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길재 기자의 성경에 빠지다] (25) 부활 사상과 묵시문학 발전
부활에 대한 믿음과 메시아 사상 퍼져나가 - 기원전 2세기 무렵부터 유다인 공동체에는 부활과 메시아, 종말에 대한 사상이 등장했고 그와 관련한 묵시문학이 발전한다. 또 사회는 바리사이와 사두가이 그리고 분리주의자인 에세네파가 등장한다. 에세네파 쿰란공동체에서 발굴된 필사본 기원전 164년 12월 유다 마카베오가 예루살렘을 점령하고 25일에 성전 정화 의식을 거행하면서 새 제단을 축성 봉헌했다고 했습니다. 성전을 정화하고 새 제단을 하느님께 바친 것은 셀레우코스 왕조 안티오코스 4세 임금이 예루살렘 성전 안에 제우스를 위한 제단과 신상을 세우고 유다인들이 율법에 따라 불결한 짐승으로 여겨 먹지 않는 돼지고기를 제물로 바쳐 성전과 제단을 더럽혔기 때문입니다. 유다인들이 예루살렘 성전을 되찾은 것은 마케도니아인들보다 군사력이 뛰어나서가 아닙니다. 하느님께서 당신 성전의 거룩함을 지키기 위해 개입하셨기 때문에 예루살렘 성전을 회복하고 정화할 수 있었습니다. 하느님께서 직접 나서신 것은 주님의 자비를 구하는 유다인들의 간절한 기도와 순교자들의 피 덕분이었습니다. “마카베오라고 하는 유다와 그의 동지들은 여러 마을에 몰래 들어가, 친족들을 불러내고 유다교에 충실하게 살아온 이들을 소집하여 육천 명가량 모았다. 그들은 모든 사람에게 억압당하는 이 백성을 굽어보시고, 사악한 사람들에게 더럽혀진 성전을 가엾이 여겨 주십사고 주님께 간청하였다. 또한, 파괴되어 거의 무너져 가는 이 도성에 자비를 베푸시고, 죽은 이들의 피가 당신께 하소연하는 소리를 들어 주시며, 무죄한 아기들이 당한 무도한 학살과 당신의 이름이 받은 모독을 기억하시고, 악에 대한 당신의 혐오감을 드러내시기를 간청하였다.”(2마카 8,1-4) ‘죽은 이들의 부활’에 대한 유다인들의 믿음이 이 무렵부터 생겨납니다. 하느님께서는 율법에 충실하기 위해 목숨을 바친 순교자들에게 자비를 베푸시어 죽은 이들 가운데서 그들을 일으키시어 영원한 생명을 누리게 할 것이라고 고백합니다.(2마카 7장 참조) 이 시기에 저술된 구약 성경은 마카베오 상ㆍ하권과 다니엘서 그리고 지혜서입니다. 이 네 권의 책들은 당시 시대상을 반영해 죽은 이들의 부활에 관한 믿음뿐 아니라 하느님께서 친히 모든 것을 뒤엎어 완전히 새로운 질서를 이룩하시고 의인들은 영원한 생명을 얻을 것이라는 ‘종말’ 사상을 드러냅니다. 이 시기 유행하기 시작한 문학 장르가 있습니다. 바로 ‘묵시문학’입니다. 묵시문학 작품은 기원전 3세기부터 2세기까지 많이 생겨납니다. 작품들 대부분은 예언자들이 환시를 통해 현 세상은 종말을 고하고 완전히 새로운 시대가 시작된다고 계시합니다. 그리고 그때 죽은 이들이 부활해 심판을 받고 의로운 이들은 영원한 생명과 복을 받을 것이라고 강조합니다. 아울러 ‘새로운 메시아’ 사상도 이 무렵 등장합니다. 곧 다윗 왕조의 후손 가운데에서 메시아가 나오리라는 기존의 믿음 대신에 하느님께서 직접 인간 구원에 개입하신다는 메시아 사상입니다. 다니엘서가 이 시기에 쓰인 대표적인 묵시문학 작품입니다. 히브리어 성경 중에서 죽은 이들의 부활을 명시적으로 드러내고 있는 책은 ‘다니엘서’뿐입니다. “그때에 네 백성의 보호자 미카엘 대제후 천사가 나서리라. 또한, 나라가 생긴 이래 일찍이 없었던 재앙의 때가 오리라. 그때에 네 백성은, 책에 쓰인 이들은 모두 구원을 받으리라. 또 땅 먼지 속에 잠든 사람들 가운데에서 많은 이가 깨어나 어떤 이들은 영원한 생명을 얻고, 어떤 이들은 수치를, 영원한 치욕을 받으리라. 그러나 현명한 이들은 창공의 광채처럼, 많은 사람을 정의로 이끈 이들은 별처럼 영원무궁히 빛나리라.”(다니 12,1-3) 다니엘서는 죽은 이들의 부활에 관한 믿음뿐 아니라 하느님께서 세우시고 다스리는 영원한 왕국에 대해서도 설명합니다. “이 임금들의 시대에 하늘의 하느님께서 한 나라를 세우실 터인데, 그 나라는 영원히 멸망하지 않고 그 왕권이 다른 민족에게 넘어가지도 않을 것입니다. 그 나라는 앞의 모든 나라를 부수어 멸망시키고 영원히 서 있을 것입니다.(다니 2,44) 그리고 다니엘서는 ‘사람의 아들’이 메시아로 나타날 것이라고 계시합니다. “사람의 아들 같은 이가 하늘의 구름을 타고 나타나 연로하신 분께 가자 그분 앞으로 인도되었다. 그에게 통치권과 영광과 나라가 주어져 모든 민족들과 나라들, 언어가 다른 모든 사람들이 그를 섬기게 되었다. 그의 통치는 영원한 통치로서 사라지지 않고 그의 나라는 멸망하지 않는다.”(다니 7,13-14) 또 기원전 2세기 무렵인 이때 유다인 공동체에 두 파당이 생겨납니다. 바로 ‘바리사이파’와 ‘사두가이파’입니다. 바리사이는 안티오코스 4세 시대에 율법과 전통의 이름으로 마케도니아인들에게 항거하던 하시드인들을 계승한 파입니다. 바리사이들은 율법과 구전 전승을 열심히 준수하던 율법학자들로 중산층에 속했으며 백성들 사이에 큰 영향력을 행사했습니다. 반면, 사두가이는 헬레니즘에 개방적인 사제들로 귀족층에 속했습니다. 사두가이들은 구전 전승을 인정하지 않고, 모세 오경에 분명히 포함되지 않은 교의들을 부정했습니다. 대표적으로 그들은 ‘죽은 이들의 부활’을 믿지 않았습니다. 바리사이와 사두가이에 속하지 않은 분리주의자들도 같은 시기 생겨났습니다. 그 대표적인 공동체가 바로 ‘에세네파’입니다. 에세네파는 차독의 후손이 아닌 하스모네아 가문의 대사제들을 거부했고, 예루살렘 성전의 경배 예식도 율법에 어긋난다고 부정했습니다. [가톨릭평화신문, 2023년 5월 28일, 리길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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