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의 세계] 아멘 아멘(Amen)은 히브리 말이다. 대부분의 나라에선 그대로 사용한다. 희랍어로 기록된 신약성경도 번역 없이 원 발음 그대로다. 예수님께서는 종종 아멘으로 말씀을 시작하셨다. 강렬한 메시지를 주시기 위한 화법이었다. 이런 이유로 초대교회는 기도의 마무리로 아멘을 즐겨 사용했다. 주례자의 기도를 아멘으로 답했고 그대로 전례에 고착시켰다. 유대교와 이슬람교 역시 아멘을 전례용어로 사용하고 있다. 아멘은 히브리어 동사 아만(aman)에서 파생되었다. 확실하다 신뢰하다 고정시키다 등의 뜻을 지닌 동사다. 진리를 뜻하는 히브리어 에메트(Emeth) 역시 어원은 아만이다. 아멘은 문법상 부사(副詞)에 속한다. 말을 꾸미는 역할을 하는 것이 부사다. 고양이가 사뿐 다가왔다란 문장에서 ‘사뿐’에 해당된다. 이런 이유로 아멘은 ‘틀림없이, 확실히’ 등으로 번역될 수 있다. 구약에서 모세는 계명을 주면서 아멘으로 응답할 것을 요구했다(신명 27,14). 분명히 받아들임을 선언하라는 것이었다. 이후 유대인은 예배 때 화답의 긍정 고백으로 아멘을 외쳤다. 공동의 답변으로 사용했던 것이다. 복음의 예수님께서는 말씀에 앞서 아멘을 발하신 적이 많다. 공관복음과 요한복음 모두 등장한다. 말씀의 확실성을 강조하신 어법으로 해석하고 있다. 당연히 초대교회 때부터 아멘은 폭넓게 사용되었다. 주례자는 공적기도 끝에 아멘을 외쳤고 청중 역시 아멘으로 답했다. 지금도 개신교에선 아멘을 많이 사용한다. 설교 도중인데도 아멘을 외치는 청중을 쉽게 목격할 수 있다. 희랍어는 아멘을 아민(Amin)으로 발음한다. 동방교회에선 여전히 아민으로 발음하고 있다. 이슬람교 역시 아-민으로 발음한다. 오늘날 아멘은 기도의 끝맺음으로 고착되었다. 그렇게 될 것으로 믿는다는 표현이다. 아멘은 구약성경 23회, 신약성경 47회, 묵시록만 8번 등장한다. 누군가 조사해 남긴 기록이다. 신앙인은 하루에도 몇 번씩 아멘으로 기도를 마무리한다. 확실히 믿으며 살겠다는 다짐이다. 주님의 선하심을 믿으며 착하게 사는 일이다. 축복도 주시고 아픔도 주시는 주님을 믿으며 살겠다는 결심이다. 신약성경 끝을 장식하는 묵시록 마지막 말씀이다. ‘아멘. 오십시오. 주 예수님(묵시 22,20).’ [2018년 6월 10일 연중 제10주일 가톨릭마산 12면, 신은근 바오로 신부(신안동본당 주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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