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삐 문헌 읽기] 하스모니아 가문과 그리스인들 기원전 2세기 셀레우코스 왕조의 안티오코스 에피파네스는 팔레스티나 지역에 헬레니즘 문화와 제도를 강요하고 유다교를 박해하였다(1마카 1,10-64). 이에 맞서 하스모니아 가문 출신 마타티아스와 다섯 아들은 이민족의 제사를 거부하고 이방신 제단과 시설들을 파괴하며 투쟁한다(2장). 다음은 다섯 형제의 승리를 칭송하면서도, 그들이 세운 하스모니아 왕국의 불안정한 통치를 비판하는 미드라시들이다. 그리스(셀레우코스) 왕조는 누구의 손에 넘어갔는가? 하스모니아 가문의 아들들에게 넘어갔다. 그들은 레위 지파 출신이다. 레위가 그리스인들에게 맞선 것이다. 레위는 (르우벤과 시메온 다음) 세 번째 지파이고 그리스는 (바빌론과 페르시아 다음으로 이스라엘을 통치한) 세 번째 왕조이다. 레위는 세 철자로 되어 있고, 그리스도 세 철자로 되어 있다. 레위는 (성전에서) 나팔을 불고 그리스인은 (전쟁터에서) 나팔을 분다. 레위는 모자를 쓰고 그리스인은 투구를 쓴다. 레위인은 긴바지를 입고 그리스인은 반바지를 입는다. 레위인은 수가 적은 반면, 그리스인은 수가 많다. 수가 많은 이들이 와서 적은 이들 손에 넘어갔다(창세기 라바, 99,2). 이야르 달 스무사흗날, (성전 근처 요새 주민인) 하크라 사람들이 예루살렘에서 떠났다. 이스라엘은 그들이 예루살렘 사람들을 괴롭혀 낮이나 밤이나 드나들 수 없었다. 하스모니아 가문이 그들을 물리치고 거기서 내쫓았다. 그들을 추방한 날을 기념일로 삼았다. 이야르 달 스무이렛날, 유다와 예루살렘에서 화관이 사라졌다. 그리스 왕조 시대에 그들은 장미 화관을 가져와 이방신의 신전 입구와 가게 입구와 마당 입구에 걸었다. 그리고 이방신을 위해 노래를 부르고, 자기네 주인이 아니라 이스라엘 하느님의 몫인 황소의 이마와 나귀의 이마에 그 화관을 씌웠다. 하스모니아 가문이 그들을 물리쳐 그 관습을 폐지하였다. 그것을 폐지한 날을 기념일로 삼았다. … 시완 달 열닷샛날과 열엿샛날, 벳스안 사람들과 비크아타 사람들(벳스안과 이즈르엘 계곡에 살던 이방인)이 쫓겨났다. 그들도 그리스 시대에 이스라엘에게 눈엣가시 같은 존재였다. 고대에도 쫓겨나지 않았고 여호수아도 다윗도 그들을 쫓아내지 않았다. 그러나 그들은 쫓겨나야 마땅하기에, 하스모니아 가문이 그들을 물리치고 추방하였다. 그날을 기념일로 삼았다(바빌론 탈무드 메길라, 6ㄱ). 티슈레 달 사흗날, 문서에 하느님의 이름을 기록하는 일이 금지되었다. 사악한 그리스 왕조가 이스라엘에 칙령을 내려, 하늘에 계신 분의 이름을 입에 담지도 못 하게 한 것이다. 하스모니아 가문이 그들을 물리쳐 승리를 거두자 하늘에 계신 분의 이름을 언급할 수 있게 되었다. 문서들에도 마찬가지다. 그래서 그들은 ‘지극히 높으신 분의 대사제 요하난이 (섬기던) 이러이러한 해’라고 기록을 남겼다. 현인들이 이를 두고 말하였다. “(빚진 자)는 내일을 위해 빚을 갚고 (빌려준 자)는 대출 문서를 찾아 오물 언덕에 던져 버려라.” 그들은 그 칙령을 폐지하고 그날을 축제일로 삼았다(바빌론 탈무드 로시하샤나, 18ㄴ). 그리스인들이 성전에 들어가 거기 있는 기름을 모두 더럽혔다. 하스모니아 가문이 그 왕조를 물리쳐 승리를 거두고 확인해 보니, 남은 기름이라고는 작은 단지 하나뿐이었다. 대사제의 인장으로 봉인되어 (부정해지지 않았으며) 하루 사용할 양이었다. 그런데 기적이 일어나 그것으로 여드레 동안 불을 밝혔다. 그들은 (이어 올) 다른 해를 위해 그날을 기념일로 삼고 찬미와 감사를 드렸다(바빌론 탈무드 샤밧, 21ㄴ). 니카노르는 그리스 총독 가운데 하나이다(1마카 7장 참조). 그는 날마다 유다와 예루살렘에 손을 올리며 말하였다. “언제 내 손을 그 성읍에 뻗어 짓밟을까?” 하스모니아 가문이 그와 그의 대군을 물리쳐 승리를 거두었다. 