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오로가 갈라티아인들에게 보낸 편지 (27) 자유에로 부르심(5,13-15) 맺음(5,1-6,10)의 두 번째 단락(5,13-15)을 살펴보겠습니다. 이 단락에서 바오로는 갈라티아인들에게 직접적으로 권고합니다. “그 자유를 육을 위하는 구실로 삼지 마십시오”(5,13b); “오히려 사랑으로 섬기십시오”(5,13c); “여러분이 서로 물어뜯고 잡아먹고 한다면, 서로가 파멸할 터이니 조심하십시오”(5,15). 바오로가 이처럼 부정적 명령 형태(만류형)와 긍정적 명령 형태(설득형)를 번갈아 사용하는 이유는 갈라티아인들의 관심을 율법에서 이웃에게로 돌리려는 것입니다. 먼저 바오로는 갈라티아인들에게 현재 모습을 성찰하게 합니다. “그 자유를 육을 위하는 구실로 삼지 마십시오”(5,13b). 앞서 바오로는 율법으로부터의 자유를 이야기했습니다(4,4-5; 5,1). 그런데 그 자유란 엄밀히 말하면 율법 준수 여부 자체가 더이상 중요한 것이 아님을 의미합니다. 어쩌면 갈라티아인들은 그리스도 안에서 누리는 자유를 핑계로 율법을 “자유롭게” 지킬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할 수도 있었을 것입니다. 바오로는 이러한 생각을 없애고자 합니다.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 율법으로부터 자유롭게 되었다고, 그 자유로움을 율법 준수의 삶을 받아들이는 핑계로 삼지 말라는 말을 하고 있습니다. 직접적으로 언급하지는 않지만 갈라티아인들이 율법에 대한 관심이 높다는 사실이 드러납니다. 또한 바오로는 갈라티아인들에게 사랑으로 서로 섬기라고 권고합니다(5,13c), 율법 준수에 관심을 두기보다 이웃에게 사랑으로 봉사하는 것에 치중하라는 의미입니다. 바오로는 이를 설명하기 위해 레위 19,18의 말씀(네 이웃을 네 자신처럼 사랑하여라”)을 인용하며 모든 율법은 이 한 계명으로 요약된다고 확언합니다(5,14). 율법의 모든 조항이 이웃 사랑이란 하나의 계명으로 요약되는 만큼 갈라티아인들은 율법의 여러 조항을 지키려 하기보다는 이웃에게 사랑으로 봉사하는 삶을 살아야 함을 강조합니다. 바오로는 “육”(나약함)에 사로잡혀 더욱 소중한 이웃 사랑보다 율법 규정에 관심이 있는 갈라티아인들을 먹이(육)를 두고 서로 싸우는 동물들 모습에 비유합니다(5,15). 갈라티아인들이 율법 준수의 삶을 받아들인다면 그들은 마치 서로 파멸의 길을 걷는 짐승들처럼 서로 멸망할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공동체가 외적 규정에 의지하다 보면 규정들의 준수 여부로 서로 싸우다 자멸할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2022년 4월 17일 주님 부활 대축일 광주주보 숲정이 5면, 김영남 가브리엘 신부(학다리 본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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