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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구약] 구원 역사의 발자취를 따라: 광야 시기의 마지막 사건들 1(민수기 20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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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주호식 쪽지 캡슐 작성일2022-05-08 조회수848 추천수0

[구약성경 순례 - 구원 역사의 발자취를 따라] 광야 시기의 마지막 사건들 1(민수기 20장)

 

 

마침내 이스라엘의 기나긴 광야 여정이 마무리되는 시점에 이르렀습니다. 민수기 20장에는 미르얌과 아론의 죽음이 보도됩니다. 민수 33,38에 의하면 아론이 세상을 떠났을 때는 이스라엘이 이집트를 떠난 지 40년째 되던 해였습니다. 과연 이스라엘의 광야 여정이 어떻게 마무리되는지 우리도 여장을 꾸리고 그들을 따라가 봅시다. 우리의 마흔 번째 순례 여정은 서른아홉 번째 순례 여정과 마찬가지로 카데스 바르네아에서 시작됩니다. 그러나 이 두 여정의 사이에 대략 40년의 세월이 흘렀습니다. 바로 이 장소에서 이스라엘은 가나안 땅으로 정탐꾼을 보냈고, 그 일로 인해 광야를 40년 동안이나 헤매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다시 그들은 이곳에 오게 된 것입니다(민수 20,1). 여기에서 미르얌이 죽어 묻혔습니다. 

 

카데스 바르네아를 떠나기 전에 이스라엘은 두 가지 사건을 이곳에서 겪게 됩니다. 하나는 저 유명한 므리바의 물 사건(민수 20,2-13)이고, 다른 하나는 에돔 임금이 이스라엘의 통과 요청을 거절한 사건(20,14-21)입니다. 

 

이스라엘 백성은 민수기 20장 1절과 14절에서 카데스에 있었다고 하니, 그 사이에 발생한 므리바의 물 사건은 카데스에서 발생한 것으로 보아야 합니다. 백성들이 물이 없자 모세와 시비하면서 불평하였습니다. 그러자 주님께서는 모세에게 바위더러 물을 내라고 명령하라고 말씀하셨습니다. 모세는 아론과 함께 공동체를 바위 앞에 불러 모은 다음, 그들에게 “이 반항자들아, 들어라. 우리가 이 바위에서 너희가 마실 물을 나오게 해 주랴?” 하고 말합니다(20,10). 그리고는 지팡이로 그 바위를 두 번 치자 많은 물이 터져 나와 공동체와 가축들이 물을 마셨습니다. 이때 이스라엘이 마셨던 물이 바로 므리바의 물입니다(민수 20,13; 참조. 탈출 17,7) ‘므리바’라는 말은 시비를 의미합니다. 그들이 물 때문에 주님과 시비하였기에 이런 이름이 붙여진 것입니다. 그런데 이때 주님께서는 모세와 아론에게 그들이 약속의 땅에 들어가지 못할 것이라는 청천벽력 같은 말씀을 하십니다. 그 이유는 그들이 하느님을 믿지 않고, 백성들 앞에서 하느님의 거룩함을 드러내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하십니다(20,12).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잘못한 쪽은 모세가 아니라 이스라엘 백성인 것 같은데 왜 모세와 아론이 약속의 땅에 들어가지 못하는 벌을 받아야 할까요? 모세가 잘못한 것이 무엇일까요? 본문의 내용을 토대로 살펴보면, 하느님은 시비하는 백성을 단죄하지 않으셨는데, 모세는 백성의 심판관이 되어 그들을 반항자라고 부릅니다. 그리고 바위에게 명령을 내리라는 하느님의 말씀에 순종하는 대신에 자신의 경험(탈출 17,1-7에서 지팡이로 바위를 쳐서 물을 낸 경험)에 의존합니다. 또한 물을 얻는 일을 자신들의 일로 돌립니다. 지도자가 백성을 하느님께 대한 강한 믿음과 신뢰로 이끌지 못한다면, 그리하여 그들을 믿음으로부터 멀어지게 만든다면 지도자 자격을 잃게 됨을 모세의 일화는 잘 보여줍니다. 그래도 납득이 가지는 않습니다. 설령 모세가 큰 잘못을 했다고 하더라도 하느님은 이보다 큰 잘못도 줄곧 용서하시지 않으셨던가요? 신명기에 따르면 모세는 백성과 함께 광야 여정을 끝내고 요르단강 동편에 이르렀을 때 하느님께 약속의 땅으로 건너갈 수 있게 해달라고 간구합니다. 그러나 하느님께서는 “그만 됐다. 더 이상 이 일로 나에게 말하지 마라.”고 하셨습니다(신명 3,25-27 참조). 모세는 “하느님께서 백성들 때문에 자신에게 진노하셔서” 이런 일이 일어났다고 생각합니다(신명 3,26; 4,21). 어찌 되었거나 모세는 하느님의 결정에 순종합니다. 하느님께서 그에게 맡겨주신 사명을 자신의 것으로 여기지 않고 고스란히 하느님께 되돌려 드립니다. 그리고 약속의 땅에 들어가지 못하고 광야에서 세상을 떠난 광야 1세대의 운명에 동참합니다. 어쩌면 이것이야말로 진정한 지도자의 모습이 아닐까요?

 

[2022년 5월 8일 부활 제4주일(성소 주일) 가톨릭마산 8면, 김영선 루시아 수녀(광주가톨릭대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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