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오로가 갈라티아인들에게 보낸 편지 (25) 맺음(5,1-6,10) 이제부터 갈라티아서의 몸말(1,6-6,10) 중 마지막 부분인 맺음(5,1-6,10)을 살펴보겠습니다. 이 부분에서 바오로는 할례, 율법, 육과 관련된 문제를 직접적으로 다루며 갈라티아인들이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제시합니다. 그들은 이미 유다교 전례력에 따라 생활하고 있었고(4,8-11 참조), 더 나아가 할례를 공동체 의식으로 받아들여 율법 준수의 삶을 공식적으로 살아가고자 했습니다(5,2-4.13). 외적 규정에 의지하면 인간적 나약함(“육“)이 해결될 것이라 믿고 있었던 것입니다. 바오로는 이러한 갈라티아인들의 모습에서 그리스도에 대한 믿음과 율법 규정(할례 포함)에 따르는 삶이 병행될 수 있다는 잘못된 확신을 발견했습니다. 따라서 바오로는 갈라티아인들에게 할례(필요성에 따르는 삶)가 예수 그리스도(성령에 따르는 삶)와 양립할 수 없음을 밝히며, 그들이 자유에로 부르심 받았다는 사실, 즉 “성령에 따라” 살아가야 한다는 점을 밝힙니다. 할례 예식을 통해 율법 준수의 삶으로 넘어가지 말고, 예수 그리스도에 대한 믿음을 바탕으로 성령의 열매(5,22-23)를 맺어가는 삶을 살라고 충고하고 있는 것입니다. 이것이 바로 모든 신앙인들이 완수해야 할 “그리스도의 법”(필자번역 - 6,2)이기 때문입니다. 맺음(5,1-6,10) 은 다음 네 단락으로 전개됩니다. 첫째, 바오로는 그리스도에 대한 믿음과 할례가 병행할 수 없음을 논증합니다(5,1-12). 둘째, 갈라티아인들이 율법을 받아들이고자 했던 이유, 곧 육(인간의 나약함)을 언급하면서 그들의 관심을 율법 자체보다 이웃으로 돌리게 합니다(5,13-15). 셋째, 그리스도인의 윤리적 삶은 “육의 욕망”을 채우는 것이 아니라 “성령에 따르는 것”임을 설명합니다(5,16-25). 넷째, 갈라티아인들이 “그리스도의 법”을 완수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몇 가지 구체적인 충고를 제시합니다(5,26-6,10). 바오로가 이 부분에서 갈라티아인들의 문제점과 그리스도인들의 윤리적 삶을 효과적으로 제시할 수 있는 것은 앞선 논증(1,11-4,31) 덕분입니다. 바오로는 할례, 율법, 육의 문제를 편지 서두에서 언급하기보다는 그러한 문제를 이해하는 데에 필요한 핵심적인 내용을 먼저 제시합니다(‘수사학적 우회 Rhetorical detour’). 가령 바오로가 전하는 복음이 인간이 아닌 하느님께 기원을 두고 있고(1,11-2,21), 의로움은 율법의 행위가 아닌 믿음을 통해 온다는 것(3,1-4,7), 아울러 갈라티아인들은 종이 아닌 자유인이라는 사실(4,8-31)입니다. 바오로가 전하는 이러한 복음의 내용들은 갈라티아인들에게 스스로의 모습을 성찰하며 신앙인으로서 올바르게 살아가는 법을 자연스럽게 배우게 합니다. [2022년 4월 3일 사순 제5주일 광주주보 숲정이 3면, 김영남 가브리엘 신부(학다리 본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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