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의 세계] 다니엘 바빌론의 네부카드네자르는 기원전 605년 왕이 되어 42년간 다스리다 BC 562년 죽었다. 예루살렘성전 파괴자로 알려져 있지만 바빌론엔 많은 건축물을 남겼다. 바벨탑과 바빌론 공중정원은 그의 작품이다. 다니엘서에 의하면 어느 날 높이 예순 암마(Amma)의 거대한 금상을 평야에 세운다(다니 3,1). 바빌론 수호신 마르두크(Marduk) 상이었다. 암마는 중지 끝에서 팔꿈치까지 길이로 45cm 정도다. 60암마면 대략 27m. 임금은 명령을 내려 신상(神像)에 절하지 않으면 죽음에 처하겠다고 한다. 제막식 날 신하들은 모두 절하며 금상을 신으로 받들 것을 약속한다. 하지만 다니엘은 거부한다. ‘절하지 않으면 타오르는 불가마 속에 던져질 터인데 그래도 좋으냐?’ ‘임금님이 죽이려 해도 주님께서 구해주실 것입니다.’ 다니엘 답변이었다(다니 3,17). 기원전 6세기 바빌론의 유명인사로 떠오른 다니엘은 유대 출신 젊은이였다. 당시 바빌로니아는 포로지의 왕족과 귀족자녀를 모아 특수교육을 시켰다. 하수인으로 만들기 위해서였다. 그들은 바빌론 문화와 종교를 익히며 특수 환경에서 살았다. 대열에 끼인 다니엘도 지시에 따라 훈련받았다. 이름도 벨트사차르로 개명했다(다니 1,7). 어느 날 왕의 시종(侍從)으로 발탁되면서 꿈 해몽의 기회를 만난다. 무서운 꿈에 시달리던 왕에게 정확한 해석을 알려줬던 것이다. 주님께서 개입하신 일이었다. 왕은 다니엘을 살리고 싶었지만 고심 끝에 불가마에 던져 죽게 한다. 하지만 주님께선 지켜주셨고 불가마 속에서 그 유명한 세 젊은이의 찬미노래를 남겼다(다니 3,24-45). 수도자 성무일도에 남아있는 기도문이다. 이후에도 다니엘은 함정에 빠져 사자 굴에 던져지지만 주님께서 지켜주신다. 우상숭배 강요와 신앙배척이 공공연했던 포로지에서 다니엘의 존재는 커다란 위안이었다. 하느님의 뜻을 따라 산다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그 길이 행복으로 가는 길임을 다니엘은 증명했다. 이러한 다니엘이었기에 그의 이름을 빌린 많은 책들이 등장했다. 그중 하나가 구약의 묵시록으로 알려진 다니엘 예언서다. 기원전 2세기 희랍세력 박해 때문에 등장한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네부카드네자르 시대가 배경이었기에 최근까지 논란이 되어왔다. 다니엘 말뜻은 주님께서 판단하신다는 뜻이다. [2018년 12월 23 · 25일 대림 제4주일 · 주님 성탄 대축일 가톨릭마산 8면, 신은근 바오로 신부(신안동본당 주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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