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구약] 성경 속 인물3: 알코올중독자, 노아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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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주호식 | 작성일2024-01-17 | 조회수1,119 | 추천수0 | |
파일첨부 술에 취한 노아FXD_by Giovanni Bellini_photo by Art Renewal Center_in the Museum of Fine Arts and Archeology of Besancon in Besancon_France.jpg [109] 술에 취한 노아_by Giovanni Bellini_photo by Morio60_in the Museum of Fine Arts and Archeology of Besancon in Besancon_France.jpg [99] | ||||
[허영엽 신부의 성경 속 인물] (3) 알코올중독자, 노아
- 조반니 벨리니 ‘술에 취한 노아’.
나의 형님 신부님은 오랫동안 알코올중독에 빠졌지만, 이젠 극복을 하고 단중독 사목에 전념하고 있다. 나는 형님 신부님이 알코올중독에서 헤어 나오지 못했으면 어머니가 더 오래 사셨을 것이라 생각한다. 어머니의 마지막 시절, 첫 번째 기도는 형님 신부님이 술을 끊는 것이었다. 나는 형님 신부님이 알코올중독을 극복할 수 있었던 것은 본인의 의지도 컸지만 어머니의 기도가 이룬 기적이라 믿는다. 알코올중독은 술 한 잔만 다시 마셔도 다시 원점으로 돌아간다고 하니 중독은 정말 무서운 것이다. 알코올중독은 보통 인간관계를 깨뜨리고 자신의 삶을 황폐화시키며 가족에게 큰 해를 끼치거나 가정이 해체되는 경우도 많다.
노아는 성경에서 드물게 언급되는 의인으로 지칭된다. 의인이란 깨끗하고 흠 없는 사람, 하느님의 특별한 은혜를 받은 믿음에 있어서 ‘퍼펙트맨’이다. 그런 그가 알코올중독자였다? 너무 심한 상상인가? 노아의 방주와 홍수 사건은 성경에서 재미있는 상상력을 유발하게 한다. 카인의 자손들이 퍼져나가 많은 사람들이 살게 되었는데 문제는 악이 너무 성행했다는 것이다. 하느님도 적당히 수습할 수 없을 정도라 완전히 새판을 짜려고 마음을 먹었다. 그러나 하느님은 의인인 노아만은 살리려고 산꼭대기에 큰 방주를 만들라고 했다. 멀쩡한 하늘에서 비가 내려서 홍수를 대비한다고 큰 배를 만들고 있는 노아는 사람들의 조롱거리가 되었다. 시간이 되어 노아는 하느님의 명령대로 자신이 만든 큰 배에 가족들과 동물들을 태웠다. 그리고 폭우가 내려 산꼭대기까지 물이 찼다. 사람들이 배에 타기 위해 문을 두드려도 열리지 않았다. 방주의 안과 밖이 죽음과 삶을 갈랐다.
홍수가 끝난 후 노아는 산기슭을 개척하여 포도밭을 일군다. 노아는 성경에서 포도를 재배한 첫 사람으로 등장한다. 포도는 세계에서 가장 많은 생산량을 기록하는 대표적 과일이다. 인류는 아주 오래전부터 포도를 재배했고 약재와 술로 빚어 사용해왔다. 술을 적당히 하면 아주 이로운 도구가 되지만 과하면 술에 취해 많은 문제를 야기한다. 사람은 술에 취하면 자신의 주사가 나온다. 우는 사람, 지붕에 오르려는 사람, 망가진 레코드판처럼 했던 이야기 무한 반복하는 사람, 집에 자는 아이들 깨워 전국노래자랑 시키는 사람, 지나가는 사람에게 무작정 시비 거는 사람 등등. 그런데 노아는 포도주에 취하면 주사가 벌거벗고 누워 자는 것이었다. 셈, 함, 야벳, 세 아들 중 둘째아들 함이 먼저 장막 안에서 벌거벗고 누워있는 아버지를 발견했다. 함은 셈과 야벳에게 아버지를 조롱하고 빈정거렸다. 셈과 야벳은 아버지를 보지 않으려고 뒷걸음으로 들어가 옷을 입혀드렸다. 술에서 깬 노아는 이 사실을 어떻게 알았는지 셈과 야벳을 축복했지만 함의 아들 가나안에게 저주를 내렸다.
의인으로 칭송받은 노아가 왜 이렇게 변했을까? 이유는 모른다. “살아있는 성인은 없다”는 외국 속담이 있다. 인간은 죽을 때까지 죄에 약하다는 뜻이다. 의인 노아도 우리와 같은 약한 인간이란 점이 오히려 안심이 된다. 죄를 지어도 계속 하느님을 향해서 가려는 회개의 노력이 중요하고 희망의 끈을 놓아서는 안 된다.
[가톨릭신문, 2024년 1월 14일, 허영엽 마티아 신부(서울대교구 영성심리상담교육원 원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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