이야기는 메소포타미아에서 시작하고, 야곱의 후손들은 이집트에서 오랫동안 종살이를 하죠. 메소포타미아에서 팔레스티나에 이르는 농경 지역이 초승달 모양이라서 ‘비옥한 초승달 지대’라 부릅니다. 지금의 팔레스티나 지역은 그 일부에 불과하죠. 하느님께서 친히 이스라엘 민족에게 약속하시고 그들이 살도록 허락하신 땅(창세 17,8; 탈출 3,8; 신명 32,49; 여호 11,23 참조)에는 이미 다른 종족들이 살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이스라엘은 젖과 꿀이 흐르는 가나안 땅을 차지하기 위해 많은 전쟁을 치릅니다.

 

‘팔레스티나’(영어 ‘팔레스타인’)라는 지명은 가나안에 정착한 이스라엘 백성과 대립하던 필리스티아인(판관기와 사무엘기 참조)에게서 유래했습니다. 135년 제2차 유다인 항쟁을 진압한 로마 황제 하드리아누스가 ‘유대아(Judaea)’라는 이름을 지도에서 완전히 없애면서 그곳을 팔레스티나라는 명칭으로 부르게 했다고 합니다.

 

 

Q 팔레스티나의 환경은 어떤가요?

 

A 팔레스티나에서는 상업과 무역이 활발하지 못했습니다. 팔레스티나는 북쪽의 메소포타미아와 남쪽의 이집트 사이에 자리 잡아, 이 지역을 통해 다양한 사상과 문화, 상인들과 군대가 오갔습니다. 그런데도 마땅한 항구가 없어 북쪽의 페니키아와 지중해를 통해 유럽과 교류하였습니다. 결국 이러한 조건 때문에 팔레스티나는 고대 근동 강대국들의 세력 다툼에 자주 휘말리게 되어 크고 작은 분쟁이 끊이지 않았습니다.

 

지중해성 기후인 팔레스티나는 남한 면적의 1/3 정도 되는 좁은 영토지만, 지역마다 강우량과 기온의 차이가 뚜렷합니다. 해안에서 중앙 산악 지대까지는 비가 적절히 내려 지중해성 농작물(올리브, 포도, 밀, 보리 등)이 풍부합니다. 사해 옆의 유다 광야 지방과 네겝은 반半 사막이어서 계절에 따라 경작과 양 목축이 이뤄집니다. 이런 기후 조건을 지닌 일부 지방은 ‘젖과 꿀이 흐르는 땅’(탈출 3,8)이라는 명칭에 손색이 없지만, 그렇지 못한 곳은 척박한 지형과 기후 탓에 환경이 취약하고 불안정합니다.

 

 

Q 현재 팔레스티나의 상황은 어떠한가요?

 

A 사실 ‘팔레스티나’는 그곳에 세워진 국가의 이름인 ‘이스라엘’로 불리기도 합니다. 기원전 63년에 로마 제국이 팔레스티나를 정복하여 시리아 속주에 병합합니다. 유다 민족의 제1차 항쟁이 실패로 돌아간 70년에는 성전이 소실되고 로마의 직할 속주가 되죠. 132년에 봉기한 제2차 항쟁도 실패로 끝나 유다인들은 로마 제국의 명령에 따라 팔레스티나를 떠나게 됩니다. 오랜 세월이 지난 후, 팔레스티나는 7세기에 칼리프(이슬람교 국왕) 오마르에게 점령되어 16세기 초까지 900년 가까이 아랍인의 통치를 받습니다. 이어서 20세기 초까지 400년 동안 오스만투르크 제국(현재의 터키)의 지배를 받습니다.

 

한편, 나라를 빼앗겼다고 여긴 유다인들은 시온주의 세계 운동, 즉 통일 국가를 만들기 위해 유다인을 팔레스티나 땅으로 복귀시키려는 유다 민족 운동을 전개합니다. 유다인들은 1897년에 국가 건립 계획안을 공표하고 팔레스티나로 이주하기 시작합니다. 이어 팔레스티나 땅을 위임 통치하던 영국의 지지를 받아 수많은 유다인이 팔레스티나로 이주하죠. 유다인이 대량 학살된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난 뒤, 유엔은 모든 아랍국이 반대하는 가운데 팔레스티나 땅을 나누어 유다인들이 나라를 세우는 데 다수결로 동의합니다(1947년). 영국군이 팔레스티나를 떠난 1948년에 유다인 공동체는 이스라엘 국가의 수립을 선포합니다. 이에 반대한 아랍국들이 연합하여 이스라엘과 전쟁을 벌였으나, 정치적 · 경제적 실권을 쥔 전 세계 유다인들과 서방 세계의 비호 아래 이스라엘은 팔레스티나에서 자신들의 땅을 점점 넓혀 가게 됩니다. 성경의 땅 팔레스티나는 이스라엘과 아랍 국가들 사이에 벌어지는 테러와 전쟁, 폭력과 살상으로 인해 오늘날 분열의 땅이 되었습니다.

 

“한 가지 잊지 말아야 할 것은 성경 말씀대로 우주를 창조하신 분은 주님이시고 그분만이 유일한 주권자이자 주인이시며 온 땅이 그분께 속한다는 것이다. 그분이 민족들에게 땅을 분배하신다. 약속의 땅 가나안은 그분의 거처이고 유산이다. 이스라엘은 하느님이 그에게 맡기신 사명을 충실하게 수행하기 위해 이 땅을 사용할 뿐이다. 여러 성경 말씀은 이스라엘이 하느님의 집에 거주하는 ‘이방인이고 거류민’임을 상기시킨다. … 그 땅은 하느님의 것으로 온 세상을 향해 활짝 열려 있어야 한다”(《성경의 세계와 지도》, 28쪽).

 

[성서와 함께, 2013년 11월호(통권 452호), 편집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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