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르코 복음서 이야기 (28) 레위를 부르고 죄인들과 함께하는 예수님(2,13-17) 앞서 예수님은 중풍 병자를 치유하며 자신에게 죄를 용서할 수 있는 권한이 있음을 밝히셨습니다(2,1-12). 오늘 다룰 이야기(2,13-17)는 예수님이 그러한 권한을 어떻게 행사했는지 보여줍니다. 이야기의 주된 흐름은 예수님이 첫 제자들을 부르신 내용과 비슷합니다. 베드로와 안드레아, 야고보와 요한이 예수님의 부름을 받아 모든 것을 버리고 그분을 따랐던 것처럼(1,16-20), 레위도 예수님의 초대에 옛 삶을 버리고 그분의 제자가 됩니다. 게다가 제자들이 예수님을 집에 모셨던 것처럼(1,29-31), 레위도 스승님을 집에 초대하여 친교의 시간을 갖습니다. “나를 따라라” 하는 예수님의 부름에 응답함으로써 레위는 새로운 삶을 살게 됩니다. 하지만 이야기의 강조점은 예수님의 부름에 응답한 제자보다 죄인을 대하는 예수님 모습에 있습니다. 예수님은 레위 집을 방문할 뿐 아니라 많은 세리 및 죄인과 함께 음식을 나누며 그들의 친구가 됩니다. 당시 세리는 로마 제국을 도와 동족 유다인에게 세금을 거두는 일을 하는 사람들이었고, 일부 세리들은 사리사욕을 위해 필요 이상의 세금을 징수하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신실한 유다인들은 그들을 죄인처럼 여겼고, 종교 지도자들 또한 의로움을 추구하기 위해 이러한 죄인들과 거리를 두어야 한다고 가르쳤습니다(루카 18,11; 19,7 참조). 이야기 속 율법학자들이 제자들에게 던진 질문은 이를 잘 표현합니다. “저 사람(예수님)은 어째서 세리와 죄인들과 함께 음식을 먹는 것이오?” 죄인들과 함께하는 예수님의 모습은 분명 파격적이었습니다. 예수님은 종교지도자들에게 말합니다. “건강한 이들에게는 의사가 필요하지 않으나 병든 이들에게는 필요하다. 나는 의인이 아니라 죄인을 부르러 왔다.” 예수님은 하느님에게 멀어진 이(“죄인”)를 위해 파견되었고, 실제 그 사명을 이루기 위해 레위를 부르고 여러 죄인들과 함께 식사한 것입니다. 이로써 제자들은 스승님에게서 또 다른 특별함을 체험합니다. 그 특별함이란 예수님이 치유와 구마의 능력뿐 아니라 중풍 병자의 죄를 용서해 주고, 세리 및 죄인들과 함께하면서 당시 사회 종교적 관습을 초월하는 분이라는 사실입니다. 이야기를 접하는 수신자는 예수님의 권한이 하느님에게 비롯한 것임을 알고 있습니다. 그리스도이자 하느님의 아들인 예수님은 죄인의 모습으로 세례자 요한에게 세례를 받았습니다(1,9-11). 그러한 예수님을 하느님은 “이는 내 사랑하는 아들, 내 마음에 드는 아들이다”라고 응답해 주셨습니다. 수신자는 예수님이 죄인들을 용서하고 그들과 함께 하는 것은 하느님께서 당신 아들에게 맡긴 사명이며, 하느님의 나라는 그러한 예수님의 활동으로 이 세상에 실현된다는 사실을 깨닫게 됩니다. [2023년 7월 16일(가해) 연중 제15주일(농민 주일) 광주주보 숲정이 3면, 김영남 가브리엘 신부(광주가톨릭대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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