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 묻고답하기

제목 Q: '하느님'인가요, '하나님'인가요?-----A: 김웅태 신부 카테고리 | 천주교
작성자유타한인성당 쪽지 캡슐 작성일2015-01-22 조회수1,549 추천수0
(십자성호를 그으며)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83: '하느님'인가요, '하나님'인가요?

 
    처음 신앙에 입문하려는 많은 사람들이 '하느님'과 '하나님'의 차이가 어디에 있느냐고 질문을 해 온다. 주로 프로테스탄트(개신교)측에서 '하나님'이라 하는데, 전지전능 하시고 유일한 절대의 주재자라는 뜻에서 그렇게 부르고. 가톨릭측에서는 하늘의 주인, 즉 천지만물을 창조하시고 다스리시며 선악을 판단하고 화복을 내리시며 영원히 살아계시는 오직 한 분인 신이란 뜻에서 '하느님'이라고 부른다. 둘 다 일리 있는 말인 것 같다.
    그러나 그 뜻을 분명히 밝혀 둠으로써 많은 이들이 더 이상 혼돈을 느끼지 않고 올바르게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보다 바람직하다고 생각된다.
    1981년 7월 8일자 서울신문 칼럼 '고인돌'에 서울 YMCA 전 명예총무 전택부씨는 '여러해 전 부터 신구교 일치 운동이 일어나게 되었다'고 전제하며 대충 다음과 같은 이야기를 적고 있다. "일치운동 중 대표적인 것이 성경의 공동번역이었는데, 이 공동번역에는 유일신의 명칭을 '하느님'으로 통일한 것이다. 서로가 달리 써오던 '천주'와 '하나님'이란 말을 버리고 피차 양보해서 '하느님'이라는 국어의 표준말로 통일시켰던 것이다. 그러자 개신교 쪽에서 '오직 하나이신 신을 믿는 종교란 뜻에서 하나님이라 했는데 어째서 범신론적인 하느님이란 말을 쓰느냐'는 반발이 나왔다. 진실로 한심한 일이다. 이것은 '하느님'이란 말의 어원과 기독교 역사를 모르는 무식한 소치이다...(하략)" 이상은 한 개신교 원로의 '하느님'타당성을 강조한 글이다.
    가톨릭은 제2차 바티칸 공의회 이후 갈라진 형제들과의 교회일치 운동의 일환으로 프로테스탄트들과 합동으로  성경의 공동번역을 착수하였다. 신부 5인과 목사 5인이 각기 대표가 되었다.
    그런데 용어통일회의에서 목사들은 꼭 '하나님'이라고 해야 한다고 우기는 바람에 오랜 시일을 끌다가 천주교 측이 많은 용어를 양보하면서도 '하느님'만은 결코 양보하지 않은 가운데 표결에 들어갔다. 표결결과는 9대1. '하느님'으로 결정되고서야 최후의 목사 한 분도 국가 표준어와 합치되는 점을 고려, 이 결정에 승복했다. 그런데 정작 공동번역 성서가 출판되고 나자 개신교측에서는 성공회와 극히 일부에서만 이용할 뿐 거의 대부분의 목사들이 옛날 자기네들이 쓰던 개역 성경책을 그대로 사용하고 있다. 결국 개신교측 성서공회 명의로 판권이 인정된 공동번역성서를 가톨릭은 널리 이용하지만 개신교측은 외면하는 결과가 되고 만 것이다. '하나님'으로 되어 있지 않고 '하느님'으로  되 있다는 것이 큰 이유 중의 하나이다. 또 개신교에서 하느님은 귀신이고 하나님만이 유일신 이라고 했는데 그 유일신의 '신'자는 귀신 '신'자로 알려진 한자어다. 결국 자기 모순에 빠지게 된 셈이다. 개신교에서 쓰는 '하나님'이라는 표현은 원래 만주 우장에서 성경번역작업을 할 때 서북지방 사투리인 '하날', '하나님'으로 잘못 기록한데서 비롯한다. 신의주 보부상들의 도움을 받아서 그렇게 적었던 것이다. 그러나 우리나라 표준말은 엄연히 '하느님'이고 애국가에도 '하느님이 보우하사...'로 되어 있다.
    지금까지 말하고자 한 것은 '하느님'이냐 '하나님'이냐의 옳고 그름을 따지자는 것 보다 개신교와 가톨릭에서 믿는 같은 한 분을 지칭하는 단어 하나때문에 서로 고집을 부리기 보다는 큰 지장이 없는 한 일치를 위해서 서로가 한 걸음씩 뒤로 물러서서 대국적 입장에서 생각하자는 것이며 또 일단 합의되어 정해진 결정에 대해서는 따르는 자세를 갖자는 뜻인 것이다. 그럴 때에 비로소 교회일치운동은 실제적으로 진전될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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