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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성경] 성경 이야기: 하느님을 드러내는 자비
작성자주호식 쪽지 캡슐 작성일2022-09-19 조회수3,529 추천수0

[성경 이야기] 하느님을 드러내는 자비

 

 

자비는 도움이 필요한 이들 안에서 예수 그리스도를 만나는 것입니다. 그러기에 자비는 도덕과 윤리의 문제가 아니라, 그리스도에 대한 신앙과 그분을 따르고 그분을 만나는 것과 관련됩니다. 그리스도와의 연대는 그분의 삶에 동참하고 그분과 운명 공동체를 이루게 됨을 의미합니다. 이제 예수님의 말씀을 듣고 실천하는 제자들은 자신의 삶을 다른 이들을 위한 선물로 내놓아야 합니다. “친구들을 위하여 목숨을 내놓는 것보다 더 큰 사랑은 없다.”(요한 15,13) 하신 예수님의 가르침에 따라 그분처럼 다른 이를 위한 삶을 살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리스도인들이 믿는 하느님은 삼위일체 하느님이십니다. 하느님은 홀로 자신 안에 갇혀 있는 절대 고독이 아니라 “사랑”(1요한 4,8.16)이십니다. 그 사랑은 외부를 향합니다. 성부, 성자, 성령께서는 흘러넘치는 신적 사랑으로 일치를 이루시며, 그 사랑은 멈추지 않고 계속해서 움직입니다. 곧 당신 사랑의 대상인 우리를 향해 끊임없이 움직이십니다. 이를 통해 우리 그리스도인도 삼위일체이신 하느님을 본받아 끊임없이 타인을 향한 자비의 삶으로 나아갈 힘을 얻습니다. 자비의 실천은 단순한 윤리 덕목이 아니라, 하느님께서 모범을 보이시며 당신 자녀들에게도 바라신 사명입니다.

 

이 같은 이유로 주님의 제자로 살아가는 이들은 말로 하는 고백뿐 아니라 실존 전체를 통해 주님을 따라야 합니다. 주님의 삶과 죽음과 부활은 당신 개인을 위한 것이 아니었습니다. 그리스도를 본받는 일은 개인 구원에 갇히는 것이 아니라 다른 이들을 위해 사는 것입니다. 믿은 이들의 공동체인 교회는 인간에게 자비를 베푸신 하느님의 구체적인 역사를 이야기하며, 하느님께서 예수님의 죽음과 부활에서 그 자비를 결정적으로 드러내셨음을 증언합니다. 세상이 자비로우신 하느님을 발견할 수 있도록 말입니다.

 

우리가 증거 하는 하느님께서는 회개하는 죄인 한 사람 때문에 더없이 기뻐하시는 분입니다(루카 15,3-7 참조). 또한 당신 자신을 선물하시며, 늘 새롭게 용서할 준비가 되어 있는 사랑 자체이신 분입니다. 인간이 당신에게서 멀어졌을 때도 포기하지 않으시고, 오히려 더욱 놀라운 자비의 방식으로 인간의 존엄을 되찾아 주십니다. 그러므로 이러한 사랑을 받은 우리에게 자비는 자연스러운 사명일 수밖에 없습니다. 우리는 말과 행동으로 자비를 증명해야 합니다. 왜냐하면 그것이야말로 하느님의 영광을 세상에 되비치는 일이며, 우리가 선물로 받고 다시 선물해야 할 예수 그리스도에 관한 복음의 총체이기 때문입니다.

 

[2022년 9월 18일(다해) 성 김대건 안드레아 사제와 성 정하상 바오로와 동료 순교자들 대축일 경축 이동 의정부주보 11면, 이승엽 미카엘 신부(선교사목국 신앙교육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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