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Re:현재의 공심제에 대하여 알려주세요. | 카테고리 | 천주교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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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이정임 | 작성일2016-05-23 | 조회수3,258 | 추천수0 | 신고 |
[재미있는 전례 이야기 ‘전례 짬짜’] (6) 공심재 혹은 공복재, 영성체 준비 ‘정신적 비움’으로 거룩한 몸 모실 준비
첫 영성체를 하기 전에 강조해서 교육을 받았던 것 중에 하나가 성체를 모시기 전에 공심재를 지켜야 한다는 것이었다.
그때 공심재라는 용어도 처음 들었고 성체를 모시기 위해 뱃속을 비워야 한다는 것만으로 이해를 했었다. 이는 단순히 영성체를 위한 준비를 넘어서 미사를 드리기 위한 내적·외적 준비의 하나임을 성장하면서 깨닫게 되었다.
우리 한국 천주교회 신앙의 선조들은 지금보다도 더 엄격하게 교회의 규정과 정신을 실천하였다. 한국 천주교회의 시작부터 읽혀진 서적으로서 미사의 정신과 본질을 설명하며 미사에 임하는 집전자와 신자들의 자세와 규범을 실은 「미사규구」가 있다.
이 책에는 공심재(公心齋) 혹은 공복재(空腹齋)에 대해 나온다. 재(齋)란 공손히 자신을 비우고 순명하며 절제하는 것을 의미하는 한자인데 「미사규구」에서 재(齋)란 바로 단식 혹은 공심재(公心齋)를 의미한다.
공심재(公心齋)는 천주교 신자로서 교회의 규정을 따라 성체께 대한 존경과 영성체를 준비하는 마음에서 일정한 시간 동안 음식을 먹지 않는 것을 말한다. 이는 그리스도교 단식재의 특수한 형태로 이해할 수 있다.
필자는 배를 비운다는 외적인 준비의 공복재(空腹齋)보다 마음을 비운다는 공심재(公心齋)의 표현을 더 좋아하는데 이는 단순히 음식을 먹지 않는다는 육신적인 단식보다는 마음을 비운다는 정신적 비움의 내용이 미사와 영성체를 준비하는 총체적인 신앙인의 자세를 담고 있기 때문이다.
초세기에는 현재와 같은 공심재(ieiunium Eucharisticum)에 관한 일정한 규정이 없었다. 그 이유로는, 사도 바오로가 전하는 성찬 기사의 전후 문맥(1코린 11,17-34)을 보면 50년대부터 미사에 참례하러 온 교우들이 먼저 식사를 한 다음 성찬식을 거행한 것으로 추측할 수 있다. 그래서 공심재가 있을 수 없었다. 식사, 성찬의 순서는 2세기 초엽에 식사가 성찬에서 분리되기 전까지 계속되었다.
간접적으로 공심재 정신을 알리는 첫 번째 문헌은 3세기 초엽에 떼르뚤리아노 교부(160~220년경)의 「부인에게」라는 저서에서 영성체는 식사 전에 해야 한다고 가르친다. 본격적인 공심재 규정은 중세 후기에 나타난다.
그리고 1917년 교회법전 제808조는 성찬을 거행하는 사제와 영성체하려는 신자는 그날 자정부터 공심재를 지키도록 규정했다. 교황 비오 12세는 일선 사목자들의 요청을 받아들여 1953년에 이 제도를 다소 완화시켜 병자나 저녁미사 참례자를 위한 예외규정을 두었고 순수한 물은 언제든지 마실 수 있게 하였다. 이 제도는 1959년에 더욱 완화되어 일반 음식이나 술은 영성체 전 세 시간, 비알코올 음료는 한 시간 전까지 허용하였다.
이 세 시간 공심재 제도는 1964년 바오로 6세 교황에 의해서 사제와 신자 모두 영성체 전 한 시간까지로 줄어들었다.
1973년 경신성은 다시 병자, 노약자, 간병인 등에게는 공심재 시간을 영성체 전 15분으로 단축시키고 중환자의 경우에는 공심재를 면제시켰다. 1983년 교회법전은 제919조를 통하여 병자나 노약자나 간병인에게는 15분 규정도 폐지시켰다. 그리고 하루에 여러 번 미사를 드리는 사제는 한 시간의 간격을 채우지 못하더라도 사목적으로 필요하다면 어느 정도 요기를 할 수 있게 하였다. 순수한 물은 언제라도 마실 수 있다.
여기에서 우리는 영성체 전 1시간이라는 법조항만을 생각하고 지킨다면 공심재의 기본적인 의미를 잘 모르는 것이다.
우리의 죄를 사해주시고 하느님과 화해하도록 자신을 내어주신 예수 그리스도는 성체의 형상을 통해서 오늘도 우리에게 먹힌다.
