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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신약] 성경 속에서 걸어 나오는 사람: 갈라티아서
작성자주호식 쪽지 캡슐 작성일2019-02-13 조회수6,906 추천수0

[성경 속에서 걸어 나오는 사람] 갈라티아서

 

 

갈라티아서는 언제 어디서?

 

기원후 54-55년경 사도 바오로가 3차 전도여행 때 삼 년여 동안 머물던 에페소에서 썼다고 봅니다. “아폴로가 코린토에 있는 동안, 바오로는 여러 내륙지방을 거쳐 에페소로 내려갔다. 그곳에서 제자 몇 사람을 만나, ‘여러분이 믿게 되었을 때에 성령을 받았습니까?’ 하고 묻자, 그들이 ‘받지 않았습니다. 성령이 있다는 말조차 듣지 못하였습니다.’ 하고 대답하였다…… ”(사도 19,1-2) “그러니 내가 삼 년 동안 밤낮 쉬지 않고 여러분 한 사람 한 사람을  눈물로 타이른 것을 명심하십시오. 이제 나는 하느님과 그분 은총의 말씀에 여러분을 맡깁니다.”(20,1-32)

 

 

갈라티아서의 수신인들은?

 

바오로 사도는 외교에서 이제 막 개종한 그곳 그리스도인들에게 이 편지를 씁니다. “전에 여러분이 하느님을 알지 못할 때에는 본디 신이 아닌 것들에게 종살이를 하였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하느님을 알게 되었습니다. 아니, 하느님께서 여러분을 알아주셨습니다.”(갈라 4,8-9)

 

 

지금 수신인들의 처지는?

 

당시 갈라티아 지방의 그리스도인들은 다른 선교사들에 의하여 할례를 비롯하여 다른 유다교 율법 규정들을 고스란히 다 지켜야 한다는 유혹을 받고 있었습니다. 그러한 길만이 십자가를 통하여 인류 구원을 이루신 그리스도께로 나아가는 길이라고 가르치는 이들이 등장했던 것입니다. 이들은 에세네파에 속해있던 극단적인 보수파 유다인들로도 추정됩니다. 이들은 인류의 죄를 속죄하시려고 십자가에 돌아가시고 부활하신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 인류구원이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구약의 율법을 준수함으로써 이루어진다고 주장하는 이들입니다. 이는 한마디로 다시금 구약시대로 돌아가자는 것이나 다름없습니다.

 

 

갈라티아의 그리스도인들은?

 

자칫 지금까지 바오로와 사도들이 가르치던 참 진리에서 벗어날 위기에 놓인 것입니다. 이에 사도는 격한 표현으로 그들을 꾸짖습니다. “아, 이 어리석은 갈라티아 사람들이여! 예수 그리스도께서 십자가에 못 박히신 모습으로 여러분 눈앞에 생생히 새겨져 있는데, 누가 여러분을 호렸단 말입니까?”(3,1) 어느 한 지방 사람들을 두고 뭉뚱그려서 이와 같이 “어리석은 갈라티아 사람들이여!” 라고 하는 표현은 사실 엄청나게 모욕감을 줄 수 있는 표현임에도 사도가 그렇게 말한 이유는 무엇입니까?

 

 

아직 어린이와 같이 걸음마 단계에 있는 이들?

 

이제 막 세례를 받은 갈라티아 그리스도신자들이 어쩌면 집단으로 오류나 혼란에 빠져버릴 수도 있겠다는 염려에서 바오로가 그렇게 말했다고 보면 이해가 쉽습니다. 사도는 이어서 다음과 같은 질문을 통하여 그들의 잘못을 짚어가며 바로잡아 주고자 합니다. “여러분은 율법에 따른 행위로 성령을 받았습니까? 아니면, 복음을 듣고 믿어서 성령을 받았습니까?”(3,2)

 

 

바오로 사도는?

 

다시금 조금 다른 표현으로, 정통 복음의 길을 떠나서 엉뚱한 길로 빠져드는 갈라티아 신자들을 꾸짖습니다. “여러분은 그렇게도 어리석습니까? 성령으로 시작하고서는 육으로 마칠 셈입니까?”(3,3)

 

 

바오로가 말하는 정통 복음은?

