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느님 뭐라꼬예?] 계명의 준수 - 하느님의 축복 하느님의 계명이 있는 이유 “뒷날, 너희 아들이 너희에게, ‘주 우리 하느님께서 부모님께 명령하신 법령과 규정과 법규들이 왜 있습니까?’ 하고 물으면, 너희는 너희 아들에게 이렇게 말해 주어야 한다.”(신명 6,20) 모세는 자신들과 하느님 사이에서 중재자의 역할을 해주기를 요청하는 이스라엘 백성에게, 하느님께서 이집트 종살이에서 이스라엘 백성을 이끌어내신 것은 ‘당신께서 우리 조상들에게 약속하신 땅을 우리에게 주시기 위해서’였다고 말하면서 이렇게 당부하였습니다. “그런 다음에 우리가 늘 잘되고 오늘 이처럼 우리를 살게 해 주시려고, 주님께서는 이 모든 규정을 실천하고 주 우리 하느님을 경외하라고 우리에게 명령하셨다.”(신명 6,24) 하느님께서 백성에게 계명을 주신 이유가 백성들이 잘 살게 하는데 있다는 모세의 말은 앞서 하느님의 명령으로 받은 계명들을 설명할 때에 강조한 말이기도 합니다. “이는, 너희가 건너가 차지하게 될 땅에서 실천하도록 너희에게 가르치라고, 주 너희 하느님께서 명령하신 계명과 규정들과 법규들이다. 그것은 너희와 너희 자손들이 평생토록 주 너희 하느님을 경외하고, 내가 너희에게 이르는 그분의 모든 규정과 계명을 지켜 오래 살게 하려는 것이다.”(신명 6,1.2) 신명기는 이렇듯 하느님께서 이스라엘 조상들에게 명령하신 법령과 규정과 법규들, 곧 하느님의 계명이 있는 이유가 그 후손들이 늘 잘되고 잘 살도록 함에 있다고 가르치고 있습니다. 하느님의 계명은 일차적으로 인간이 실천하라고 있는 것이고, 하느님의 계명을 인간이 실천함은 하느님께 대한 경외로 이어져, 의로운 삶을 살도록 한다는 것입니다. 혹시 하느님의 계명을 짐스럽다고 느끼고 계시진 않으신지요? 천주교 신자가 안 되었다면 세상을 좀 더 편히 자유롭게 살 터인데, 무언가 그리스도인으로서 손해를 보고 억압을 당하고 있는 게 아닌가, 혹시 이렇게 생각하는 레지오 단원들이 있다면 이 계명에 대한 생각을 좀 바꿔보면 어떨까요? 하느님의 계명은 나를 구속하려는 것이 아니라, 내가 잘 되고 잘 살게 하도록 있다는 것이지요! 계명을 준수하는 일이 좀 더 쉽게 느껴지면 좋겠습니다. 하느님의 계명의 준수, 사랑과 선택 하느님의 율법을 지키는 기본적인 자세는 한마디로 하느님을 온 마음으로 사랑하는 일이라 했습니다. 신명기 11장은, 백성들이 하느님의 계명을 잘 들어 마음을 다하고 목숨을 다해 그분을 섬기면 축복을 받게 될 것이라는 모세의 말을 전하고 있습니다. “내가 오늘 너희에게 명령하는 계명을 잘 들어, 주 너희 하느님을 사랑하고 마음을 다하고 목숨을 다하여 그분을 섬기면, 주님께서 너희 땅에 제때에 비를, 이른 비와 늦은 비를 내려 주시어, 너희가 곡식과 포도주와 기름을 거두게 해 주실 것이다.”(신명 11,13.14) 인간이 하느님의 계명을 잘 지키는 자세는 그 하느님을 모든 것 위에 사랑하고 섬기는 것이고, 그러할 때 하느님의 축복이 따르게 된다는 것이지요. 모세는 이렇듯 하느님의 계명의 준수는 축복으로 이어지지만 하느님의 계명에 대한 소홀과 배척은 저주로 이어진다고 하면서, 생명의 축복을 선택하라고 강조합니다. “보아라, 내가 오늘 너희 앞에 생명과 행복, 죽음과 불행을 내놓는다. 내가 오늘 너희에게 명령하는 주 너희 하느님을 사랑하며 그분의 길을 따라 걷고, 그분의 계명과 규정과 법규들을 지키면, 너희가 살고 번성할 것이다. … 그러나 너희의 마음이 돌아서서 말을 듣지 않고, 유혹에 끌려 다른 신들에게 경배하고 그들을 섬기면, 내가 오늘 너희에게 분명히 일러두는데, 너희는 반드시 멸망하고 요르단을 건너 차지하러 들어가는 땅에서 오래 살지 못할 것이다. … 너희와 너희 후손이 살려면 생명을 선택해야 한다. 