그 이유는 당신의 사랑을 깊이 깨닫고 당신처럼 구원사업을 펼치라는 것이다. 이렇게까지 우리를 사랑하는 거룩한 분을 모시는 데 공심재는 최소한의 준비일 뿐이다.
교회법전 제913조는 첫영성체를 할 어린이들에 대해서 이야기하며 “충분한 인식과 정성된 준비가 요구된다”라고 강조한다. 성체를 통한 예수님의 구원신비와 사랑을 충분히 인식하고 공심재, 고해성사, 성체조배, 미사 전의 묵상 등을 통해서 육체와 영혼을 정성되게 준비해야 영성체로서 주어지는 일치의 은총을 풍성하게 느끼고 누릴 수 있다. 공심재도 제대로 지키지 못한다면 첫영성체 하는 어린이보다도 못한 사람이 되고 말 것이다.
바쁜 현대생활이라고 하여 게을러질 수 있는 신앙생활을 점검하고 마음으로 우러나와 엄격하게 교회의 규정을 지키려고 할 때 주님의 은총은 더욱 풍성해질 것이다.
[가톨릭신문, 2011년 10월 16일, 윤종식 · 허윤석 신부(가톨릭 전례학회)]
[쉽고 재미있는 전례] 공심재
공심재란 무엇이며 정확한 의미는 무엇인가요?
공심재(公心齋)는 이전에 공복재(空腹齋)라고도 불렸습니다. 재(齋)란 공손히 자신을 비우고 순명하며 절제하는 것을 의미하는 한자로, 공심재란 말 그대로 교회규정에 따라 성체께 대한 존경과 영성체를 위한 마음의 준비를 위해서 영성체 전 일정한 시간동안 음식물을 먹지 않고 마음의 준비를 하는 것입니다. 이는 그리스도교 단식재의 특수한 형태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초세기에는 공심재에 관한 일정한 규정이 없었습니다. 그 이유로는 사도 바오로가 전하는, 성찬에 관한 전후 문맥(1코린 11,17-34)을 보면 50년대부터 미사에 참례하러 온 교우들이 먼저 식사를 한 다음 성찬식을 거행한 것으로 추측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식사, 성찬의 순서는 2세기 초엽에 식사가 성찬에서 분리되기 시작할 때까지 계속되었습니다. 그러나 본격적인 공심재 규정은 중세 후기에 나타납니다. 1917년 교회법전은 전통 공심재 관습법을 제도화하여 영성체를 할 사람은 전날 자정부터 일체의 음식이나 음료를 먹거나 마시지 못하게 규정하였습니다. 이 규정은 1953년까지 실행되었던 교회의 오랜 전통이었습니다. 그러나 1957년에 3시간으로 공심재를 완화하였고, 1964년부터는 신자들에게 자주 영성체를 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사목적 배려로써 영성체 전 한 시간으로 단축하였습니다. 새 교회법(교회법, 제919조)에 따라 공심재의 규정이 완화되어 건강한 사람은 영성체 전 적어도 한 시간 동안 어떤 식음도 삼가야 하지만 약물과 약은 언제든지 들 수 있게 하였습니다. 그리고 고령자, 병자 간호하는 이는 공복 한 시간 이내에도 음식물을 조금 먹었더라도 성체를 영하도록 권하고 있습니다.
또 같은 날 두 번 이상 미사를 거행하는 사제에게도 미사 거행 사이에 한 시간의 간격을 갖지 못할 경우라면 약간의 요기를 할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때문에 성체에 대한 존경심에서 우러나와서 공심재를 지키려고 노력하는 마음은 소중합니다. 성체에 대한 사랑과, 성체를 우리의 양식으로 주시는 하느님의 사랑에 감사하는 마음을 가진다면 그 정도의 희생은 기쁘게 감수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무엇보다 우리의 욕심, 미워하는 마음 ,질투심, 이기심 등 마음을 비우는 참된 공심(空心)을 주님이 바라고 있다는 것도 잊지 않아야 합니다.
우리가 미사 중에 모시는 성체는 그리스도이시며 그리스도를 모시기 위해서는 영적으로 깨끗해져야 합니다. 따라서 큰 죄를 지었으면 고해성사를 보아야 하고, 신체적으로는 공복재를 지켜 예수님께서 우리 안에 오실 올바른 준비를 해야 합니다. 우리는 그리스도를 모시는 성전입니다. 주님을 우리 안에 맞아들이기에 합당한 몸과 마음을 준비하는 과정이 진정한 공심재의 정신입니다.
[외침, 2015년 5월호(수원교구 복음화국 발행), 정리 임명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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