 

인류 구원은 오로지 십자가에 달려 자신을 희생 제물로 봉헌하신 예수 그리스도로부터 온다는 것입니다. 이제 인류는 구약 율법의 굴레에서 벗어나, 십자가를 통하여 부활의 영광에 도달하신 예수님을 믿음으로써 이루어집니다. 우리 인간이 성령의 이끄심으로 예수님을 통하여 하느님께 나가게 되었다는 가르침입니다. “때가 차자 하느님께서 당신의 아드님을 보내시어 여인에게서 태어나 율법 아래 놓이게 하셨습니다. 율법 아래 있는 이들을 속량하시어 우리가 하느님의 자녀 되는 자격을 얻게 하시려는 것이었습니다.”(4,4-5)

 

 

갈라티아서는?

 

갈라티아서간이 사도 바오로의 핵심 신학을 집중적으로 전해주는 편지로 보면 좋습니다. 훗날 사도는 이 갈라티아서간에서 논쟁적인 측면은 줄이고 전체 내용을 더욱 새롭고도 폭넓게 정리합니다. 그것이 바로 로마서간입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흔히 로마서간을 갈라티아서간의 확대 증보판이라고 일컫습니다.

 

 

바오로의 생애?

 

갈라티아서에서 바오로는 자신이 어떤 경위로 그리스도 신앙을 가지게 되었는지를 명확히 밝혀줍니다. “그러나 어머니 배 속에 있을 때부터 나를 따로 뽑으시어 당신의 은총으로 부르신 하느님께서 기꺼이 마음을 정하시어, 내가 당신의 아드님을 다른 민족들에게 전할 수 있도록 그분을 내 안에 계시해주셨습니다. ….”(갈라 1,15-16.17-24)

 

 

바오로의 신학과 신앙은?

 

사도는 구약 율법에 얽매어 할례를 강요하는 수구파 유다 지도자들과의 논쟁 속에서 자신이 취한 태도를 명확히 밝힙니다. “그러나 복음의 진리[the truth of the gospel]가 여러분과 함께 길이 머물도록 하려고, 우리는 그들에게 잠시도 양보하지 않았습니다.”(2,5)

 

 

갈라티아서의 맺음말에서(6,11-18)?

 

사도는 이 서간의 골자를 생동감 있게 자신의 손으로 직접 갈라티아인들에게 쓴다고 말합니다. “보십시오. 내가 직접 이렇게 큰 글자로 여러분에게 씁니다.” 여기서 사도는 율법에 매달리는 수구파 유다인들과 그리스도를 중심으로 하는 자신의 입장을 다음과 같이 밝힙니다. “겉으로만 좋게 보이려고 하는 자들, 그자들이 여러분에게 할례를 강요하고 있습니다. 그들은 오직 그리스도의 십자가 때문에 받는 박해를 면하려고 그리하는 것입니다. 할례를 받은 그들 자신도 율법을 지키지 않습니다. 그들은 여러분 몸에 한 일을 자랑하려고, 여러분이 할례 받기를 원하는 것뿐입니다.”(6,12-13)

 

 

갈라티아서를 쓴 목적은?

 

사도는 서간 맺음말에서 서간 집필 목적을 다음과 같이 밝힙니다. “사실 할례를 받았느냐 받지 않았느냐는 중요하지 않습니다. 새 창조만이 중요할 따름입니다.”(6,15) 여기서 말하는 창조는 피조물인 우리 인간이 예수 그리스도를 믿고 세례를 받음으로써 새로운 창조물, 새로운 피조물이 되었음을 뜻합니다. 새로운 창조물은 곧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새로 태어나 하느님의 자녀가 된 ‘그리스도인의 실존’을 뜻합니다. “그리스도와 하나 되는 세례를 받은 여러분은 다 그리스도를 입었습니다. 그래서 유다인도 그리스인도 없고, 종도 자유인도 없으며, 남자도 여자도 없습니다. 여러분은 모두 그리스도 예수님 안에서 하나입니다.”(3,27-28)

 

 

사도 바오로의 신학은?

 

당시 이른바 정통 유다인들은 그저 율법 규정들 하나하나를 빠짐없이 섬세히 지키는 길이 하느님을 따르는 길이라고 보았습니다. 그에 반해 바오로는 예수 그리스도를 믿음으로써 구원이 온다고 보았습니다(3,6-18 참조). 뿐만 아니라 예수 그리스도를 믿음으로써 하느님의 영, 곧 성령을 받게 된다고 말합니다. “그렇다면 여러분에게 성령을 주시고 여러분 가운데에서 기적을 이루시는 분께서, 율법에 따른 여러분의 행위 때문에 그리하시는 것입니까? 아니면, 여러분이 복음을 듣고 믿기 때문에 그리하시는 것입니까?”(3,5)

 

[월간 레지오 마리애, 2019년 2월호, 신교선 가브리엘 신부(인천교구 용현5동성당 주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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