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도들의 기쁨과 삶을 담은 사도행전 읽기 28] 바오로의 2차 선교 여행(15,36-17,15) 필리피, 테살로니카 드디어 바오로의 두 번째 선교 여행이 시작됩니다. 그런데 루카는 두 번째 선교 여행에 앞서 바르나바와 바오로의 대립을 서술합니다. 마르코를 이번 선교 여행에 동참시키자는 의견과 제외해야 한다는 주장의 대립입니다. 아마도 마르코가 첫 번째 선교 여행 때 보여 주었던 행동 때문으로 보입니다. 마르코는 어떤 이유에서인지 모르겠지만, 팜필리아에서 바오로 일행을 버리고 함께 일하러 다니지 않았습니다. 이것이 불성실하고 신뢰할 수 없는 모습이라 판단했기에 바오로는 그가 이번 선교 여행에서 제외되길 원했습니다. 결국 바르나바와 바오로는 이 문제로 서로 갈라서게 되었고, 바오로의 2차 선교 여행은 실라스와 티모테오라는 새로운 인물들과 함께 시작합니다. 잠시 여기서 마르코라는 인물을 알아보면, 그는 바르나바의 사촌이면서, ‘요한 마르코’라는 이름이 붙은 이입니다. 그리고 나중에 베드로를 통해 마르코 복음서를 쓴 인물이기도 합니다. 바오로는 서간을 쓰면서, 마르코를 자신의 훌륭한 협조자로 묘사합니다.(콜로 4,10-12; 2티모 4,11; 필레 1,24 등) 다툼이 있었지만, 화해했던 것으로 보입니다. 이렇게 바오로는 실라스, 티모테오와 함께 본격적으로 2차 선교 여행을 떠납니다. 2차 선교 여행은 성령의 인도 아래, 아시아를 넘어 오늘날 유럽이라 부르는 지역에 복음을 선포하는 여정이었습니다. 이 일은 50-52년경의 일로 추정되는데, 이번 선교 여행에서 바오로는 깊은 애정을 맺을 신자들을 만나게 됩니다. 바로 필리피 신자입니다. 코린토 첫째 서간을 보면, 바오로는 복음 선포에 대한 응당한 대가를 받지 않으려고 노력했고, 물질적인 도움을 받는 것을 꺼렸습니다.(1코린 9,11-15; 2코린 11,7-9) 그러나 필리피 신자들은 예외였습니다. 테살로니카 선교 때도 바오로는 필리피 신자들의 도움에 감사의 인사를 전합니다.(필리 4,15-16 참조) 누군가의 도움을 받기 싫어했던 그에게 필리피 신자들만큼은 예외였고, 이는 바오로와 필리피 신자들의 사이가 각별했음을 보여줍니다. 필리피와 테살로니카의 선교는 평탄하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바오로 일행에게 매질과 투옥이라는 고난이 뒤따랐습니다. 그러나 바오로와 그의 동료들은 아랑곳하지 않고 오히려 더 열심히 복음을 선포하였습니다. 바오로에게 박해는 복음 선포를 가로막는 장애물이 아니었습니다. 오히려 사도로서 겪는 당연한 고난이었습니다. 그는 필리피 신자들에게 이렇게 말합니다. “나는 죽음을 겪으시는 그분을 닮아, 그분과 그분 부활의 힘을 알고 그분 고난에 동참하는 법을 알고 싶습니다.”(필리 3,10) 그러나 바오로는 자신의 고난에 필리피 신자들이 동참하고 있다는 사실을 칭찬하면서도, 많은 이들이 그리스도 십자가의 원수로 살아가고 있다고 말합니다.(필리 3,18) 우리 주변에도 십자가의 고난을 거부하는 사람과 동참하는 사람이 함께 있습니다. 주변만이 아니라 우리 자신도 내 삶의 중간마다 고난을 거부할 것인지 동참할지 선택의 갈림길에 서게 됩니다. 과연 여러분은 선택의 순간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기쁜 마음으로 고난에 동참하는 바오로는 우리의 본보기입니다. [2023년 8월 13일(가해) 연중 제19주일 서울주보 5면, 김덕재 안드레아 신부(사목국 성서못자리 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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