또한 주 너희 하느님을 사랑하고 그분의 말씀을 들으며 그분께 매달려야 한다. 주님이 너희의 생명이시다.”(신명 30,15-20) 이 주제와 관련하여 다음의 해설이 도움이 될 것입니다. “신명기의 저자들은 진지하게 말씀을 듣고 실천해야 함을 강조한다. 법의 선포와 함께 법을 실천하는 사람들에게는 행복이 약속되고, 법을 어기는 사람들에게는 불행이 예고된다. 그것은 계약의 법이 백성 앞에 생명과 죽음의 문제를 내놓기 때문이다.”[한국천주교 주교회의, 주석성경 구약, 439쪽] 하느님의 말씀을 진지하게 듣고 실천하는 레지오 마리애 단원들이 되시길, 부디 행복하시고 영원한 생명의 길에 들어서시길 기도합니다! 계명 준수의 결과, 의로움과 번영 신명기 6장이 전하고 있는, 모세가 백성들에게 한 당부의 끝말씀은 시사하는 바가 큽니다. “주 우리 하느님께서 명령하신 대로, 그분 앞에서 이 모든 계명을 명심하여 실천하면, 우리가 의로워질 것이다.”(신명 6,25) 여기서 말하는 ‘의로움’은 무엇보다 ‘하느님 앞에서의 의로움’, 즉 ‘하느님께서 의롭다고 인정해주심’을 말합니다. 이해를 위해 신명기 24장의 ‘담보물에 관한 규정’을 참고할 필요가 있습니다. 가난한 이웃에게 무엇을 꾸어줄 때, 그가 자기 겉옷을 덮고 잘 수 있게 해가 질 무렵에는 그 담보물을 반드시 돌려주어야 한다는 내용인데, 이렇게 끝맺고 있는 것입니다. “그러면 그가 너희를 축복할 것이며, 너희는 주 너희 하느님 앞에서 의로워질 것이다.”(신명 24,13) 이 표현처럼 인간이 하느님 앞에서 의로워진다는 것은, 인간이 하느님께서 보시기에 의로운 사람으로 인정받아 결과적으로 그분과 인격적인 만남을 이룸을 말합니다. 신명기의 가르침에 의하면, 인간이 하느님 앞에서 의로워지려면 무엇보다 그분의 계명을 명심하여 실천하는 자세가 선행되어야 합니다. 인간이 하느님 계명을 준수함이 하느님 앞에서 의로운 사람으로 인정받는 결과로 이어진다는 것입니다. 인간이 하느님의 계명을 지켜 의로운 사람이 되어 하느님을 만난다는 것은 우리가 열망하는 구원의 다른 표현이기도 합니다. 구원을 신학적으로 표현하는 말이 바로 ‘지복직관’(至福直觀), 곧 인간이 하느님처럼 거룩하게 되어 하느님을 마주 뵈옵는 지극히 복된 상태라면 인간의 계명 준수가 구원의 상태인 ‘지복’(至福)으로 이어진다고 하겠습니다. 하느님의 계명을 기쁘게 또 성실히 지켜 하느님을 만나는 구원에 이르게 되기를 소망합시다! 인간이 하느님의 계명을 준수하여 얻게 되는 다음의 결과는 인간의 번성입니다. 약속의 땅에서 융성한 후손들과 대대손손 번영을 누린다는 것입니다. “너희가 이 법규들을 들어서 지키고 실천하면, 주 너희 하느님께서도 너희 조상들에게 맹세하신 계약과 자애를 너희에게 지켜 주실 것이다. 너희를 사랑하시고 너희에게 복을 내리시며 너희를 번성하게 하실 것이다. 또 너희에게 주시겠다고 너희 조상들에게 맹세하신 땅에서, 너희 몸의 소생들과 너희 땅의 열매 … 들에게도 복을 내리시어 불어나게 해 주실 것이다.”(신명 7,12.13) “그러므로 너희는 내가 오늘 너희에게 명령하는 모든 계명을 지켜야 한다. 그러면 너희가 강해져서, 너희가 건너가 차지하려는 땅에 들어가 그 땅을 차지할 것이다. 또한 너희는 주님께서 너희 조상들과 그 후손들에게 주시겠다고 맹세하신 땅, 젖과 꿀이 흐르는 땅에서 오래 살 것이다.”(신명 11,8.9) 살면서 하느님의 축복을 기대하고 있는 나라면, 먼저 그분의 말씀을 듣고 또 지키고자 힘써야 할 것입니다. 하느님의 말씀에 대한 관심 없이 축복을 기대하는 것은 그야말로 부질없는 꿈입니다! [월간 레지오 마리애, 2022년 3월호, 조현권 스테파노 신부(대구대교구 사무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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