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사목교서 ‘성서의 해 II’ 특집] 유배 이전의 예언서 - 아모스, 호세아, 미카, 스바니야, 나훔, 하바쿡 바빌론 유배 이전에 활약한 예언자들의 선포를 담고 있는 예언서를 먼저 살펴보려고 합니다. 지면 관계상, 시대순으로 각 예언자의 시대와 신학을 간략하게 언급하면서 각 권의 예언서를 살펴보겠습니다. 예언서 가운데 가장 오래된 예언서는 자신의 설교를 기록으로 남긴 최초의 아모스서입니다. 아모스 예언자가 활동했던 지역은 북 이스라엘이었으며, 시기적으로는 기원전 762년경에 활동했으리라고 추정합니다. 이 시기의 북 이스라엘의 임금은 예로보암 2세였습니다. 이 시기에 북 이스라엘은 경제적으로 아주 부흥하는 시기였습니다. 하지만, 경제적 부흥의 이면에는 가난하고 어려운 사람들, 약자에 대한 배려가 없는 사회였습니다. 아모스 예언자는 이러한 시대적 배경 속에서 하느님께서 이스라엘 백성에게 요구하시는 ‘공정’과 ‘정의’를 실천하라고 외칩니다. ‘공정’과 ‘정의’를 따르지 않음, 그것은 곧 하느님을 거스르는 것이라는 신학을 중심으로 예언서가 전개됩니다. 다음으로 호세아 예언서입니다. 그는 아모스 예언자처럼 북 이스라엘에서 활동하였지만, 아모스보다 조금 늦은 기원전 750~722년에 활동한 것으로 보입니다. 호세아 예언자는 자신의 삶으로 하느님 말씀을 선포하였습니다. 호세아는 자신의 혼인 생활을 통해서 이스라엘 백성이 하느님 사랑을 배신하고 이방신을 숭배하는 것을 시각화합니다. 그의 부인 고메르는 호세아를 떠나서 창녀가 됩니다. 호세아는 그녀와 헤어지려고 하지만, 하느님의 지시를 받고 고메르를 데려오고, 이 상처 가득한 관계 속에서 하느님과 이스라엘의 관계를 병행해서 보여줍니다. 이스라엘 백성은 하느님을 외면하지만, 하느님께서는 그 백성을 사랑으로 대하십니다. 바로 이 사랑을, 이스라엘 백성을 향한 하느님의 사랑을 호세아는 자신의 삶을 통해서 전해줍니다. 아모스와 호세아는 북 이스라엘에서 활동한 예언자였습니다. 호세아 예언자와 비슷한 시기에 남 유다 왕국에서 활동한 예언자는 미카 예언자였습니다. 미카 예언서는 하느님의 심판에 관한 메시지를 강렬하게 전해줍니다. 하느님의 심판에는 남북이 따로 없습니다. 북 이스라엘과 남 유다의 수도인 사마리아와 예루살렘이 하느님의 심판 앞에 철저하게 파괴될 것을 예고합니다. 그러한 파괴가 있고 난 뒤에 하느님의 구원이 주어질 것이라는 사실을 선포합니다. 파괴 이유는 명확합니다. 백성의 지도자들이 타락했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미카 예언자의 선포 핵심은 공정과 정의 실천, 하느님을 향한 사랑이었습니다. 북 이스라엘은 기원전 722년에 아시리아의 침입을 받아서 멸망합니다. 이제 남 유다 왕국만이 남았습니다. 다음의 예언서는 시대적으로 북 이스라엘이 멸망한 후를 배경으로 합니다. 우선 스바니야 예언자는 약 기원전 628년 전에 활동했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스바니야서는 냉정한 메시지를 전해줍니다. ‘야훼의 날’ 온 땅이, 온 우주가 황폐해질 것을 선언합니다. 그러한 파괴 뒤에 모든 것이 끝나는 것이 아니라, ‘이스라엘의 남은 자들’을 향해서 재앙에서도 희망을 가져오실 수 있는 하느님의 구원을 암시합니다. 나훔 예언서는 북 이스라엘을 멸망시킨 아시리아의 수도 니네베가 바빌론에 의해서 함락된 612년에 쓰였습니다. 나훔 예언서가 보여주는 특징은 바로 예루살렘, 사마리아가 아닌, 니네베에 관해 언급한다는 사실입니다. 이를 통해서 하느님은 이스라엘 백성만, 유다 백성만의 하느님이 아니라, 다른 민족들도 하느님 정의의 심판 앞에 놓인다는 사실을 알려줍니다. 마지막으로 하바쿡 예언서입니다. 시대적 배경은 605년부터 유배 직전인 598년까지입니다. 하바쿡서의 질문은 바로 하느님께서 왜 세상의 불의를 심판하지 않으시는지? 왜 세상의 모순을 그분은 방관하는가? 였습니다. 하지만, 그는 하느님 정의는 반드시 승리한다는 진리를 증언하면서 하느님에 대한 신앙과 신뢰를 잃지 말 것을 선포합니다. 초기 예언서들은 이렇듯이 ‘공정’과 ‘정의’를 실천하지 않는 백성들을 향한 하느님 심판의 말씀이 주요 내용을 이룹니다. 그래서인지 예언서를 읽노라면 무섭고 섬뜩한 느낌도 듭니다. 하지만, 그들 예언자의 선포 목적은, 하느님 심판이 협박이 아닌, 회개로의 초대라는 사실입니다. 그렇게 하느님의 품으로 돌아오면 구원이 충만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2020년 4월 26일 부활 제3주일 인천주보 3면, 박형순 바오로 신부(인천가톨릭대학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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