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영엽 신부의 성경 속 인물] (14) 하느님에 대한 믿음으로 고난 이겨낸 요셉 - 장자크 포티 作 ‘요셉의 옷을 알아보는 야곱’ 좋은 일에는 방해되는 일이 많다는 '호사다마‘(好事多魔), 재앙이 바뀌어 오히려 좋은 일이 생긴다는 ’전화위복‘(轉禍爲福)은 우리 생활에서 자주 사용하는 사자성어(四子成語)이다. 인생의 길흉화복(吉凶禍福)은 변화가 많아 예측하기 어렵다는 새옹지마(塞翁之馬)도 자주 쓴다. 그 유래는 우리가 잘 알고 있듯이 변방 노인의 말(馬)에서 나온 말이다. 전쟁이 자주 일어나던 중국 북쪽 변방에 한 노인이 살고 있었다. 그가 기르던 말 한 마리가 어느 날 도망가 버렸다. “말이 도망가서 얼마나 상심이 크십니까?”라며 위로했다. 노인은 “이 일이 복이 될지 어찌 알겠소”라며 오히려 담담했다. 얼마 뒤 도망갔던 말이 많은 야생마들을 끌고 노인에게로 돌아왔다. 사람들은 놀라며 부러워했지만, 노인은 이 일이 재앙이 될지도 모른다며 기뻐하지 않았다. 그런데 노인의 아들이 말을 타다 다리를 크게 다쳐 절름발이가 되었다. 주변 사람들은 걱정했지만 이번에도 노인은 복이 될지 어찌 알겠냐며 대답했다. 그 후 전쟁이 일어나 마을 젊은이들이 모두 징집되었는데, 장애를 지닌 노인의 아들은 전쟁터에 나가지 않아 오히려 목숨을 지키게 되었다는 고사(古事)이다. 성경에서 이런 고사성어들이 잘 맞는 인물은 야곱의 아들, 요셉이라 생각한다. 그는 한마디로 드라마같은 우여곡절의 삶을 살았다. 야곱은 사랑했던 라헬과의 사이에서 태어난 요셉을 드러내놓고 편애했다. 당연히 다른 아들들은 요셉을 질투하고 미워했다. 아버지의 사랑을 독차지한 결과가 결국 요셉에게는 고통과 고난의 계기가 되었다. 어느 날 다른 형제들은 기회를 잡아 요셉을 이집트 땅에 노예로 팔았다. 그러나 요셉에게는 오히려 좋게 작용하여 결국에는 이집트의 총리에 올랐다. 요셉의 형제들이 기근 때문에 식량을 구하러 이집트에 내려왔다가 첩자로 몰려 문초를 당하는 자리에서 형제들은 요셉을 재회했지만 알아보지 못했다. 결국 형들이 고향으로 가서 베냐민을 데리고 왔을 때 요셉은 모든 사실을 털어놓고 서로 끌어안고 울면서 화해했다. 그의 인생역정은 그야말로 롤러코스터를 탄 것 같았다. 그런데 그 끝은 모두 좋았다. 요셉은 어떤 과정에서도 실망하거나 하느님을 원망하지 않고 믿음을 지켰다. 요셉은 사람이 일을 아무리 잘 계획해도 이를 이루시는 분은 하느님이라는 사실을 잘 깨닫고 있었다. 그의 삶에 펼쳐진 고난과 절망 속에서도 지탱해준 가장 큰 힘은 믿음이었다. 그 믿음은 선조에게 물려받은 위대한 유산이었다. 신앙인의 삶을 보면 우연이라 할 수 없는 많은 요소들이 존재한다. 우리의 삶을 계획하고 이끄시는 분은 하느님이시다. 하느님은 고난과 실패, 죄까지도 선용하셔서 좋은 열매를 맺는 분이시다. 우리도 요셉의 믿음을 배운다면, 매일 일희일비하지 않고 하느님께 대한 믿음을 지키면 결국 좋은 열매를 맺는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모든 상황에서 어떤 고통과 어려움이 오더라도 하느님께 대한 믿음의 끈을 놓지 말아야 한다. 성경을 읽어보면 요셉을 왜 구약성경에서 가장 착하고 훌륭한 믿음의 인물이라 하는가를 이해할 수 있다. [가톨릭신문, 2024년 3월 31일, 허영엽 마티아 신부(서울대교구 영성심리상담교육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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