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제2차 바티칸 공의회 문헌] 비그리스도교와 교회와의 관계에 관한 선언(우리 시대)(1965) | 카테고리 | 천주교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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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유타한인성당 | 작성일2012-10-17 | 조회수390 | 추천수0 | |
비그리스도교 선언 「우리시대」
서론 제2차 바티칸공의회는 1965년 10월28일에 ''비그리스도교와 교회의 관계에 대한 선언'' 「우리 시대」를 공포했다. 특히 제1-3항에서는 불교, 회교, 힌두교에 관해, 제4항에서는 유다인에 관해 다루었다.
이 선언을 토대로 다종교를 기반으로 하고 있는 한국 사회에서 우리 교회가 비그리스도교와 발전적 관계를 유지해 나갈 수 있는 방안과, 아울러 한국교회가 다종교적 심성을 지닌 우리 민족 복음화를 위해 갖춰야 할 할 사목적 대안을 제안해 보는 것은 의미 있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지난날 교회 모습과는 달리 오늘날에 와서 교황님께서 세계 종교지도자들과 일치를 위한 기도모임을 갖고, 한국 주교님들께서 불교 지도자들과도 만나 대화를 나누시고 나라와 세계를 위한 기도모임 등에 자리를 함께 하는 모습, 그리고 사제들과 수도자들이 초파일이나 성탄절에 서로 축하하며, 사회봉사 활동도 함께 실천하는 모습을 보면서 내심 세상이 많이 달라졌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렇게 교회 안에 달라진 사고방식을 갖게 해준 원인은 무엇일까? 현대 세상에 적응하기 위한 제2차 바티칸공의회의 가르침 덕분이다.
1. 우리 시대의 모습
오늘날 세계는 하나의 지구촌을 이루고 있다. 뉴스도, 언어도, 유행도 문화도 지역 한계를 넘어 세계가 하나가 되려 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우리나라에도 많은 외국인근로자들이 와서 함께 생활하며 지낸다. 과거에는 각 국민과 그 문화가 상대적으로 독립돼 있고, 각 국민은 각자 다른 양식의 생활을 보존하고 있었으나, 현대정세는 일변했다. 지금 인류는 하나이고 세계는 하나의 역사를 갖게 됐다.
과거에 종교적 긴장이 나라간 다툼, 나아가서는 장기간 전쟁의 원인이 됐던 일도 있었다. 복음을 전한다는 의무를 존중한 나머지 타인의 자유를 존중하는 의무를 무시한 일도 있었다. 자신의 신앙에 대한 우월감과 이교도에 대한 대립적 감정에서 상호 이해의 길을 막은 일도 있었다. 그러나 이제는 각국 사이에 긴장이 있다면 그것을 완화하고 해결하려는 노력이 교회 사명이어야 한다. "인류가 날로 더욱 긴밀히 결합되고 여러 민족들의 유대가 더욱 강화되고 있는 오늘날, 교회는 비그리스도교들에 대한 관계를 더욱 진지하게 숙고하고 있다"(「우리 시대」, 제1항).
가톨릭교회가 과거의 배타적 자세만을 고수하고 있다면 그 본래 사명을 수행할 수 없게 될 것이다. 그리스도 강생 후 2000년이 지나 삼천년기에 들어간 오늘날, 인류 대부분이 아직도 그리스도와 그 구원의 소식을 모르고 있기 때문이다. 지구상에 60억이 넘는 인구가 살고 있는데, 그리스도와 그 구원 은혜를 모르거나 인정하지 않는 사람들이 수십억이 넘는다. 이들의 구원 문제를 심각하게 생각해야 한다. 유다교, 불교, 이슬람교, 힌두교 등 비그리스도교 사람들에게 마음의 문을 열라고 가르치신 공의회의 정신을 깊이 받아들여야 한다.
2. 제2차 바티칸공의회의 가르침
제2차 바티칸공의회는 그리스도 교회의 일치를 목표로 하고 수많은 교회들에 대한 가톨릭교회의 태도를 ''일치 교령''(「일치의 재건」)과 ''동방교회 교령''(「동방교회들」)으로써 분명히 하고 상호 이해와 일치의 길을 열었다. 또 ''비그리스도교 선언''「우리 시대」를 공포함으로써 타종교에 대해 사랑과 관용의 태도를 드러냈을 뿐 아니라 무신론자에게도 같은 마음으로써 접근하려고 노력했다. ''교회헌장''(「인류의 빛」)은 복음을 아직 받아들이지 않은 사람들도 여러 가지 이유로 하느님 백성과 관련돼 있다고 말하고 있다(제2장 14-16항).
