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카인의 성읍 에녹 | 카테고리 | 성경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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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이정임 | 작성일2014-05-07 | 조회수1,488 | 추천수0 | 신고 |
(십자성호를 그으며)
왜 카인은 자신이 세운 성읍의 이름을 에녹이라고 했을까? 저는 이 부분도 궁금했었습니다.
그러나 저는 그 에녹성이라는 이름을 통해 이런 걸 묵상해 보았습니다.
아담의 자손 중에 에녹은 어떤 분이신가? "에녹은 육십오 세 되었을 때, 므투셀라를 낳았다. 므투셀라를 낳은 다음 삼백 년을 하느님과 함께 살아가면서 아들딸을 낳았다. 에녹은 모두 삼백육십오 년을 살았다. 에녹은 하느님과 함께 살다가 사라졌다. 하느님께서 그를 데려가신 것이다."(창세 5,21-24)
저는 에녹을 묵상하면서 참 기뻤습니다. 에녹이 우리에게 희망을 주고 있기 때문이었습니다. 에녹이 이 세상을 산 햇수는 모두 365년이었습니다. 일년 365일과 같은 의미로 다가왔습니다. 그런데 에녹은 365년 전체를 다 하느님과 함께 살았다고 하지 않았습니다. 300년을 하느님과 함께 살았다고 했습니다.
만약 에녹이 365년을 몽땅 다 하느님과 함께 살았다면 아마도 우리에게는 희망이 없을 것입니다. 이 세상 사람 그 누가 있어 온 생애를 몽땅 하느님과 함께 사는 사람이 있겠는지요? 65년은 자기 힘으로 살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느님께서 에녹을 하늘로 불러 올리셨다는 것은 우리에게 희망이 아니고 무엇이겠는지요?
이렇게 묵상해 본 에녹에 대한 희망이 아마 성경 저자는 카인의 마음 안에도 있었다는 것을 표현하고 싶었던 것은 아니었을까? 그렇게 카인의 마음을 들여다 보았습니다. 어쩌면 우리들의 마음도 이와 같지 않을까 합니다. 정작 몸과 마음은 에녹과 같이 하느님과 일치된 마음으로 살아가지 못하고 있지만... 마음은 늘 카인이 세운 에녹성을 우리도 세우고 살아가고 있지 않는가?...
카인이 아벨을 살해하고 하느님과 대화하는 장면에서 카인이 가장 두려워했던 것이 무엇인지 알 수 있습니다. 비록 자신의 동생 아벨을 죽인 카인이지만 카인은 하느님과 함께 살지 못하는 것이 얼마나 두렵고 떨리는 삶인지 바로 알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카인이 주님께 아뢰었다. "그 형벌은 제가 짊어지기에 너무나 큽니다. 당신께서 오늘 저를 이 땅에서 쫓아내시니, 저는 당신 앞에서 몸을 숨겨야 하고, 제상을 떠돌며 헤메는 신세가 되어, 만나는 사람마다 저를 죽이려 할 것입니다."(창세 4,13)
하느님께서 어떤 말씀을 하셨길래 카인이 이런 대답을 했을까요? "네가 땅을 부쳐도, 그것이 너에게 더 이상 수확을 내 주지 않을 것이다. 너는 세상을 떠돌며 헤메는 신세가 될 것이다."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어떤 이가 세상을 떠돌며 헤메며 사는 신세겠습니까? 주인이 없는 사람이 아니겠습니까? 몸과 마음의 주인이 아니 계시니 ... 곧 모든 것을 알고 계시는 분께서 알려 주시지 않으니 세상 사는 것이 이렇게 살아야 할지, 저렇게 살아야 할지 몰라서 헤메고 떠돌며 사는 신세라는 의미겠지요. 하느님을 주인으로 모시고 사는 이는 주인께서 알려주시는 대로 살기에 헤메고 떠돌고 살지 않습니다.
이런 묵상을 토대로 카인의 마음을 들여다 볼 때... 그럼에도 불구하고 카인 역시도 하느님과 함께 살고 싶었다고 그 마음이 느껴졌던 것입니다. 그래서 아담의 자손 중에 유독 하느님과 함께 살다가 하느님께서 하늘로 불러 올리신 그 에녹이랑 카인의 성읍 이름이 에녹성이라고 부른 것의 의미를 함께 생각해 보았습니다.
저 역시도 카인과 다름없는 모습의 삶을 살아내기도 하지만 마음은 늘 에녹의 삶을 꿈꾸고 있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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