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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신약] 갈라티아인들에게 보낸 편지8: 갈라티아서 전체 구조
작성자주호식 쪽지 캡슐 작성일2022-01-02 조회수1,811 추천수0

바오로가 갈라티아인들에게 보낸 편지 (8) 갈라티아서 전체 구조

 

 

갈라티아서 전체 구조를 이해하기 위한 핵심 질문은 ‘왜 바오로가 갈라티아 공동체의 문제점을 서간 후반부에 본격적으로 다루고 있는가?’ 입니다. 할례, 율법, 육에 대한 언급이 서간의 전반부에 없진 않습니다(“할례” - 2,4; “율법”- 2,16; “육” - 3,3). 하지만 바오로가 갈라티아인들을 향하여 직접적으로 문제를 제기하는 곳은 전체 6개 장 중 서간의 후반부인 5장입니다(“여러분” 참조 - 5,2-4; 5,13.16). 이 구조를 ‘수사학적 우회(Rhetorical detour)’란 기법으로 설명할 수 있습니다. 문제를 곧바로 언급하기보다는 우회하여 상대방이 부인할 수 없는 전제(Premise)를 먼저 제시하고, 그것을 바탕으로 후반에 문제를 다루는 것입니다. 삼단논법(Syllogism)에서도 새로운 주장을 내세우기 위해 모두가 인정하는 보편타당한 대전제를 제시하는데, 이 대전제가 확장된 것으로 이해해도 좋을 것 같습니다. 바오로는 먼저 서간 전반부에서 공동체의 문제를 올바르게 이해할 수 있는 신학적 내용을 제시합니다. 그리고 나서 그 내용을 바탕으로 서간 후반부에 갈라티아 공동체의 문제를 다룹니다.

 

갈라티아서는 인사말(1,1-5), 몸말(1,6-6,10), 결문(6,11-18)이라는 서간 구조로 이루어졌습니다. 몸말은 다시 주제에 따라 다섯 부분으로 구분됩니다. 1) 도입(1,6-10)은 편지를 쓴 배경과 목적을 설명합니다; 2) 첫 번째 논증(1,11-2,21)은 바오로가 전하는 복음이 인간이 아닌 하느님께 기원을 두고 있음을 밝힙니다. 3) 두 번째 논증(3,1-4,7)은 의로움이 율법의 행위가 아닌 믿음을 통해 온다는 점을 강조합니다. 4) 세 번째 논증(4,8-31)은 종살이와 자유인의 삶을 대립시켜 갈라티아인들이 이미 자유인의 삶을 시작했음을 깨닫게 합니다; 5) 맺음(5,1-6,10)은 할례, 율법, 육을 직접적으로 언급하며 그리스도인의 윤리적 삶에 대해 설명합니다.

 

세 단계에 걸친 논증은 강조점을 복음의 기원(1,11-2,21), 믿음에 의한 의화(3,1-4,7), 의롭게 된 이의 삶(4,8-31)으로 옮겨가면서 신앙의 진리를 잘 제시하고 있습니다. 맺음 부분(5,1-6,10)은 이러한 신학적 전제를 바탕으로 성령에 따르는 삶과 육(필요성)에 따르는 삶이 병행 가능하다고 확신하는 갈라티아인들의 문제(가령, 할례와 율법이 그리스도인의 삶과 양립 가능하다는 생각)를 다루고 있습니다. 이처럼 갈라티아서는 일방적인 정보 전달이 아니라 서간 수신인들이 스스로 성찰하며 복음의 진리를 깨닫게 해주는 역동성을 지닌 서간이라 할 수 있습니다.

 

[2021년 12월 5일 대림 제2주일(인권 주일, 사회 교리 주간) 광주주보 빛고을 3면, 김영남 가브리엘 신부(학다리 본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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