공의회는 먼저 유다인에 대한 잘못된 생각을 버려야한다고 가르친다. 과거 교회의 역사를 관찰하면 교회 내에는 ''유다인은 하느님께 버림받은 자, 하느님의 구원을 상실한 자''라는 생각이 압도적이었다. 공의회는 이와 같이 잘못된 생각을 버리고 그리스도의 수난과 죽음의 책임을 그 당시 유다인들에게 무차별하게 지우거나, 오늘의 유다인에게 지울 수 없다고 분명히 선언하고 있다. 기원 70년 예루살렘의 멸망 후, 조국을 잃고 전 세계에 분산되어 살고 있는 유다인의 역사는 박해와 고난의 역사였다고 말할 수 있다. 이 사실을 경솔하게 하느님의 저주라고 혹은 범죄의 결과라고 속단할 것이 아니라, 하느님이 특별히 선택하여 준 시련, 하느님의 은총에 대한 준비라고 신학적으로 해명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가르친다.
''교회헌장''은 제2장에서 유다인이 하느님으로부터 버림받은 자가 아니라, 이스라엘 민족과 교회가 한 분이신 하느님 백성이라는 것을 분명히 하고 있다. 유다인에 대한 하느님의 태도는 변하지 않는다. 인간의 태도는 변하지만, 하느님은 신실하신 분이시다. ''비그리스도교 선언''은 제4항에서 이스라엘에 대한 교회 태도를 분명히 표명했다. 타민족에 비교해 유다인을 특별한 입장에서 보는 것이 아니라, 하느님의 인류구원이란 관점에서 생각하고자 함에서였다. 따라서 하느님께 선택되어 부르심을 받고 사랑을 받은 민족으로서 고찰해야 한다.
제2차 바티칸공의회를 소집한 교황 요한 23세는 유다인에 관한 문제를 공의회에서 다룰 준비를 하고 있었다. 그는 교황에 선출되기 전부터 유다인에 대해 깊은 관심을 가지고 있었다. 1960년 그는 유다인 대표 이사악 쥴레스(Isaac Jules)로부터 다음과 같은 요망서를 제출받았다. 1) 그리스도교가 유다인에 대해 가지고 있는 편견을 시정할 것 2) 유다인이 세계에 분산된 이유가 하느님의 천벌이라고 주장하는 신학자들의 가르침을 시정할 것 3) 유다인을 하느님을 죽인 범인으로 생각하고 있는 것은 교회 전통에 위배되는 것이고 따라서 정정해야 할 것 등이다. 이런 요망에 대해 요한 23세는 "당신의 호소는 희망이라기보다는 오히려 당연한 권리주장이다"고 대답했다.
4. 유다인에 대해 가져야 할 올바른 자세
선언문은 역사 안에서 하느님이 이스라엘을 자신의 백성으로 선택하고, 이 백성을 통해 구원의 길을 계시한 사실을 지적한다. 유다인은 전 인류의 대표자로서 하느님과 계약을 맺었다. 이 계약으로 인해 그들은 전 인류 구원의 도구가 됐다. 그러므로 "이 거룩한 공의회는 교회의 신비를 탐구하면서 신약의 백성을 아브라함의 후손과 정신적으로 결합 시켜 주는 유대를 기억 한다"(「우리 시대」4항). 독생성자 구세주도 이 백성으로부터 태어났다. 착한 목자이신 그리스도 안에서 유다인도 이방인도 일치돼 있음을 표현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의 평화이신 그리스도께서 십자가를 통하여 유다인과 이방인을 화해시키시고 당신 안에서 그들을 하나가 되게 하셨음을 교회는 믿고 있다"(「우리 시대」4항; 에페 2,14-16 참조).
"이방인들의 야생 올리브 나무 가지가 접목된 좋은 올리브나무 뿌리에서 자라고 있음을 잊을 수 없다"(「우리 시대」4항). 이 선언문은 이방인의 구원에 대해 말씀하셨던 사도 바오로의 비유 말씀(로마 11,17-24)을 인용한다. 그리스도 교회는 이스라엘이란 올리브나무에 접목된 ''야생 올리브나무 가지''다. 접목은 원 나무 뿌리에서 양분을 받아들여 살고 있다. 하느님의 새로운 백성인 신약의 교회는 구약의 선택된 선민, 이스라엘의 나무와 그 뿌리인 성조들에 의해 육성되고 있다. 접목은 원 나무를 경멸해서는 안 된다. 가지는 나무가 있고, 그 뿌리가 있기 때문에 비로소 살 수 있기 때문이다. 사도 바오로는 유다인은 하느님 계시에 대해 우선의 자격을 가지고 있다고 말씀하신다(로마 11,17참조). 하느님은 자신과 자신의 계획을 먼저 구약의 백성을 통해 계시하셨다(히브 1,1참조). 신약의 백성인 교회는 이 계시를 받아들이고 있다.