그들은 (니카노르를 죽이고) 그의 엄지손가락과 엄지발가락을 잘라 예루살렘 문에 매달고는 말하였다. “우쭐대며 말하던 입과 예루살렘 위로 올린 손은 앙갚음을 당하리라”(바빌론 탈무드 타아닛, 18ㄴ). 어찌하여 하누카(봉헌절) 때 불을 밝히는가? 하스모니아 아들들이 승리를 거두고 성전에 들어갔을 때, 그들은 거기서 쇠로 된 말뚝을 여덟 개 발견하여 그것들을 바닥에 고정하고 그 위에 촛불을 밝혔기 때문이다. … “주님은 하느님, 우리를 비추시네.”(시편 118,27)라고 한 대로이다(프시크타 라바티, 2,1). 얀나이(얀내우스) 임금 때 일어난 일이다. 임금은 광야의 코할릿으로 가 그곳의 예순 성읍을 정복하였다. 그는 크게 기뻐하며 돌아와 이스라엘의 모든 현인을 불러들이고 말하였다. “우리 조상들은 성전 건물에서 일할 때 소금에 절인 음식을 먹었소. 우리도 조상들을 기념하여 소금에 절인 것을 먹읍시다.” 그래서 그들은 금 식탁에 소금에 절인 음식을 올려놓고 먹었다. 그곳에 마음이 사악한 악마 같은 인간이 하나 있었는데 이름이 엘아자르 벤 포이라였다. 엘아자르 벤 포아라가 얀나이 임금에게 말하였다. “임금님, 바리사이들(현인들)의 마음이 임금님을 거스르고 있습니다.” 임금이 말하였다. “그럼 내가 어떻게 해야겠느냐?” “(대사제로서) 이마에 성직패를 다시고 그들을 일으켜 세우십시오(성직패에는 하느님의 이름이 새겨져 있어 그들이 임금을 존경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그는 그렇게 하였다. 그곳에 한 원로가 있었고 이름은 유다 벤 그디드야였다. 그가 임금에게 말하였다. “임금님, 당신께는 왕관으로 충분합니다. 사제의 관은 아론의 후손에게 넘겨주십시오.” 그들은 임금의 어머니가 모데인에서 포로로 잡혔다고 말하였다(포로 상태인 여인은 사제와 혼인할 수 없으므로 얀나이는 사제로 부적합하다는 뜻). 임금은 그 일이 사실인지 확인해 보았으나 (증인을) 찾을 수 없었다. (소문만 무성하자) 임금은 분노하여 이스라엘의 현인들을 쫓아냈다. 엘아자르 벤 포이라가 임금에게 말하였다. “임금님, (거짓 소문의 당사자가) 이스라엘의 평범한 사람이라면 그런 심판을 받는 것이 (마땅합니다). 그러나 당신은 임금이시고 대사제이십니다. (거짓 소문의 당사자가) 당신이신데 이 정도 심판으로 되겠습니까?” 임금이 말하였다. “그럼 내가 어떻게 해야겠느냐?” “제 충고를 들으시겠다면 그들을 죽이십시오.” “그러면 토라는 어쩐단 말이냐?” “그것은 돌돌 말아서 구석에 두십시오. 공부하고 싶은 사람이나 와서 배우라지요.” 곧바로 얀나이에게 악이 들어갔다. 그가 엘아자르에게 말하였다. “기록 토라는 그렇게 할 수 있다. 그런데 구전 토라는 어쩐단 말이냐?”(구전 토라는 현인들에게만 전해지기 때문이다.) 그러자 엘아자르 벤 포이라를 통해 악이 일어나 모든 이스라엘 현인이 살해되었다. 세상은 (토라 없이) 황폐해졌다. 시메온 벤 샤타가 다시 예전의 토라는 회복시킬 때까지 그러했다(바빌론 탈무드 키두신 66ㄱ). 용감한 마카베오 형제들 덕분에 유다인들은 이방인들의 멍에를 벗고 정치 · 종교적 독립을 이루게 되었다. 하지만 그렇게 새 시대를 맞이하였음에도 하스모니아 왕조는 종교 문제로 바리사이를 비롯한 여러 무리와 갈등을 빚고 반목에 휩싸인다. 마지막 탈무드(키두신)는 얀나이 임금이 바리사이를 팔백 명이나 붙잡아 처형한 일을 다룬 아가다(미드라시를 이루는 두 부분 가운데 율법 세칙이 아닌, 해설과 비유담을 가리킨다.)로서, 그 참혹한 사건으로 말미암아 세상이 ‘토라가 없는 황폐한 곳’으로 변하였다고 풀이한다. * 강지숙 빅토리아 – 의정부 한님성서연구소에서 구약 성경과 유다교 문헌을 연구하고 있다. [경향잡지, 2020년 10월호, 강지숙 빅토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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