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르코 복음서 이야기 (31) 안식일에 손이 오그라든 사람을 고치시다(3,1-6) - 제임스 티소트(James Tissot, 1836-1902) 作 <손이 오그라든 사람을 고치시는 예수님> 예수님이 다시 회당에 들어갑니다(3,1). 카파르나움 회당은 예수님이 제자들을 뽑으신 후 처음으로 자신을 대중에게 드러낸 장소였습니다(1,21-28). 그곳을 다시 방문한 예수님에게서 결연함이 느껴집니다. 앞서 예수님은 바리사이들에게 자신이 안식일의 주인이라 선언하며 율법을 초월하는 권위를 드러냈습니다(2,23-28). 이제 예수님은 사람들이 율법을 읽으며 기도하던 회당을 재방문하여 무엇인가 분명하게 밝히려고 합니다. 예수님의 의도는 손이 오그라든 사람을 적극적으로 치유하는 과정에서 드러납니다. 예수님이 손이 오그라든 사람에게 말합니다. “일어나 가운데로 나와라”. 그러면서 바리사이들에게 질문합니다. “안식일에 좋은 일을 하는 것이 합당하냐? 남을 해치는 일을 하는 것이 합당하냐?” 예수님과 제자들의 비난거리를 찾는 바리사이들에게 예수님은 율법(안식일)이 지향해야 하는 바를 묻고 있습니다. 예수님을 고발하기 위해 회당에 모여 있던 종교 지도자들은 예수님의 질문에 답변하지 못합니다. 바리사이들은 율법에 근거한 지식에 갇혀 하느님이 아들 예수님을 통해 이루려는 새로운 구원 사업을 이해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급기야 그들은 정치 지도자들(헤로데 당원들)과 모의하여 예수님을 죽이기로 계획합니다. 안식일에 예수님이 좋은 일, 목숨을 구하는 일을 하는 반면, 종교 지도자들은 남을 해치며 죽이는 일을 행하고 있습니다. 제자들은 회당에서 말씀으로 종교 지도자들을 제압하는 예수님을 보며 그분이 지닌 권위를 깊게 체험했을 것입니다(1,22 참조). 그 권위란 율법(안식일)에 자유로우면서도 그것의 근본정신을 바로 세우는 선한 영향력이었습니다. 이야기의 수신자는 이번 이야기(3,1-6)뿐 아니라 앞서 예수님이 사람들과 벌인 일련의 논쟁(2,1-28)에서 마르코 복음서 상위 이야기(Macro-narrative)의 갈등(Conflict) 상황을 확인합니다. 예수님과 제자들의 활동을 못마땅해하는 이들이 줄곧 등장합니다. 그들은 죄인을 용서하는 예수님을 탐탁지 않게 생각하고(2,7), 죄인과 함께 하는 모습에 제자들에게 의문을 던지며(2,16), 전통(단식과 안식일 규정)을 지키지 않는 예수님과 제자들을 비난(2,18.24)합니다. 예수님과 제자들을 향한 적대감이 점점 강해집니다. 더욱이 예수님은 그들을 깨우쳐 주기 위해 좋은 일(치유)을 행했지만 그들에게 그 좋은 일은 결국 예수님을 고발할 이유가 됩니다. 수신자는 이러한 증폭되는 갈등의 결말이 어찌될지 궁금해하며 이야기에 더욱 집중하게 됩니다. ※ 「마르코 복음서 이야기」는 이번 호를 끝으로 마무리되었습니다. 그동안 수고해 주신 김영남 가브리엘 신부님께 감사드립니다. [2023년 8월 13일(가해) 연중 제19주일 광주주보 숲정이 3면, 김영남 가브리엘 신부(광주가톨릭대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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