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도들의 기쁨과 삶을 담은 사도행전 읽기 06] 예수님의 승천 이야기 루카 복음서는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강복하시고 하늘로 올라가셨음을 마지막 장에서 전해 줍니다. 루카 복음서와 이어지는 사도행전은 머리말(사도 1,1-5) 이후 예수님 승천에 관한 이야기를 좀 더 상세히 전해 줍니다. 그러나 승천 이야기에 앞서 머리말(사도 1,1-5)에서 몇 가지 짚고 넘어가야 할 내용이 있습니다. 바로 “너희는 며칠 뒤에 성령으로 세례를 받을 것이다.”(사도 1,5)라는 내용입니다. 이 말씀은 루카복음의 “내 아버지께서 약속하신 분을 내가 너희에게 보내 주겠다. 그러니 너희는 높은 데에서 오는 힘을 입을 때까지 예루살렘에 머물러 있어라.”(루카 24,49)라는 말씀의 연장선으로, 이 말씀을 통해 ‘내 아버지께서 약속하신 분’과 ‘높은 데에서 오는 힘’이 바로 성령이심이 드러납니다. 그리고 성령의 세례는 사도행전 2장의 성령강림 사건을 통해 성취됩니다. 성령의 세례에 관한 예수님 말씀 이후, 사도들은 승천하시는 주님께 묻습니다. “주님, 지금이 주님께서 이스라엘에 다시 나라를 일으키실 때입니까?”(사도 1,6) 그런데 이 물음은 아직도 사도들이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 이루어진 구원 사건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있음을 드러냅니다. 구약에서는 세상 마지막 때가 되면 다윗 왕국이 재건된다는 예언이 있습니다.(시편 14,7; 집회 48,10; 예레 33,7; 호세 6,11 참조) 그러나 예수님은 다윗 왕국의 재건을 위해 십자가에 못 박히시고 돌아가신 것이 아닙니다. 결국 사도들의 질문은 오랜 세월 동안 이방인들에게 지배당하고 핍박받은 유다인들의 염원을 표현할 뿐입니다. 사도행전은 예수님의 죽음과 부활이 유다인들만의 구원과 재건을 위한 것이 아니라, 온 인류를 죄로부터 해방시키기 위한 것임을 복음선포 여정을 통해 드러냅니다. 복음 선포 여정의 증인들이 바로 사도들입니다. 사도행전은 예수님의 승천 이야기 속에서 유일하게 그리스도의 재림에 대한 약속을 언급합니다. “너희를 떠나 승천하신 저 예수님께서는, 너희가 보는 앞에서 하늘로 올라가신 모습 그대로 다시 오실 것이다.”(사도 1,11) 이를 통해 교회는 예수님의 재림을 고대하고, 그분이 오실 때까지 주님의 죽음과 부활을 선포해야 하는 사명을 부여받게 됩니다. 이 사명을 미사 때, 사제가 “신앙의 신비여.”라고 선포하고, “주님께서 오실 때까지 주님의 죽음을 전하며 부활을 선포하나이다.”라는 응답으로 되새기고 있습니다. 그래서 그리스도인들에게 재림이 이루어지는 시간은 중요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주님의 재림 때까지 주님의 죽음과 부활을 증언하고 증거하는 복음적 삶이 더 중요합니다. 그러나 몇몇 사이비 종교들은 재림의 시간을 강조하면서, 사람들을 현혹해 복음적 삶을 변질시키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갈릴래아 사람들아, 왜 하늘을 쳐다보며 서 있느냐?”(사도 1,11)라며 꾸짖는 듯한 천사의 말을 마음에 잘 새겨야 합니다. 그리스도인들은 하늘만을 쳐다보는 신앙이 아닌 삶으로 믿음을 증거하는 이들입니다. [2023년 3월 5일(가해) 사순 제2주일 서울주보 5면, 김덕재 안드레아 신부(사목국 성서못자리 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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