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영엽 신부의 성경 속 인물] (41) 다윗에게 직언한 예언자 나탄 - 외젠 시베르트 <다윗을 책망하는 나탄 예언자> 자고로 권력자는 국민들의 마음을 얻어야 한다. 독재자들이 국민을 돌보는 갖은 연출을 하는 것은 민심을 얻기 위해서이다. 마음을 얻는 것은 비단 정치뿐 아니라 직장이나 사회, 가정 등 모든 인간관계에 가장 중요한 요소이다. 옛날의 왕이 가진 권력은 절대적이라 왕에게 직언하는 것은 목숨을 담보로 해야 한다. 실제로 권력자에게 직언을 했다가 낭패를 보는 것은 예전의 일만은 아니다. 보통 사람들은 높은 자리에 올라갈수록, 나이가 들수록 직언을 피하고 듣기 좋은 말만 들으려고 하고 고집이 세지는 경향을 자주 볼 수 있다. 전문가들은 나이가 들면서 고집이 세지는 것은 자연스러운 노화 현상 중 하나이고 뇌의 신경세포와 접촉하여 정보가 오고 가는 부분이 줄어들어 뇌가 굳어지기 때문이라 한다. 이런 경우 새롭게 생각하지 않고 원래 하던 사고경로만 따른다. 반면 나이가 들어도 새로운 것을 잘 받아들이고 타인의 말에 귀를 기울이고 늘 새로운 것을 배우려는 겸손한 태도를 가지는 사람도 있다. 이런 경우 계속해서 사고방식이 발전하여 지혜로운 사람이 된다. 나탄 예언자는 위세가 당당한 다윗 왕의 통치 시기와 이스라엘이 최고의 발전을 누리던 솔로몬왕 시대에 활약했던 예언자이다. 다윗 왕은 성전을 건축하려는 계획을 나탄에게 상의한다. 다윗이 나탄을 얼마나 신뢰했는지 잘 나타난다. 나탄은 처음에는 다윗의 계획을 적극적으로 지지했다. 그런데 그날 밤 하느님께서 나탄에게 나타나셔서 다윗이 아닌 그의 후손을 통해 성전을 지을 것이라고 말씀하신다. 나탄이 성경에서 관심을 받는 것은 하느님의 말씀을 전하고, 다윗 왕에게 직언하여 올바른 길을 제시하는 중요한 역할을 했기 때문이었다. 나탄은 다윗에게 우화를 들려준다. (사무엘기 하 12장 참조) 한 부자가 한 마리의 양을 가진 가난한 사람에게 빼앗아 자기 손님에게 대접한 이야기를 나탄에게 들은 다윗은 매우 분노하며 죄를 물어야 한다고 했다. 이때를 놓치지 않고 나탄은 ‘임금님이 바로 그 사람이다. 주님의 말씀을 무시하고, 주님이 보기에 악한 짓을 저질렀다. 히타이트 사람 우리야를 칼로 쳐 죽이고 아내를 데려다 임금님의 아내로 삼았다’며 다윗에게 직언했다. 나탄의 갑작스런 책망에 다윗은 즉시 자신의 죄를 인정하고 회개한다. 여기서 다윗이 어떤 아량을 가진 사람인지 잘 드러난다. 나탄의 직언에 다윗은 회개하여 하느님의 용서와 자비를 잘 드러낸다. 하느님은 죄인이 죽기보다는 회개하여 살기를 바라시는 분이다. 나탄이 다윗 왕의 죄와 잘못을 용기있게 지적하고 회개를 촉구한 일은 예언자의 모델로 여겨진다. 나탄은 참된 예언자로서, 하느님의 말씀을 전달하는 데 있어 왕조차도 두려워하지 않았다. 참된 예언자는 사람들의 눈치를 보지 않고 오직 하느님의 말씀에 따라 진리를 전해야 한다는 교훈을 준다. [가톨릭신문, 2024년 10월 6일, 허영엽 마티아 신부(서울대교구 영성심리상담교육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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