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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구약] 성경 73 성경 통독 길잡이: 즈카르야서
작성자주호식 쪽지 캡슐 작성일2024-07-02 조회수201 추천수0

[성경 73 성경 통독 길잡이] 즈카르야서

 

 

즈카르야서는 14개의 장으로 이루어진 예언서입니다. 하지만 내용적으로 분명하게 두 부분으로 나뉘어지고 각각이 이야기하는 바와 주목하고 있는 내용이 다른 것을 미루어 볼 때 한 명에 의해서 작성되었다고 보기에는 무리가 있습니다. 먼저 1-8장은 제1 즈카르야서로 이또의 손자이며 베레크야의 아들인 즈카르야가 다리우스 제이 년 여덟째 달, 즉 BC 520년 10-11월경부터 BC 518년 11월경까지 2년간 활동하면서 예언한 내용을 다루고 있습니다. 그리고 9-14장은 제2 즈카르야서로 제1 즈카르야서와 달리 성전건축에 대한 태도가 회의적이며, 당시 주요 인물이었던 즈루빠벨이나 예수아에 대한 언급이 없고, 마지막 때에 대한 종말론적 전망을 다루고 있는 것으로 보아 묵시묵학이 이스라엘에 자리한 즈음인 BC 3세기경에 작성되었을 것이라고 유추할 수 있습니다.

 

제1 즈카르야에서 살펴본 즈카르야의 활동 시기는 하까이 예언자의 활동 시기와 겹칩니다. 따라서 당시에 가장 중요했던 과제는 바빌론 유배를 마치고 돌아와서 하느님의 집을 마련하고 흩어졌던 이스라엘 백성을 하나로 모으는 일이었습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즈카르야는 8개의 환시를 통해 하느님의 말씀을 전합니다. 환시에 앞서 먼저 1장 2-6절에서 즈카르야는 회개의 메시지를 선포합니다. 지난 시간 하느님께서 예언자들을 통해 죄와 악에서 돌아오라고 말씀하셨지만 듣지 않았던 일들을 상기시키신 뒤 성전을 재건하고 다시 하느님의 백성으로 살아가고자 하는 시점에서 무엇보다 먼저 회개하고 하느님께 돌아올 것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1장 7절-6장 15절은 8개의 환시를 전해줍니다. ① 1장 7-17절은 첫 번째 환시로서 하느님께서 파견하신 말을 탄 기사가 세상을 둘러본 뒤 세상의 평온함을 하느님께 전합니다. 그리고 주님의 천사는 하느님께 예루살렘과 유다의 성읍들에게 진노를 이제 거두고 자비를 베풀어주실 것을 청합니다. 하느님께서는 주님의 천사에게 당신이 예루살렘과 시온에 대한 열정과 동정심을 지니고 있으며, 동시에 아직도 태평스럽게 하느님을 받아들이지 않는 이방 민족들에게는 분노하고 계심을 알려준 뒤 당신의 성읍들을 향한 축복을 약속해주십니다.

 

② 2장 1-4절은 두 번째 환시로서 네 개의 뿔과 대장장이 네 명이 등장합니다. 하느님께서는 대장장이를 통해서 네 개의 뿔들을 없애십니다. 이는 이스라엘 백성들의 잘못을 뉘우치게 하시고자 사용하셨던 이스라엘 민족의 적들을 하느님께서 이제 물리치시고 다시 이스라엘 백성이 당신의 백성으로 축복 속에서 살아가게끔 하시겠다는 하느님의 약속입니다.

 

③ 2장 5-9절은 세 번째 환시로서 측량줄을 쥔 한 사람이 예루살렘을 측량하게 됩니다. 이때 주님의 천사는 예루살렘에 사람들과 짐승들이 가득하게 되어 예루살렘은 성벽 없이 넓게 자리 잡게 될 것이며, 대신 하느님께서 친히 예루살렘의 불 벽이 되어주시고 그 안에 머무시면서 영광이 되어주실 것이라는 말씀을 전해줍니다. 세 번째 환시 이후 2장 10-17절에서는 사방에 흩어진 당신의 백성을 시온으로 모으시며 당신이 함께 머무르심으로써 그들 모두가 하느님의 백성이 될 것이라는 이스라엘의 온전한 회복에 대한 하느님의 약속이 선포됩니다.

 

④ 3장 1-10절은 네 번째 환시로서 예수아 대사제에 대한 환시가 전해집니다. 사탄은 예수아 대사제를 고발하려고 하지만 주님의 천사가 나와 예수아 대사제를 변론합니다. 그리고 그에게서 허물을 치운 다음 깨끗한 터번과 예복을 입힌 뒤 대사제로서의 예수아의 권위를 들어 높여 줍니다.

