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님 시대에 쓰여진 ‘사해사본’ 국내 첫 주석서
사해사본 연구 연작 제1권 「공동체 규칙서」 펴낸 송창현 신부 - 송창현 신부는 이번에 낸 사해사본 주석서 「공동체 규칙서」에 대해 “당시 유다인들의 사상과 생활을 이해할 수 있고, 나아가 성경에서 예수님과 사도들이 하신 말씀의 의미를 당시 역사적 상황에 비추어 본래 의미에 가깝게 이해할 수 있는 토대”라고 말한다. 송창현 신부(미카엘·대구가톨릭대 교수)가 연구, 발표하는 ‘사해사본(Dead Sea Scrolls)의 학문적 비평본과 주석’ 시리즈 첫 번째 책 「공동체 규칙서」가 발간됐다. 현존하는 최고(最高) 구약성경인 사해사본의 국내 최초 주석서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2000년 전 예수님 시대에 만들어진 직접적인 문헌에 대한 주석서로서, 국내 성서학 및 신학 연구에 새로운 전환점이 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사해사본은 초대교회 당시 유다인들이 어떻게 살았고, 어떤 조직을 형성했으며, 어떤 종교사상을 갖고 있었는가를 알 수 있는 직접적인 문헌입니다. 예수님 시대에 이스라엘 땅에 살았던 사람들이 만든 문헌이라는 점에서 역사적 중요성과 가치가 있는 것입니다. 문헌을 번역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주석을 달면서, 사해사본 연구와 성서 연구가 좀 더 다양해지고 발전하는 계기가 되면 좋겠습니다.” - 245쪽/2만 원/한님성서연구소 사해사본이란 1947년부터 1963년까지 이스라엘 쿰란(Qumran), 마사다(Masada) 등 유다 광야 여러 장소에서 발견된 고대 유다 사본 전체를 가리킨다. 이들 중 특별히 사해 북서쪽 해안에 위치한 쿰란 주변의 11개 동굴에서 1947년부터 1956년 사이에 발견된 900여 종류의 사본을 좁은 의미의 사해사본, 곧 쿰란사본(Qumran Scrolls)이라고 부른다. 유명한 미국의 고고학자 윌리엄 올브라이트(William. F. Albright)는 사해사본을 “20세기 가장 위대한 고고학적 발견”이라고 평가했다. 송 신부는 1991년 유학 시절 프랑스 파리의 고서점에서 사해사본 번역서를 접하면서 사해사본 연구를 시작하게 됐다. 예루살렘 성경·고고학 연구소에서 사해사본의 메시아 사상에 관한 논문으로 성서학 박사학위를 받은 송 신부는 성경을 주석학적으로 분석하고 사해사본과 유다인 성경 등에 관한 연구를 꾸준히 펼쳐왔다. 그러다 이번에 한국연구재단의 지원을 받아 사해사본 연구 프로젝트를 수행하게 된 것이다. 사해사본에 기록된 내용은 구약성경과 신약성경이 이어지는 중간 지점에 해당하는 기원전 3세기에서 기원후 1세기에 생산된 것이다. “사해사본이 발견되기 이전에는 예수님 시대 유다이즘에 대한 우리의 지식은 간접적인 문헌에 의해서였습니다. 로마의 플라비우스 요세푸스, 알렉산드리아의 필로 등 이스라엘이 아닌 지역 역사가들의 간접 기록에 의해서였죠. 사해사본 연구를 통해 당시 유다인들의 사상과 생활을 이해할 수 있고, 나아가 성경에서 예수님과 사도들이 하신 말씀의 의미를 당시 역사적 상황에 비추어 본래 의미에 가깝게 이해할 수 있습니다.” - 사해사본 회중규칙서. 요르단 문화재 관리국 소장. 이번에 송 신부가 발간한 「공동체 규칙서」는 1947년 쿰란의 제1동굴에서 처음 발견된 문헌들 가운데 하나를 연구한 결과다. 1952년 쿰란 동굴에서 발견된 「회중 규칙서」와 「축복 규칙서」에 대한 비평본과 주석 작업도 포함돼 있다. 「공동체 규칙서」라는 제목만으로는 수도공동체의 규칙서로 오해하기 쉽다. 여기서 말하는 공동체는 히브리어로 ‘야하드’라 불리는 쿰란의 공동체를 뜻한다. 「공동체 규칙서」는 에세네파 소속 쿰란 야하드 공동체의 조직과 생활에 대한 다양한 규정들을 담고 있다. 송 신부는 “예수님 시대 당시 유다 에세네파 공동체가 얼마나 성경을 사랑하고 귀중하게 여기는지 알 수 있을 것”이라며 “매일 성경을 읽고 공부하면서 하느님 말씀대로 살려고 노력한 모습은 오늘을 살아가는 신앙인들이 배워야 할 대목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송 신부의 ‘사해사본의 학문적 비평본과 주석’ 시리즈는 이번 책을 비롯해 2025년까지 차례대로 「다마스쿠스 문서」, 「감사 시편」, 「전쟁 두루마리」, 「성전 두루마리」의 총 5권이 발간될 예정이다. 사해사본 가운데 가장 기본이 되고 중요한 사본들을 기준으로 선정했다. “연구에 오롯이 전념할 수 있게 해주신 한국연구재단과 한님성서연구소 소장 정태현(갈리스토) 신부님 등 모든 분들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이 연구가 성경과 신학을 연구하는 다른 분들과 서로 도움을 주고받을 수 있는 토대가 되길 바랍니다.” [가톨릭신문, 2022년 9월 11일, 우세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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