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도들의 기쁨과 삶을 담은 사도행전 읽기 04] 사도행전의 주요 특징들 사도행전은 예수님의 부활과 승천 후 이어지는 30여 년간의 연대기적 틀 안에서, 교회가 탄생하고 성장해온 과정을 추적하고 있습니다. 이런 교회의 이야기를 전해주면서, 루카는 몇 가지 특징적인 요소들을 드러냅니다. 첫 번째는 성령이고, 두 번째는 선포문이며, 세 번째는 구원에 참여하는 대상의 확장입니다. 첫째, 사도행전은 ‘성령의 복음서’라고 불릴 만큼 교회의 삶 안에서 함께 하신 성령의 역할을 굉장히 강조합니다. 즉 복음 선포의 확장은 성령의 이끄심이라는 믿음을 드러내는 것입니다. 오순절 성령 강림을 통해 사도들의 복음 선포가 시작되었으며, 그리스도의 세례는 물로만 이루어진 세례가 아닌 성령의 세례임이 드러나고, 성령의 인도하심으로 복음 선포의 새로운 영역이 열립니다. 또한 최초의 공의회라고 할 수 있는 예루살렘 사도 회의도 성령의 역사 가운데 이루어집니다. 성령은 박해를 견디는 힘을 부여해 주면서 바오로의 험난한 선교 여행을 인도합니다. 이렇듯 사도행전은 교회의 시기를 이끌어 가면서 사도들과 함께 계신 분이 바로 성령이심을 명확하게 드러냅니다. 둘째, 루카는 베드로와 바오로의 설교를 통해 신앙의 핵심적 요소들(케리그마)을 선포합니다.(안병철, 『성서 못자리 그룹공부 교재-사도행전』, 기쁜소식, 20~21쪽 참조) 이는 총 6가지로 축약해 볼 수 있습니다. 첫째, 구약에서 예언된 언약이 성취되어 새로운 메시아의 시대가 도래하였다. 둘째, 예언자들의 예언은 다윗의 후손인 예수님의 직무, 죽음, 그리고 부활을 통해서 하느님께서 이루신 계획에 맞게 성취되었다. 셋째, 부활하신 예수 그리스도께서는 하느님 오른편으로 들어 올려지시어 주님이 되셨다. 넷째, 하느님 아버지에게 성령의 약속을 받은 그리스도께서는 부활하고 승천하신 후 교회에 성령을 보내셨으며, 교회 안에서 활동하시는 이 성령께서는 그리스도의 권능과 그분의 영광을 보여주는 표징이다. 다섯째, 그리스도께서는 종말에 다시 오셔서 메시아 시대를 완성하실 것이다. 여섯째, 그러므로 이 메시지를 듣는 자는 누구든지 회개하고 세례를 받아야 한다. 그리하면 용서와 성령의 선물과 구원을 받을 것이다. 이 신앙의 핵심적 요소들은 초대교회 신자들의 신앙 고백이며, 교회가 무엇을 믿는지 정확하게 알려줍니다. 마지막으로 루카는 성령의 이끄심으로 인종과 문화의 차이를 넘어서 모든 이에게 구원이 주어진다는 구원의 보편주의적 태도를 보여줍니다. 특히 코르넬리우스 사건(사도 10장)을 통해 하느님께서 베푸시는 구원은 유다인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 모든 인류를 위해 마련된 은총임이 드러납니다. 몇몇 사람들은 자신들이 특별해지고 싶고 편해지고 싶은 마음 때문에 나를 중심으로 하는 편협한 신앙관을 지향하면서 살아갑니다. 그러나 사도행전은 하느님께서 원하시는 바가 편협한 신앙관이 아니라, 모든 이들을 구원의 은총으로 이끄는 보편적 신앙관임을 명확하게 드러냅니다. 나만이 아닌 모든 이들이 하나가 되는 공동체적 구원입니다. [2023년 2월 5일(가해) 연중 제5주일 서울주보 5면, 김덕재 안드레아 신부(사목국 성서못자리 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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