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약성경 순례 - 구원 역사의 발자취를 따라] 야곱의 일족이 이집트로 이주하다(창세기 45-50장) 지금 우리는 파라오의 궁궐에 와 있습니다. 힉소스 시대에 하부 이집트의 수도는 나일강 텔타 지역에 위치한 아바리스였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아바리스는 현재 이집트의 수도인 카이로에서 북동쪽으로 120Km 정도 떨어져 있습니다. 요셉의 형제들이 왔다는 소식은 파라오의 궁궐에도 전해졌습니다. 그러자 파라오는 요셉의 아버지와 형제들을 이집트 땅으로 이주하도록 초청합니다. 그는 요셉의 형제들에게 수레와 여행 양식, 예복 한 벌씩을 주었고, 벤야민에게는 은전 300세켈과 예복 다섯 벌을 주었습니다. 그리고 야곱에게는 이집트 특산물을 실은 나귀 10마리와 여행 음식을 실은 암나귀 10마리를 보냈습니다. 야곱은 요셉이 살아있다는 아들들의 말을 믿기 어려웠지만 요셉이 보낸 수레를 보고 아들을 보러 이집트로 내려가려고 결심합니다. 그는 헤브론을 떠나 브에르 세바에 이르렀을 때 하느님께 제사를 바쳤습니다. 그때 하느님께서 밤의 환시 중에 나타나시어 이집트로 함께 내려가실 것이며, 다시 그를 이곳으로 데려오겠노라고 약속하십니다. 요셉은 고센에서 아버지 야곱을 맞이합니다. 그는 아버지를 보고 목을 껴안은 채 한참 울었습니다. 이어서 그는 가족들에게 파라오를 알현할 준비를 시킵니다. 파라오가 생업에 대해 물으면 가축을 치는 사람이라고 대답하라고 말합니다. 이집트인들은 농업을 주로 합니다. 따라서 목축을 한다는 것은 그들의 경쟁 대상이 되지 않으리라는 인상을 줄 것입니다. 파라오는 야곱 일족에게 고센 땅에 머물 수 있는 허락을 줍니다. 요셉은 가족들이 고센 지방 가운데 가장 좋은 곳인 라메세스에 정착하게 합니다. 또 그들에게 소유지를 떼어 주고, 필요한 양식도 대어 주었습니다. 야곱 일족은 고센 땅에서 자식들을 많이 낳고 크게 번성하였습니다. 130세에 이집트로 이주해 온 야곱은 이 땅에서 17년을 더 살았습니다. 야곱이 아프다는 소식을 듣고 찾아온 요셉과 그의 두 아들에게 야곱은 베텔에서 그에게 나타나셔서 후손에게 땅을 주시겠다고 하신 하느님의 약속을 상기시키며, 요셉의 두 아들 에프라임과 므나쎄가 이 땅의 상속자가 될 수 있도록 그들을 아들로 입양합니다. 그리고 요셉에게 어머니 라헬의 무덤이 베들레헴 근처에 있음을 알려주고, 요셉의 의도와는 반대로 오른손은 에프라임 위에, 왼손은 므나쎄 위에 얹어 그들을 축복합니다. 그리고 아브라함이 히타이트 사람 에프론에게서 산 막펠라의 동굴에 자신을 묻어달라고 당부하고 세상을 떠납니다. 앞서 살펴본 대로 이 묘지에는 아브라함과 사라, 이사악과 레베카, 레아가 묻혀 있습니다. 야곱의 시신은 40일에 걸쳐서 미이라로 방부처리됩니다. 야곱의 죽음을 애도하며 칠십 일 동안 곡을 한 후, 요셉은 파라오에게 야곱의 장사를 지낼 수 있는 허락을 얻어 그의 시신을 헤브론에 있는 막펠라 동굴에 매장하였습니다. 그후 요셉도 110세에 세상을 떠납니다. 요셉의 시신은 방부처리되어 관에 모셔졌습니다. 그는 형제들에게 하느님께서 그들을 다시 가나안 땅으로 데려가실 때 자신의 유골도 가져갈 것을 맹세하게 하였습니다. 후일 모세가 이스라엘 백성과 함께 이집트를 떠날 때 요셉의 유골을 가지고 나왔습니다(탈출 13,19). 요셉의 무덤은 스켐에 있습니다. 이것으로 창세기의 여정은 끝납니다. 요셉이 세상을 떠난 후 야곱과 함께 이집트로 내려간 70명의 그의 일족의 운명은 어떻게 되었을까요? 이들의 이야기가 바로 탈출기에서 보도될 사건의 배경을 이룹니다. 우리의 다음 순례 여정은 계속해서 이집트에서 펼쳐집니다. [2021년 7월 25일 연중 제17주일(세계 조부모와 노인의 날) 가톨릭마산 8면, 김영선 루시아 수녀(광주가톨릭대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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