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의 세계] 아빠 아버지 예수님께서는 하느님을 아버지라 부르셨다. 복음서에 무려 170번 등장한다. 마르코 4번, 루카 15번, 마태오 42번, 요한 109번. 이렇듯 많이 부르신 이유는 무엇일까? 하느님은 아버지시다. 이 사실을 강조하기 위해서였다. 율법의 하느님보다 사랑의 하느님이 먼저란 사실을 알려주시기 위해서였다. 그런 까닭에 복음(기쁜 소식)이다. 자녀를 키워본 사람은 안다. 벌주는 부모보다 애정을 쏟는 부모가 먼저라는 사실을. 예수님께서는 아빠(Abba)라는 말씀도 남기셨다.(마르 14,36) 원문은 아람어다. 그분께서 아람어를 쓰셨기에 발음 그대로 기재한 것이다. 히브리 문헌에서 하느님을 아빠라 부른 대목은 없다고 한다. 주님을 아이 말이나 애칭으로 부르는 건 경망스러운 일로 여겼기 때문이다. 이런 분위기인데도 예수님께선 아빠라는 용어를 쓰셨다. 하느님을 새롭게 체험하셨기 때문이다. 육친의 아버지로 느끼셨던 것이다. 아빠라는 표현 속에 담긴 따뜻한 가르침이다. 예수님께선 아람어를 쓰셨다. 기원전 722년 이스라엘을 정복했던 아시리아(Assyria) 말이다. 아시리아는 빛을 뜻하는 아슈르(Asshur)가 어원이며 지금의 시리아(Syria)는 그들의 후예다. 아시리아(Assyria)에서 As를 떼버린 것. 히브리인은 이들을 아람(Aram)족이라 했다. 그들의 문자가 아람어로 불리게 되는 이유다. 훗날 아시리아를 정복했던 바빌로니아도 아람어를 사용했고 뒤이어 등장한 페르시아는 아람어를 공용어로 선언했다. 그리스와 로마가 지배할 때도 민중 언어는 여전히 아람어였다. 예수님 시대 이스라엘도 아람어를 사용했고 히브리어는 전례 용어로만 남아 있었다. 신앙인은 주님의 기도에서 몇 번이나 하느님을 아버지로 부른다. 하지만 예수님께선 그 때문에 생명의 위협을 받기도 하셨다. 유대인들이 신성모독으로 판단했기 때문이다.(요한 5,18) 이후 사도들이 스승의 가르침을 확실하게 전했기에 주님의 기도는 미사 전문에 남을 수 있었다. 아빠는 교회 용어로도 사용되고 있다. 4세기부터 수도원장을 아빠스(Abbas)라 했고 교황의 라틴어 표기도 파파(Papa)다. 우리말 아빠도 예부터 사용하던 아바마마의 아바가 원형이라 한다. 아바라는 호칭으로 아버지를 불렀으며 아비란 말의 어원이 된다는 것이다. 역사적 흔적으로 보면 아빠가 아버지보다 오래된 단어인 셈이다. [2019년 11월 24일 온 누리의 임금이신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왕 대축일(성서 주간) 가톨릭마산 8면, 신은근 바오로 신부(신안동본당 주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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