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의 세계] 다니엘서 다니엘서는 구약의 묵시록이다. 묵시(默示)란 알 수 없는 상황에서 누군가 암시를 제공했다는 의미다. 희랍어 아포칼립시스(Apocalypsis)의 번역으로 ‘베일을 벗기다. 뚜껑을 열다. 가린 걸 공개하다’라는 뜻이다. 천기누설(天機漏洩)과도 통한다. 신약성경 묵시록도 미래상황이 비유와 상징으로 표현되어 있다. 역사적으로 이해가 쉽지 않았다. 숱한 논쟁의 원인이 된 이유다. 지금도 그렇다. “종말이 임박했으니 재산을 바쳐라.” “내가 재림예수다.” 이렇게 외쳤던 이들은 모두 묵시록을 근거로 내세웠다. 나름의 해석이 가능했기 때문이다. 다니엘서는 구약의 묵시록이다. 다니엘은 기원전 6세기 바빌론에 살았던 유대인이다. 오랫동안 그의 작품으로 알려져 왔다. 당시 임금 네부카드네자르가 처음부터 등장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실제 저자는 기원전 2세기 인물로 확인되었다. 누군가 다니엘 이름으로 작품을 남겼다고 보는 것이다. 기원전 2세기 유대인은 희랍세력의 통치를 받았다. 지배자는 시리아의 안티오코스 4세였다. 에피파네스(Epiphanies)로 알려진 악명 높은 왕이다. 에피파네스는 신이 등장했다는 뜻이다. 자신을 신격화한 이름이다. 실제로 그는 예루살렘성전에 제우스 신상을 세우고 경배를 강요했다. 유대인은 “황폐를 부르는 혐오스러운 것”이라며 반발했다. 복음서에도 이 용어는 등장한다(마태 24,15). 다니엘서는 이런 상황의 유대인을 격려했던 책이다. 신앙을 독려하며 박해자는 결국 사라질 것을 암시하고 있다. 마침내 유다 마카베오 가문의 등장으로 통치세력은 예루살렘에서 물러간다. 이스라엘은 오랜 염원 끝에 독립을 이룩한 것이다(기원전 164년). 하스모니아 왕조의 출발이다. 성전에 세워진 제우스 상은 철거되었고 엄숙하게 속죄제가 바쳐졌다. 모든 지파는 거국적으로 환영했다. 훗날의 하누카(Hanukkah) 축제다. 다니엘서는 14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13장과 14장은 제2경전으로 분류된다. 1~6장은 역사적 인물 다니엘에 관한 기록이며 7~12장은 그의 환시에 관한 증언과 해설이다. 상징적인 비유와 환상적인 문체로 박해세력의 종말을 전하고 있다. 육신 부활과 사후세계 암시도 구약에선 첫 등장이다. 자연스레 신약의 묵시록에 커다란 영향을 끼쳤다. 다니엘(Daniel)은 판단을 뜻하는 단(Dan)과 하느님을 뜻하는 엘(El)의 합성어다. 미국과 유럽 통계에서 언제나 10위안에 들 만큼 서구인들이 좋아하는 이름이다. [2019년 2월 3일 연중 제4주일 가톨릭마산 8면, 신은근 바오로 신부(신안동본당 주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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