 

⑤ 4장 1-14절은 다섯 번째 환시로서 등잔대와 등잔대 곁에 있는 두 올리브 나무에 대한 환시가 등장합니다. 등잔대는 금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일곱 개의 등잔 부리가 있는 등잔대 머리에는 기름 그릇이 있는데 그 그릇에는 일곱 개의 등잔이 있습니다. 등잔대는 하느님의 현존을 나타내며, 일곱 개의 등잔 부리는 완전성을 상징하는 7이라는 표정을 통해 온 세상을 온전하게 돌보시는 하느님의 통치를 드러냅니다. 등잔대 옆 두 올리브 나무에 대한 물음에 천사는 올리브 나무는 등잔에 기름을 제공하기 위한 것이며, 동시에 하느님의 백성을 이끌어 갈 성별된 두 사람을 뜻한다고 알려줍니다. 여기서 말하는 성별된 두 사람이란 현재 이스라엘 백성을 이끌고 있는 정치적인 지도자 즈루빠벨과 종교적 지도자인 예수아를 뜻합니다. 즈카르야 예언자와 동시대에 활동했던 하까이 예언자 역시 즈루빠벨과 예수아에 대한 하느님의 뜻을 전하지만 즈루빠벨에 대한 신탁으로 예언서를 끝맺음으로써 즈루빠벨의 다윗 가문에 더 주목하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하지만 여기서는 예수아를 즈루빠벨과 동일한 위치로 이야기함으로써 이제 단일 왕정국가의 형태가 아닌 종교적 공동체로 살아가게 될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대사제의 역할이 커지게 된다는 것을 미리 알려주고 있습니다.

 

⑥ 5장 14절은 여섯 번째 환시로서 온 세상에 내릴 하느님의 저주가 담긴 날아다니는 두루마리가 등장합니다. 주님의 천사는 도둑질 하는 자와 거짓으로 맹세하는 자, 즉 이웃을 사랑하지 않고 하느님을 사랑하지 않는 자는 하느님의 심판을 받게 된다는 것을 알려줍니다.

 

⑦ 5장 5-11절은 일곱 번째 환시로서 뒤주 위에 앉아 있는 한 여인이 등장합니다. 이는 온 땅에 퍼져 있는 죄악으로서, 주님의 천사는 여자를 뒤주 속으로 밀어 넣고 봉인합니다. 그리고 날개가 달린 두 여자가 나타나 뒤주를 신아르로 옮깁니다. 신아르는 창세기 10장 10절, 이사야 11장 11절, 다니엘서 1장 2절에서 이야기하였던 것처럼 하느님을 거슬러 권력을 탐하는 대제국을 나타냅니다.

 

⑧ 6장 1-8절은 여덟 번째 환시인데 네 병거에 대한 환시로서 각각의 병거들은 각기 다른 색을 지닌 건장한 말들이 이끌고 있습니다. 이는 하느님을 뵙고 난 후 길을 떠나는 하늘의 네 바람을 상징합니다. 천사는 북쪽 땅으로 떠난 말들이 하느님의 영을 북쪽 땅에 편안하게 자리 잡게 했다고 전하는데, 여기서 북쪽 땅은 바빌론을 가리킵니다. 따라서 이는 6장 9-15절의 말씀에서 알 수 있듯이 바빌론으로 끌려갔던 유배자들이 고향으로 돌아와 성전을 재건하는데 참여하게 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여기서 주님께서는 예수아에게 왕관을 씌어주면서 주님의 성전을 마련하는 새싹이라고 선언하십니다. 대사제에게 왕직이 수여되었고, 이로써 사제직과 왕직을 두루 갖춘 지도자가 이스라엘을 이끌게 될 것이라는 것을 암시하고 있습니다.

 

제1 즈카르야서의 마지막인 7-8장은 단식에 대한 참된 의미와 메시아 시대가 주는 행복에 대한 하느님의 말씀이 전해집니다. 자신들만을 위한 단식이 아니라 하느님을 마음에 두고 하느님께서 원하시는 참된 회개의 열매로써 공정과 정의를 베풀고 자애와 동정으로 가난하고 힘없는 사람들을 보살피라고 하느님께서는 말씀하십니다. 그리고 시온을 향한 열정을 지니신 하느님께서 함께 하시는 메시아 시대에 모든 백성이 함께 모여 기쁨 속에 살아가게 될 것이라고 선언하십니다.