예수님 명령에 따라 복음을 전파하기 위해 출발한 제자들은 어디를 가든지 맨 먼저 유다인에게 복음을 전했다. 따라서 우리는 그리스도의 교회를 비유다인의 교회로 생각해서는 안 된다. 유다인을 하느님 백성에 속한 사람, 그 구성원으로 생각할 때 올바르게 교회의 신비를 이해할 수 있다. "그리스도 교회는 하느님의 신비로운 구원 계획에 따라 이미 성조들과 모세와 예언자들에게서 교회의 신앙과 선택이 시작되었음을 인정 한다"(「우리 시대」4항).
5. 비그리스도교인들에 대한 자세
1963년 제2차 바티칸공의회의 제2회기 개회식에서 교황 바오로 6세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가톨릭교회는 그리스도교 신자라는 한계를 넘어서 저편도 본다. 즉 ''아버지께서는 악한 사람에게나 선한 사람에게나 똑같이 햇빛을 주시고 옳은 사람에게나 옳지 못한 사람에게나 똑같이 비를 내려주신다''(마태 5,45). 또 요한 3,16의 주님 말씀에 따라 교회는 그 사랑을 교회 안에서만 베푸는 데 그칠 것이 아니라 교회 밖으로도 눈을돌려 타종교와 대화하고 각 종교가 가진 선한 것, 진실 된 것을 인정하고 하느님을 예배하는 종교적 정신을 보존하고 참다운 문화에 공헌할 임무를 자각하도록 권고한다." 1964년 8월6일에 공포한 회칙 ''Ecclesiam Suam''의 제3부에서 바오로 6세는 "유일하고 최고이신 하느님을 예배하는 사람들 안에 유다교인, 단일신을 믿는 종교 특히 회교도가 포함되고, 나아가서는 아프리카, 아시아의 위대한 여러 가지 종교의 신봉자들도 포함 된다"고 말했다.
결론
1) 공의회의 가르침에 따라서 이제 우리 가톨릭 신자들은 더 이상 유다인을 저주받은 백성이라거나 하느님을 죽인 백성이라고 불러서는 안 된다. 그리스도의 수난과 죽음의 책임을 전 유다인에게 지울 수는 없다. 하느님 뜻에 순종하여 세상의 죄를 없애시기 위해 바치신 예수 그리스도의 자발적 희생으로 생각해야 한다.
2) 교회는 하느님으로부터 받은 복음 선포의 사명을 자각하고, 사람과 사람 사이, 민족과 민족 사이에 인간 존엄성에 바탕을 둔 모든 권리에 관해 차별을 두어서는 안 된다. 지금까지 민족이나 인종, 신분이나 종교가 상이함을 이유로 행해졌던 차별이나 압박이 복음 정신에 완전히 위배된다는 것을 깨달아야 한다. 따라서교회는 모든 사람과 대화를 할 마음을 지니지 않으면 안 된다. 그러기 위해서는 먼저, 모든 사람과 벗이 되고 서로가 존경하며 진실한 사랑으로써 대해야 한다.
3) 타종교의 전통 안에 가치 있는 것을 발견할 때, 그 선물이 하느님으로부터 온 것임을 인정해야 한다. 그리스도교가 유일한 하느님 계시의 가르침이라고 믿고 있지만, 여러 가지 방법으로 인간 마음에 호소하시는 하느님 섭리를 도외시해서는 안 된다. 제2차 바티칸공의회의 ''비그리스도교 선언'' 「우리 시대」는 타종교와 타협하려는 것이 아니고, 타종교의 존재의미를 인식하고 그에 대한 태도를 분명히 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4) 신학교에서는 미래 사제들에게 타종교에 관해 충분히 가르쳐야 하며, 예비신자 교리 시간이나 신자교육 기회에 타종교를 무시하는 생각을 버려야 할 것을 가르쳐야 한다.
지난 2월6일 방글라데시에 교황대사로 부임한 장인남(바오로) 대주교는 3월에 방글라데시 대통령에게 신임장을 드렸다. 그 자리에서 방글라데시 대통령은 종교간 우의를 도모하고 상호 존경과 신의를 지키는 교황청의 일을 진심으로 돕겠다는 말을 했다고 전해 들었다. 우리나라 모든 국민들도 같은 정신으로 모든 사람들을 사랑하는 풍토가 이루어지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평화신문 기자 pbc@pbc.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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