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의 세계] 사람의 아들 예수님께선 사람의 아들이란 표현을 즐겨 쓰셨다. 복음서에 82회 등장한다. 사도행전(7,56)과 묵시록에도 있다(1,13. 14,14). 몇 번을 제외하곤 모두 직접 말씀하신 것이다. 한자로 인자(人子)다. 어떤 연유로 그렇게 많이 말씀하셨을까? 메시아의 모습을 드러내신 것으로 보고 있다. 제자들도 스승의 이 외침에서 특별한 느낌을 받았을 것이다. 그러기에 초대교회 전승에 확실하게 남았고 많은 횟수로 성경에 기록되었을 것이다. 사람의 아들이란 표현은 다니엘서 7장에 처음 등장한다. 구약의 묵시문학을 대표하는 예언서다. ‘내가 밤의 환시 속에서 앞을 보고 있는데 사람의 아들 같은 이가 구름을 타고 나타나 하느님께 인도되었다. 그에게 통치권과 영광과 나라가 주어져 모든 민족이 그를 섬기게 되었다(다니 7,13- 14).’ 다니엘은 사람의 아들 같은 이가 하느님 통치권을 받고 민족들을 다스린다고 했다. 예수님께선 당신이 바로 그 사람의 아들 같은 이라 선언하신 것이다. 다니엘서 7장의 역사적 배경은 기원전 2세기다. 당시 이스라엘은 희랍세력 지배하에 있었다. 왕은 안티오코스 4세 에피파네스(Epiphanes)였다. 그는 유대인 특유의 저항이 종교에서 나온다고 봤다. 그리하여 유대교 말살 정책으로 율법 폐지와 안식일과 할례 금지령을 내렸다(BC 167년). 어기면 사형이었다. 기원전 167년 12월 16일에는 예루살렘 성전에 제우스 신상을 세우고 돼지고기를 제물로 바쳤다. 성전모독과 유대인 박해의 정점이었다. 다니엘서는 사람의 아들이 오시면 이 모든 것이 한순간 정리될 것이라 했다. 유대민족을 지배했던 네 왕국은 4짐승으로 묘사되어 있다(다니 7,3). 아시리아와 바빌론, 페르시아와 희랍이다. 하느님은 짐승으로부터 통치권을 뺏어 사람의 아들 같은 이에게 준다(다니 7,14). 다니엘서는 묵시록에 인용되었다. 요한은 뿔이 열이고 머리가 일곱인 짐승이 바다에서 나오는 것을 본다(묵시 13,1). 교회를 박해하던 로마세력을 상징한다. 사람의 아들 같은 이가 오시면 이 또한 끝날 것이라 했다(묵시 14,4). 이렇듯 사람의 아들은 초대교회 희망이었다. 구원자인 그리스도로 이해되었다. 수난복음의 예수님께선 최고의회에서 심문받으신다. 대사제가 ‘당신이 메시아요?’ 질문하자 이렇게 답하셨다. ‘그렇다. 너희는 사람의 아들이 하늘의 구름을 타고 오는 것을 볼 것이다(마르 14,62). 다니엘서 7장의 주인공이 자신임을 공적으로 드러내신 것이다. [2019년 1월 20일 연중 제2주일 가톨릭마산 8면, 신은근 바오로 신부(신안동본당 주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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