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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구약] 똑똑 성경: 토빗기
작성자주호식 쪽지 캡슐 작성일2018-07-11 조회수10,323 추천수1

[똑똑 성경] 토빗기

 

 

Q. 토빗기는 어떤 책입니까?

 

• ‌기원전 8세기 말, 북 왕국 이스라엘의 멸망으로 아시리아에 끌려가 유배 생활을 하는 토빗이라는 인물을 중심으로 전개되는 책입니다. 토빗은 납탈리 지파의 후손으로 아시리아 임금 살만에세르 시대에 니네베로 끌려갔습니다. 그는 고향에서나 유배지에서나 한결같이 충실하게 율법을 지키면서 자선을 베풀고 의롭게 살았는데, 어느 날 갑작스럽게 눈이 머는 불행을 겪게 됩니다. 같은 때, 엑바타나에는 토빗과 마찬가지로 유배 생활 중에도 경건한 삶을 이어가던 사라라는 여인이 악귀의 장난으로 기구함에 짓눌리고 있었습니다. 신방을 차리기도 전에 남편을 잃는 불운을 일곱 번이나 겪었고, 그 불행이 사람들의 멸시를 불러왔습니다. 고통의 구렁에서 토빗과 사라는 죽음을 청하는 기도를 하는데, 하느님께서는 두 사람의 처지를 가엾게 보시고 라파엘 천사를 보내시어 도와주십니다. 라파엘 천사는 토빗의 아들 토비야를 도와 아무 탈 없이 사라와 결혼하게 하고, 토빗의 눈까지 뜨게 해 줍니다.

 

☞ 1,1-6,1 : 시련과 기도

☞ 6,2-11,18 : 라파엘과 함께하는 토비야의 여행과 혼인

☞ 12-14장 : 토빗의 찬미가, 그의 유언과 죽음

 

 

Q. 참새 똥, 물고기의 염통 · 간 · 쓸개 같은 소재가 사건의 발단이나 해결의 실마리가 되고, 악귀가 등장하는 점에서 토빗기는 문학 작품 같은 인상을 주는데요?

 

•‌ 토빗기는 문학성이 두드러질 뿐만 아니라 역사적 사건을 제시하는 데서 오류도 보입니다. 주인공 토빗이 속했다고 하는 납탈리 지파가 아시리아에 포로가 되어 끌려갔던 시기를 토빗기는 살만에세르 임금 때(기원전 726~722)라고 언급하지만, 실제로 납탈리 지파의 유배는 티글랏 필에세르 3세 시대에 이루어졌습니다(기원전 733). 저자는 토빗의 이야기를 엮을 때 허구성을 감추기는커녕 도리어 노골적으로 드러내려 했습니다. 그래서 왕국의 분열(기원전 933)에서부터 니네베의 멸망(기원전 612)까지 약 300년에 걸쳐 일어났던 굵직한 사건들을 토빗이 일생 동안 거의 모두 경험한 것으로 제시하기까지 했습니다.

 

• ‌토빗기는 이처럼 기원전 10~7세기의 상황을 배경으로 하고 있지만, 이야기에 담긴 메시지를 들여다보면 기원전 7세기경의 사람들을 염두에 두고 작성된 것 같지는 않습니다. 토빗의 삶에 공감할 수 있었던 사람들이 많게 된 시기, 다시 말해 토빗처럼 국가적 불행으로 고국을 떠나 이민족 사이에 살게 된 유다인(디아스포라)이 상당한 규모를 이루었던 때는 헬레니즘 시대(기원전 333~63)였습니다. 이들에게는 이방 문화와 이민족 한가운데 살아가면서 맞닥뜨려야 했던 갈등이나 의문에 대한 답과 어떤 시련을 겪더라도 하느님께 충실하도록 독려하는 신앙적 자극이 절실했습니다. 그와 같은 시대적 요청 속에서 토빗이라는 허구적 인물의 삶을 모델로 한 이 교훈 문학적 역사서가 엮어졌습니다.

 

 

Q. 이방에서 이민족 사이에 살아야 했던 유다인들에게 토빗의 삶은 어떤 가르침을 주나요?

 

• ‌이스라엘 땅에 살던 때에 토빗은 예루살렘 성전에서 제사를 드리고, 일가의 한 여인을 아내로 맞이함으로써 하느님께 충실한 삶을 살았습니다(1,4-9). 그렇지만 아시리아의 니네베, 곧 이방에 살게 되면서는 이민족들의 음식을 먹지 않음으로써, 그리고 친척과 동족들에 대한 자선 행위를 통해 하느님을 기억하였습니다(1,10-22). 그는 아들 토비야에게도 자선의 실천(4,7-11)과 하느님 찬미(4,19)를 당부하며, 조상의 후손들 가운데에서 아내를 맞아들이도록 권고합니다(4,12).

 

• ‌토빗의 행적은 디아스포라에서 하느님 백성으로서의 정체성을 지켜 나가는 데에 이스라엘 땅에 살 때와는 다른 방식이 요구됨을 보여 줍니다. 바로 동족 간의 유대와 결속을 강화하고 이민족과의 경계를 유지하는 것인데, 이를 위한 구체적인 길이 자선과 하느님 찬미, 그리고 동족간의 혼인으로 요약됩니다. 그 길을 삶이 순탄할 때나 곤란할 때나 충실히 걸어갔던 토빗을 하느님께서는 늘 살펴 주셨습니다. 그가 겪는 불행 때문에 알아보기 어려울 때도 있었지만, 하느님께서는 토빗의 기도에 응답하시며 복을 주셨습니다. 저자는 이방에서 험난한 상황에 처하더라도 흔들림 없이 자선과 기도로써 하느님께 마음을 다하고, 민족적 정체성을 지키는 데 힘을 다하기를 이 교훈적인 이야기에 담고자 했습니다. 그리하여 그분께서 응답해 주신다는 확신을 헬레니즘 시대의 디아스포라 유다인들과 공유하고자 했습니다.

 

[외침, 2018년 7월호(수원교구 복음화국 발행), 복음화국 성경사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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