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 다시 보기] “빠라끌리또 성령” 믿을 교리가 실려있는 사도신경에서 성부와 성자에 대한 설명으로 우리는 하느님을 많이 알아들을 수 있게 되지만, 성령에 대해서는 “성령을 믿으며”라는 말씀만 있습니다. “신앙 고백”, 흔히들 니케아 콘스탄티노플 신경에서 성령은 “주님이시며 생명을 주시는 성령” “성부와 성자에게서 발하시고 성부와 성자와 더불어 영광과 흠숭을 받으시며”라고 읊으며 믿으라고 하지만, 우리는 성령이 어떤 분이신지, 어떤 하느님이신지 쉽게 알아듣지 못합니다. 그런데 성령에 대해서 요한 사도는 다른 말로 우리의 이해를 돕고 있는데, 그 단어가 “파라클레토스(παρακλητος)”입니다. 이 단어가 신약성경에서 5번이나 언급되고 있습니다(요한 14,16.26; 15,26; 16,7 1요한 2,1). 이 단어를 라틴어 번역(Vulgata)에서는 그냥 음역하고 있습니다 - 빠라끌레뚜스(Paracletus). 영어권: 킹 제임스 - 위로자(Comforter), 굿 뉴스 성경(GNB) - 협조자(Helper) 독어권: 통일번역 - 조력자(Beistand) 또는 - 협조자(Helfer) 중국어: 호위사(護慰師) 또는 - 보혜사(保惠師) 일본어: 변호사(辯護師) 개신교: 관주번역(1961년) - 보혜사(保惠師), 새 번역(2001년) - 보혜사(保惠師) 가톨릭: 공동번역 - 협조자, 200주년 - 협조자, 신약성서(1962년) - 바라글리도, 성경(2005년) - 보호자 가톨릭 성가(성가 번호 142~150)에서는 성령을 “위로자”로 노래하는데, 아시다시피 우리 가톨릭 성가는 대부분 라틴어 성가(소위 말하는 “그레고리안” 성가)를 번역하여 노래하는 것으로, 라틴어 가사에서는 희랍어 “파라클레토스”를 그냥 음역하여 “빠라끌레뚜스”라고 하며, 그것을 우리말로는 주로 성경에서는 “협조자”, 성가에서는 “위로자”로 번역하고 있고, 지금은 거의 사라졌지만, “빠라끌리또 성신”으로 제2차 바티칸 공의회 전까지는 자주 이렇게 불렸습니다. 이제 문제가 되는 이 단어 “파라클레토스(παρακλητος)”를 우리가 알아들을 수 있게 분석해 보겠습니다. “파라”라는 말은 “나란히” “곁에”라는 뜻입니다. 여기서 영어 “파라렐(Parallel) 독어 ”파라렐레(Parallele)가 파생되어 나왔습니다. “클레토스”는 “칼레오(καλεω)” 동사에서 파생된 단어인데, “칼레오”는 부르다는 뜻이고, “클레토스”는 과거분사로 동명사 주격입니다. 뜻은 “불린 자”이니, “파라”와 합치면, “옆에 불린 자”가 되겠습니다. 고급 식당에 가면, 손님 식탁 옆에 서서 손목에 흰 수건을 두르고 기다리고 있다가 손님이 부르면 달려와서 손님을 도와주는 사람을 “웨이터(Waiter)”라고 부릅니다. 성령의 역할이 바로 이 “웨이터”의 역할을 하시는 분이시라는 것입니다. 특히 예수님 생전의 가르침이나 말씀을 우리가 알아듣도록, 우리와 머무르시고 우리와 함께 계시면 우리를 도와주신다는 것입니다(요한 14,17.26 참조). 그러면 성령의 역할 가운데 하나가 우리를 도와주시는 역할이라면, 나와 우리를, 신앙인을 도와주는 협조자라고 할 수 있을지 몰라도, 그분께서는 성부와 성자와 꼭 같은 흠숭과 찬양을 받으실 신이심을 잊지 않는다면, 쉽게 그분을 비서 역할인 협조자라고 말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 학교에서 어느 학생에게 “네 보호자를 불러오라” 하면 우리는 먼저 누구를 생각합니까? 당연히 부모님이지요. 그 부모님은 늘 우리의 보호자이십니다. 마찬가지로 성령께서는 우리가 청하기만 하면 항상 곁에서 도와주시는 영원한 보호자이십니다. [2024년 7월 7일(나해) 연중 제14주일 가톨릭마산 8면, 황봉철 베드로 신부(성사전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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