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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문화] 성경 시대의 혼례
작성자주호식 쪽지 캡슐 작성일2022-07-04 조회수2,162 추천수0

[환경 이야기 - 에코 웨딩] 성경 시대의 혼례

 

 

성경 시대의 혼례 과정은 그리스도인, 유대인에게는 전통적인 일상의 의례였습니다. 성직자의 특별한 개입이 없었고, 교회에서 하지 않았으며, 두 집안의 가장이 주관하는 의식으로 토착화된 전통적 관습에 따라 행해진 유대인의 결혼식 과정은 이렇습니다.

 

먼저 약혼식을 하고 1년 후 결혼식을 하게 됩니다. 남자가 여자 부모님을 찾아가서 지참금을 지급합니다. 결혼식 전날 밤부터 다음 날 저녁 예식 전까지 금식합니다. 모든 죄가 용서되는 날이며 새로운 삶과 가정을 꾸리는 날이기 때문입니다. 결혼식은 신랑의 집에서 하게 되어있으며, 저녁에 신랑이 신부의 집에 도착해서 신부를 데리고 갑니다. 이때 신랑의 들러리들은 신랑이 도착했음을 알립니다. 마을의 야외에서 결혼식을 했으며, 보통 수요일 저녁 9시에 합니다. 이스라엘에서 하루는 해가 진 후에 시작되기 때문입니다. 늦은 저녁 결혼식은 아브라함에게 별만큼 많은 자손을 약속하는 것에서 유래되었습니다. 이스라엘 결혼식에서는 예복을 입는 것이 중요한 풍속이었습니다. 신약성경의 혼례식 묘사 부분에서 알 수 있듯이 손님들에게도 예복이 준비되어 있었습니다. 신부는 한껏 멋을 내 머리를 장식했고 베일로 얼굴을 가렸는데 결혼식을 올리는 내내 안으로 들어갈 때까지는 벗을 수 없었습니다. 참석한 사람들에게 신랑 신부가 결혼서약을 하고 남편과 아내가 됐음을 선언받은 후에야 베일을 걷을 수 있었습니다.

 

결혼식은 ‘캐노피(Canopy)’라고 불리는 ‘후파(Chuppah 차양)’ 아래에서 행해집니다. 네 모서리가 막히지 않게 하는 것은 아브라함과 사라처럼 그들을 본받아 사람들을 접대하라는 뜻입니다. 신랑과 신부는 서로의 주변을 일곱 번 도는데, 이는 관계가 평등함을 나타내며, 7이라는 숫자는 완전을 뜻하는 수로서 세상이 7일 만에 생긴 것처럼 부부의 새로운 세상이 시작된다는 의미입니다. 랍비가 축복기도를 낭독하고 신랑 신부는 포도주를 나눠 마십니다. 포도주는 유대인에게 기쁨을 의미합니다. 신랑은 두 명의 증인 앞에서 신부에게 반지를 끼워 주며 “모세와 이스라엘의 법에 따라 당신은 나의 아내가 되었습니다.”라고 말합니다. 반지의 재료는 상관없지만, 흠이 있어서는 안 된다고 합니다.

 

후파 안에서 랍비의 진행으로 증서를 주고받고, 케투바(kethubah, 히브리어로 ‘혼인계약’)를 낭독합니다. 증서는 바빌론 포로 시대에 기원을 두고 있는데 결혼에 대한 의무나 권리, 책임 등 신부와 관련해서 권리를 보호해주기 위한 율법입니다. 아내를 사랑하고 재산의 일정 부분이 신부의 것이라는 내용과, 이혼할 때에는 아내가 가져온 재산과 위자료까지도 적어 넣을 수 있는 계약 내용이 들어 있다고 합니다. 기록된 내용을 다 지킬 것인지 신랑에게 묻고 신랑이 대답하면 주례자에게 작은 증거물을 받습니다. 축복 문구를 랍비와 신랑 신부 양가 어르신들이 낭독합니다. 결혼식이 끝나면 유리컵을 밟아 깨뜨립니다. 유대인의 성전이 파괴된 것을 애도하기 위함이며, 조각난 컵이 다시 복구될 수 없듯이 결혼도 무를 수 없는 것임을 상기시키기 위해서입니다. 이 시간이 지나면 음악이 나오면서 축하 잔치에 들어가게 됩니다. 보통 일주일 정도이며 두 주간 연장할 수 있었는데 혼인 잔치 동안 종교의식은 없었습니다. 대신 친척과 친구들의 축사가 있었고 잔치 내내 연회, 노래, 춤 등이 이어졌습니다. 이러한 과정은 자연의 섭리에 따라 천천히 진행되었습니다.

 

신약성경에 나오는 ‘카나의 혼인 잔치’에서도 알 수 있듯이 혼인은 공동체로 살아가는 삶의 유형입니다. 하지만 여기서 우리는 예수님의 더 큰 뜻을 찾을 수 있습니다. 바로 유대인 남자들이 여자들에 대해 가지고 있는 그릇된 우월의식을 바꾸시고자 했다는 것입니다. 이는 하느님의 창조 질서 안에서 남자와 여자는 같은 위치에 있고, 자연과 더불어 평등하다는 하느님의 의지를 적극적으로 이해하신 예수님의 마음으로, 우리는 생태 환경적 관점을 새롭게 되새겨 보아야 하겠습니다.

 

[2022년 7월 3일(다해) 연중 제14주일 인천주보 3면, 안성임 헬레나(웨딩플래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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