 

제2 즈카르야서는 크게 두 부분으로 나눠집니다. 먼저 9-11장은 메시아의 도래에 대한 희망을 전해주고 있습니다. 9장에서는 이방 민족들을 향한 하느님의 심판에 대한 신탁과 이스라엘의 회복이 선언됩니다. 그리고 그 사이에 평화를 가져오며 온 세상을 다스리시는 메시아가 자리하고 있습니다. 10장에서는 거짓 예언자들과 목자들로 인하여 고통받는 이스라엘 백성을 구원하시기 위하여 하느님께서 이스라엘 백성들 가운데서 통치자를 세워주시어 적들과 맞서 싸우게끔 하시는 내용이 등장합니다. 그리고 하느님께서 그들과 함께 하심으로써 이스라엘 백성들을 구원으로 이끌어 주십니다. 11장에서는 양 떼를 착취하는 이스라엘의 목자들을 고발하시고 저주를 내리시는 하느님의 모습이 나타납니다. 양 떼를 돌보라는 소명을 받은 예언자는 나쁜 목자들을 대신해서 ‘호의’와 ‘일치’라고 새겨진 지팡이를 들고 양들을 돌보기로 하였습니다. 하지만 고용한 목자들이 불성실하게 임하는 것을 보고 그들을 그만두게 한 뒤 ‘호의’라고 적혀 있는 지팡이를 부러뜨립니다. 그리고 더이상 양들을 돌보지 않기로 하고 양 장사꾼들로부터 그간의 일에 대한 삼십 세켈의 품삯을 받습니다. 삼십 세켈은 헐값이었기에 이를 성전 금고에 넣고 ‘일치’라고 적힌 지팡이도 부러뜨립니다. 이어서 ‘호의’라는 지팡이를 부러뜨린 것은 하느님께서 민족들과 맺으신 계약이 깨어짐을 의미하며, ‘일치’라는 지팡이가 부러진 것은 유다와 이스라엘의 관계가 깨어진 것이라는 하느님의 말씀이 주어집니다. 이렇게 제2 즈카르야의 전반부는 하느님의 고발과 저주라는 어두운 전망으로 끝이 납니다.

 

12-14장으로 이루어진 제2 즈카르야서는 예루살렘의 종말론적인 재건에 대한 희망의 메시지가 선포됩니다. 12-13장에서는 예루살렘과 유다의 구원이 선포되면서 ‘찔려 죽은 이’를 위한 애도가 울려퍼집니다. 찔려 죽은 이는 다윗 집안 사람이며, 하느님께서는 당신 자신을 찔려 죽은 이와 동일시 하십니다. 찔려 죽은 이를 바라보며 사람들은 죄를 뉘우치고 슬피 울게 되며, 이로써 다윗 집안과 예루살렘의 모든 죄와 부정이 사라집니다. 하느님께서는 이스라엘에서 모든 거짓 예언자와 더러운 영을 치우실 것이며 남은 자들을 당신 백성으로 정화하십니다. 이처럼 찔려 죽은 이는 사람이 되어 이 땅에 오실 메시아, 예수 그리스도의 모습을 예표하고 있습니다. 제2 즈카르야서 마지막인 14장은 주님의 날을 전해줍니다. 주님만이 아시는 주님의 날이 다가오면 주님께서 친히 앞장서 당신을 반대하는 민족들과 싸우실 것이고, 예루살렘에서 마르지 않는 생수가 솟아오를 것이며 한 분이신 하느님께서 온 세상의 임금이 되실 것입니다. 그리고 살아 남은 사람들은 모두 주님을 경배하기 위해서 예루살렘에 모여 초막절, 즉 이집트에서 이스라엘 백성을 이끌어내시며 바른 길로 인도하셨던 하느님의 영광과 다스리심의 축제를 거행할 것입니다.

 

제1 즈카르야서가 성전 재건과 관련한 구체적인 하느님의 환시를 전해주고 있다면, 제2 즈카르야서에는 성전 재건보다는 하느님의 절대적인 주권이 중심에 자리합니다. 그리고 즈루빠벨이나 예수아와 같은 지도자가 아니라 ‘겸손하시어 어린 나귀를 타고 오시는 분’(9,9), ‘착한 목자’(11,4-7), ‘찔려 죽은 이’(12,9-14)와 같이 배척당하고 보잘것없어 보이는 신비로운 인물이 중심에 등장합니다. 제2 즈카르야가 전하는 신비로운 인물은 기존의 이스라엘 백성이 생각하고 있는 전통적인 메시아의 모습과는 정반대의 모습을 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수난과 죽음을 통해 백성들의 죄를 씻고 구원으로 이끄는 메시아의 모습은 신약에서 만나게 될 예수님의 모습을 떠올리게 합니다.

 

[소공동체와 영적 성장을 위한 길잡이, 2024년 7/8월호, 노현기 신부(사목국 행정지원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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