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공관 복음서들과의 관계 | 카테고리 | 성경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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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이정임 | 작성일2014-01-30 | 조회수1,546 | 추천수2 | 신고 |
(십자성호를 그으며)
주석성경 요한 복음서 입문 3. 공관 복음서들과의 관계
요한은 전체적으로 복음서라는 문학 양식을 충실히 따른다. 그러나 그의 작품은 같은 이름으로 불리는 다른 책들, 곧 공관복음서들과는 여러 관점에서 구분된다. 먼저 우리의 주의를 끄는 것은 장소와 시간상의 순서가 다르다는 사실이다. 공관복음서에 따르면, 예수님께서는 먼저 오랫동안 갈릴래아에 머무르신다. 그다음, 공관 복음서마다 여행 기간에 다소간의 차이가 있기는 하지만, 유다 지방으로 가시고, 끝으로 예수살렘에 잠깐 머무르신다.
요한 복음서에서는 이와 달리, 이 지방 저 지방으로 자주 옮겨 다니시고, 유다 지방 특히 예루살렘에 오래 체류하신 것으로 되어 있다(1,19-51; 2,13ㅡ3,36; 5,1-47; 7,14ㅡ20,31). 그리고 공관 복음서에는 예수님께서 공생활 중에 파스카 축일을 한 번만 지내시는 것으로 나오지만, 요한 복음서에서는 이 축일을 여러 차례 곧 여러 해 지내신 것 으로 언급된다(2,13;5,1; 6,4; 11,55). 그럼으로써 예수님의 공생활이 공관 복음서와 달리 2년 이상 지속되었음을 시사하게 된다.
다른 점은 문제와 구성 방식에서도 나타난다. 공관 복음서에서는 예수님의 여러 가자 짧은 말씀을 한데 모아 놓거 나 간략한 말씀이 곁들여진 기적 이야기로 된 작은 단락들이 주를 이룬다 반면에 요한은 예수님과 관련된 사건들 이나 그분께서 일으키시는 표징 곧 기적들을 선별해서 다룬다. 그리고 대부분의 경우, 그러한 사건이나 표징을 대담이나 설교로 길게 설명한다. 이렇게 해 나가다가 어느 한순간에는 매우 극적인 정점에 다다르기도 한다.
요한은 모든 복음서에 공통된 자료를 독자적으로 선택할 뿐만 아니라 자기만의 자료를 이용한다는 사실로써 다른 복음서 저자들과 구분된다. 물론 공관 복음서 전통에서 다루는 사건들을 요한도 많이 이야기 한다. 곧 세례자 요한의 활동과 요르단 강에서 거행된 예수님의 세례와 첫 제자들으 소명(1,10-51), 성전에서 상인들을 쫓아내신 일화(2,13-21), 고관 아들의 병을 고쳐 주신 기적(4,43-54), 중풍 병자와(5,1-15) 눈먼 이를 고쳐 주신 기적(9,1-41), 호숫가에서 빵을 많게 하시고 물 위를 걸으신 기적(6,1-21), 예루살렘에서 벌어지는 논쟁(7ㅡ8장 과 10장), 베타니아에서 한 여자가 예수님께 향유를 발라 드린 일화, 그리고 수난과 부활을 둘러싼 사건들의 전개(12ㅡ21장) 등이다.
그러나 공관 복음서 전통의 또 다른 요소들은 요한 복음서에 나오지 않는다. 곧 예수님께서 광야에서 받으시는 유혹, 거룩한 변모, 성찬례 제정 이야기, 예수님께서 게쎄마니에서 겪으신 고통, 그리고 여러 가지 기적 이야기, 또 (산상 설교를 비롯하여 대부붑의 비유와 종말론적 설교에 이르기까지) 그 밖의 많은 가르침을 이 넷째 복음 서에서는 찾아볼 수 없다.
요한이 사용하는 언어도 공관 복음서와 매우 다르다. 그는 공관 복음서에 자주 나오는 "하느님의 나라"라는 표현을 단 두번만 사용한다(3,3.5). 그 대신에 "생명" 또는 "영원한 생명"으로 이야기하기를 즐겨 한다. 그리고 세상, 빛과 어둠, 진실과 거짓, 하느님의 영광과 사람들에게서 받는 영광 같은 주제를 좋아한다.
요한 복음서에는 공관 복음서 전통의 많은 요소가 나오지 않는 대신에 새로운 자료들이 적잖이 들어 있음을 볼 수 있다. 곧 가나의 혼인 잔치(2,1-11), 니코데모와의 대담(3,1-11), 사마리아의 어떤 부인과의 대화(4,5- 57), 라자로의 부활과 그 뒷이야기(11,1-19), 수난과 부활 이야기에 나타나는 여러 가지 사항 등이다. 그리고 사건을 길게 설명하는 설교나 대담도 주목을 끈다. 예컨대 최후의 만찬 뒤에 이어지는 마지막 대담은 (13,31ㅡ17,26) 그 만찬을 넘어 교회의 시대를 준비하는 구실을 한다.
그렇다면 요한이 공관 복음서들을 어느 정도 알고 있었느냐 하는 의문이 제기된다. 많은 주석가들은 요한이 다른 복음서들을 직접 알지는 못하였다고 생각한다. 요한은 주님과 관련된 여러 전통들만 알고 있었는데, 공관 복음서 저자들도 그 전통들을 바탕으로 삼았을 뿐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요한 복음서와 공관 복음서 사이에 아주 명료한 문학적 접촉점들이 드러난다.
이러한 사실은 요한이 마르코 복음서, 특히 루카 복음서를 알고 있었으리라는 가능성을 크게 높여 준다. 마태오 복음서와 관련해서는 그렇게 분명하지 않다. 아무튼 요한은 독자들이 광관 복음서의 큰 전통들을 이미 알고 있는 것으로 전제한다는 점은 분명하다고 할 수 있다.
요한은 바로 이 전통들을 나름대로 손질하는데, 자기보다 앞서 복음서를 저술한 저자들보다 더 큰 자신감을 가지고 더 자유롭게 그 일을 한다. 요한에게 충실성이란, 예수님에게 이루어지는 구원 사건들을 일어난 그대로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라, 그 일들의 중요성을 파악하고 그것을 깊이 있게 표현해 내는 것이다. 그래서 충실성은 이를테면 창조적인 것을 말한다.ㅡ 발췌 끝 ㅡ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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